"추석 대목은 옛말" 썰렁한 한복 시장

"추석 대목은 옛말" 썰렁한 한복 시장

2020.09.23. 오전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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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둔 남대문 시장 상가 찾는 사람 없어 ’한산’
"예년과 달리 방문하는 손님 자체가 없어…빈 가게만 지켜"
손님 없이 빈 가게만 지키는 상인들 다수
"30곳 가까이 되던 한복 점포, 올 2월 이후 18곳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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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맞게 되는 첫 추석이 이제 일주일 남짓 남았습니다.

추석 앞둔 풍경도 많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하겠습니다. 김경수 기자!

김 기자 뒤로 한복이 보이는데, 한복 상가인가요?

[기자]
이곳은 남대문시장 중앙상가 2층입니다.

이 주변에 한복 파는 점포가 5, 6곳 정도 모여 있는데요.

다양한 색상과 종류의 한복들이 진열되어 있지만 문제는 정작 사갈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저희가 이곳 상황을 미리 살펴보려고 앞서 8시쯤부터 주변을 둘러봤는데요.

상인들만 몇 분 볼 수 있고 손님이라곤 찾아보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럼 여기서 상인들의 이야기를 잠시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사장님, 앞서 오늘 첫 손님 2시간 만에 오셨는데 원래대로라면 지금 추석 대목이잖아요.

그런데 실제 상황이 어떤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그런데 그 전보다 한 70%가 감소돼서 또 지금은 그래도 명절 껴서 조금 한 30% 정도나 있는 거지, 손님이 아예 없어요.

그래서 점심은 또 싸와서 먹고 그냥 가는 날이 허다했어요.

그래서 너무 힘들고 그래요, 지금 상인들이 다.

[기자]
손님이 아예 안 오는 날도 있나요?

[인터뷰]
그럼요. 개시도 못하고 가는 날이 허다했어요.

그래도 지금 명절 껴서 애들 한복 조금 나가는 거죠. 없어요, 아예 손님이. 너무 힘들어요, 지금.

[기자]
알겠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희가 다른 상인분의 이야기도 잠시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쪽으로 이동을 하겠습니다.

사장님, 잠시 인터뷰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지금 원래는 9월, 10월이 가을에 결혼 성수기잖아요.

그런데 예년과 다르게 요즘에는 거의 한복 찾는 예비부부들이 많이 없다고 들었는데 요즘은 상황 어떤가요?

[인터뷰]
진짜 하나도 없어요.

요새는 손님도 하나도 없고 옛날보다 90%가 하락이에요.

[기자]
90%요?

그러면 여기서 혹시 장사를 몇 년 정도 하셨나요?

[인터뷰]
20년 넘게 했어요.

[기자]
그런데 올해 상황은 지금까지와 비교했을 때 어떤가요?

[인터뷰]
옛날에 비하면 진짜 없죠. 하락이에요. 바닥이에요.

[기자]
올해가 가장 나쁜가요?

[인터뷰]
그럼요.

[기자]
계속 장사를 해야 되나, 이런 게 고민되실 것 같은데 어떠세요?

[인터뷰]
지금 고민 중인데 그냥 끌고 가고 있어요. 지금 밑지고 있어요, 항상.

[기자]
알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들으신 것처럼 워낙 손님 자체가 적으니까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도 억지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원래 이곳 중앙상가 2층에는 한복 점포가 30곳 가까이 있었는데, 올해 2월 이후에만 18곳이 폐점했다고 합니다.

지금 보시는 텅 빈 자리, 이곳도 원래는 한복점이 있던 자리입니다.

그런가 하면 물건은 그대로 있지만 사실상 주인이 운영을 포기한 곳도 있습니다.

이곳 상인들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보통 명절에 한복 입고 고향 가는 분들 많으니까 평소라면 추석 한 달 전부터 한복 찾는 손님들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또 가을이 결혼 성수기라 이맘때쯤 한복 보러 오는 예비 부부들도 꽤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여파로 결혼식이 연기 혹은 취소되는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인터넷을 통해서 그나마 조금 한복이 팔리지 이곳 매장에서는 손님이 없어서 하루에 만 원도 못 번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이런 추세는 이번 추석에도 예외는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정부는 추석 연휴 기간인 30일부터 10월 4일을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하고 가급적 고향과 친지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했는데요.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이번에 고향에 안 간다는 응답이 60% 가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올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성묘, 벌초는 물론이고 차례도 간소화하자는 공감대가 이뤄지면서 어수선하면서도 활기 도는 명절 풍경은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이른바 '추석 대목'에 대한 기대감과 들뜸보다는 위기감과 걱정으로 이곳의 공기는 많이 무겁습니다.

지금까지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전해드렸습니다.

김경수[kimgs8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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