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투데이] "21일부터 택배 분류 작업 거부" 과로사 문제 대책은?

[인터뷰투데이] "21일부터 택배 분류 작업 거부" 과로사 문제 대책은?

2020.09.18. 오전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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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승민 앵커
■ 출연 : 김태완 / 전국택배연대노조 위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추석을 앞두고 택배물량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택비 노동자들이 오는 21일부터 분류작업을 거부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으면 무기한 작업 거부를 할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전국택배연대노조 김태완 위원장이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태완]
안녕하세요.

[앵커]
지금 택배 노동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핵심이 격무를 과중시키는 요인부터 제거해 달라고 하는 건데 왜 이런 얘기가 나오게 됐는지 일단 근무현황을 먼저 알아봐야 될 것 같습니다. 전국에 택배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모두 얼마나 되고 또 하루에 어떤 일정으로 움직이시나요?

[김태완]
전국에서 택배일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한 5만 명 정도 되고요. 이분들이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오전에 분류작업을 하고 한 오후 2시경부터 배송을 시작합니다. 그다음에 한 6시 전후로 집하를 하고 그리고 보통 일찍 끝나 시는 분들은 한 8시, 늦으시는 분들이 한 10시 이때쯤 일을 마치게 되죠. 그런데 물량이 폭주하게 되면 새벽까지 계속 배송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게 됩니다. 이분들이 평균 주간 노동시간이 지금 한 71.3시간 이렇게 얘기되고 있고. 이 중에 공짜로 진행되는 분류작업이 전체 근무 시간의 한 42.8%, 시간으로는 한 7시간 내외 정도 이렇게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그러니까 하루에 평균적으로 주간 노동시간이 71.3시간이라고 하셨는데. 지금 법정근로시간이 52시간인데 이걸 훌쩍 넘는 정도의 업무 강도가 상당히 센 일을 하고 계신데 그중에서도 물류를 분류하는 데 분류작업에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할애된다는 거군요?

[김태완]
맞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그러면 만약에 이렇게 하면 한 사람이 담당하는 물량 정도는 어느 정도 되는 건가요?

[김태완]
예년의 경우에는 한 평균 250개 정도의 물량이었는데 지금 코로나로 보통 평균적으로 350개 내외로 되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택배산업은 추석부터 시작해서 설 때까지가 성수기예요. 이전까지는 비수기였던 거고. 그러면 이 성수기에 물량들이 한 20~30% 증가하거든요. 게다가 또 이번에 코로나 국면이 되면서 추석 때 선물을 많이 보내자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어서 물량이 어마어마할 것이다, 저희들은 이렇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물량도 코로나19 때문에 평소보다도 많이 는 데다가 지금이 또 성수기다 보니까 더 물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지금 보면 평균 근무시간이 상당하지 않습니까? 근무 강도를 물론 택배하시는 분들 중에 여성분도 계시겠습니다마는 대부분이 남성분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상당히 과중하다라고 느끼시겠네요?

[김태완]
맞습니다. 저희들이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보니까 몸에서 힘들다 이런 증상들이 본인들 스스로 느껴져요. 그래서 워낙에 예전부터 장시간 노동을 해 왔던 건데 어쨌든 자기의 적정수익을 위해서 자기가 최고치로 하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하루 일과 끝나고 나면 집에 들어갈 때 진이 다 빠지고. 특히나 이걸 일주일 동안 연속해서 하다 보면 토요일쯤 가면 완전히 지쳐 있는 이런 상태의 몸상태였는데 여기에 물량이 더해지다 보니까 이러다가 내가 쓰러지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들을 하고 계셨어요, 대부분이. 그런데 이런 상태에서 자기 동료들의 과로사를 접하게 되니까 나도 저럴 수 있겠다 이런 위기감들이 사람들에게 전반적으로 생기는 거고. 저희들이 얼마 전에 설문조사를 쭉 진행해 보니까 98% 넘는 사람들이 두렵다, 이 물량 증가자. 이런 응답들이 나오는 거에 저희들도 매우 놀랐죠.

[앵커]
그러니까 물량이 늘어나면 사실 이게 그냥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물량이 늘어나면 택배 하시는 분들이 그만큼 수입이 늘어나는 그런 효과도 있을 텐데 문제는 그중에 이게 월급으로 제대로 시급으로 계산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거군요?

