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을왕리 음주운전자...'회유·방조 의혹' 동승자는?

구속된 을왕리 음주운전자...'회유·방조 의혹' 동승자는?

2020.09.16. 오후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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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가 받은 문자 메시지 "B 씨한테 합의금 도움 받으라" 종용
"B 씨는 몰랐던 것처럼 거짓말해달라고 했다"
A 씨 "사실상 B 씨가 운전 강요했다"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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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강려원 앵커
■ 출연 : 김지환 / 사회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치킨 배달에 나섰던 50대 가장이 만취 차량에 치여 숨진 을왕리 음주사고. 이 사고 전후 상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관련 내용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부 