[김태완]
그렇습니다.

[앵커]
그걸 자세히 설명해 주실까요.

[김태완]
저희들이 물건 건당 수수료를 받는 일의 형태예요. 그래서 시간을 몇 시간을 일했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몇 개를 배송했느냐가 중요해지다 보니까 물건 인수의 과정이 되었던 한 2시간 남짓의 시간을 회사들이 자신들의 비용절감을 위해서 계속 늘려온 거예요, 이 시간을. 그러다 보니까 물건 인수라고 저희들은 생각했던 게 공짜로 분류작업에 저희들이 빨려들어가게 되는 거고 이 시간이 업무시간의 절반 가까이가 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저희들은 당연히 물건을 배송하는 본연의 임무를 하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로 이렇게 흘러온 거죠.

[앵커]
그러니까 택배 노동자들은 사실 택배 배송을 전담하는 직원들인데. 분류작업까지도 같이 하다 보니까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는 말씀이시거든요. 그런데 이게 왜 택배노동임금에는 분류작업에 대한 비용 계산이 안 되어 있는 건가요?

[김태완]
저희가 특수고용노동자다 보니까 건당 수수료를, 배송 몇 개 했느냐. 이것만 중요하게 보고 돈을 계산하고 일반 근로자들은 시간당 근로로 계산을 하면서 시간당 최저임금 이렇게 계산을 하는데. 저희들은 그 적용을 받지 않는 거예요.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보면 이게 모든 택배업체들이 그런 건가요? 아니면 듣기로는 일부 업체들은 분류작업만 담당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을 쓰기도 한다고 하거든요. 실제 현장에서는 어떤가요?

[김태완]
택배사들 중에 아르바이트생을 따로 지원하는 이런 걸 하는 데는 단 한 군데도 없고요. 극히 제한적으로 너무 힘드니까 저희 택배기사들 중에, 택배 노동자들 중에 자기들 돈 갹출해서 진행하는 경우는 제한적으로 존재합니다.

[앵커]
그러면 실제 아르바이트생을 써서 분류작업만 따로 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는 이야기가 되겠네요?

[김태완]
전혀 없습니다.

[앵커]
전혀 없다. 그러다 보니까 개인 사비를 털어서 택배 노동자분들이 너무 힘들다 보니까 분류작업을 따로 하는 그런 분들을 또 따로 고용하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사비를 들여서. 이런 경우도 들어보셨습니까?

[김태완]
그런 경우가 제가 방금 말씀드린 겁니다.

[앵커]
개인 돈을 털어서 물류작업만 할 수 있는 사람들만 고용을 하고 택배노동자들은 배송에만 치중하는 거군요? 그렇게 했을 경우에는 본인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겠네요?

[김태완]
당연하죠.

[앵커]
지금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인데. 이런 부분들을 다양하게 그동안에 목소리를 내다 보니까 택배 노동자들에 대한 어려움 이런 것들이 얘기가 돼서 얼마 전에도 8월 14일에는 택배 없는 날이라고 해서 노동자들에게 휴게시간을 주자라는 얘기도 있었거든요. 실제로 그런 것들이 도움이 됩니까?

[김태완]
전혀 도움이 안 됐다고 할 수는 없는데 그게 어쨌든 1년 중에 하루 쉬었던 거고. 그래서 근본 해결책은 아니다, 이렇게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휴게시간이 없어서 아예 식사도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고 그리고 점심도 먹을 수 있다 해도 평균 한 10~20분 사이에서 식사하시는 분들이 거의 절반 가까이 되고 그리고 코로나 물량 증가, 추석 시작으로 성수기 물량 증가, 코로나 재확산으로 계속 물량 증가. 이 와중에 과로사 위험도가 매우 높아지고 있는 이런 부분들이 근본적으로 해결돼야 된다, 저희들은 이렇게 진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된다. 그러면 그 근본적인 해결책이 어떤 거라고 보시는 건가요?

[김태완]
저희들이 지금 급하게는 사람들이 과로사로 죽고 있으니까 이게 계속적으로 예견되고 있는 상황이니까 공짜로 진행되는 분류작업에 대해서 추가 인력을 투입하는 이런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게 필요하다라는 게 하나 있고요. 또 다른 하나는 저희들이 노동조합을 할 수 있게 됐고 그러면 이 노동조합을 통해서 회사랑 교섭을 해서 근로 조건과 임금 부분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이런 것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어야 된다는 게 또 하나가 있고. 그다음에 택배 관련 산업법이 부재합니다. 그래서 이 택배 관련 산업법이 만들어져서 각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구성원들이 법적 지위와 의무 이런 것이 분명해져서 자기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크게 세 가지 정도를 말씀해 주셨는데 일단 분류작업에 추가인력이 투입돼야 된다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와 택배업계가 임시적으로 지금 대책을 내놓은 것이 추석 성수기 하루 평균 1만 명 정도 물류를 분류하는 작업에 투입하겠다라고 했는데 이 정도 인원이면 충분한 겁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김태완]
1만 명 투입되는 내용들이 저희들이 봤을 때는 사실상 택배 중개하는 중개를 원활하게 하려고 하는 데 거의 3분의 2 인력이 들어가는 거예요. 그래서 실제로는 저희 분류인력에 들어오는 게 한 3분의 1밖에 안 되는 거죠. 한 3000명 정도 되는 거죠. 그중에 이게 전체 택배사들을 다 뭉뚱그려서 3000명이라고 하는 거예요. 그러면 실제 민간 택배사마다 제대로 몇 명이 들어오는지 확인이 안 되고 있고. 이것이 턱없이 부족해 보이는 거죠. 예를 들어서 CJ대한통운의 경우만 하더라도 1만 5000명의 택배기사가 있는데 저희들이 추산하기에는 적어도 한 3000명 정도의 분류인력이 들어와야 된다고 보는데 그 숫자에 전혀 못 미치는 거죠.

[앵커]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거기다가 지금 나온 것이 임시대책이기 때문에 이게 앞으로 고정돼서 분류작업에 또 인력이 말씀이신 거잖아요. 거기다가 지금 택배 관련 산업법 얘기를 하셨는데 지금 그 산업법이 법안 발의까지는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현재 어떤 상황인 건가요?

[김태완]
그러니까 일단 내용적으로는 부족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그래도 전향적으로 저희 택배 종사자들을 보호하는 여러 가지 내용들이 상당히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 내용으로 민주당의 박홍근 의원이 지난 6월에 발의했었고. 지금 9월 안에 정부가 택배사들의 의견까지 수렴해서 수정발의를 지금 하려고 하는 상태에 있고 어쨌든 정부나 여당이나 이쪽에서는 올 정기국회에서 이 법안이 다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 이런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앵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업무를 개선시킬 수 있는 그런 법안이 지금 추진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런데 다음 주 월요일이죠. 21일부터 일단 택배 물류작업을 거부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혀놓은 상태신데 앞서도 잠깐 말씀하셨지만 이번 추석에는 코로나19 때문에 고향이나 친지 방문이 어렵기 때문에 추석 선물을 주문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지금 택배가 과연 배송이 제대로 될 건가 걱정하는 분들도 있는데 글쎄요, 주말 사이에 혹시나 극적으로 이게 철회될 가능성도 있겠습니까?

[김태완]
일단 정부가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저희들은 이해하고 있어요. 이해를 하고 있고. 저희들이 파업을 하거나 이런 것이 아니라 저희들이 과로사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 보니까 앞으로 예견되는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분류인력 추가 투입을 요청했던 거예요. 그래서 사실상 지금은 택배사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거냐. 택배사들은 지금 어쨌든 코로나 상황을 맞이하면서 영업이익이 수천억대로 올라가 있거든요. CJ대한통운을 예로 들어도 지난해 한 해 영업이익이 670억이었는데 올해는 2분기에만 800억이에요. 그러니까 사실상 엄청난 이득을 보고 있다. 그리고 지금 추가 인력 투입이라는 게 비용이 그렇게 많이 안 듭니다. 그러니까 한 달에 한 25억 정도 드는 거예요. 그러니까 높은 영업이익을 여기에 투자해서 이걸 막아야 되지 않느냐 해서 사실상 택배사의 결단만 남아 있다, 저희들은 그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과로로 사망한 택배노동자가 7명이라고 하는데 지금 택배기사분들의 업무 강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나오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전국택배연대노조 김태완 위원장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태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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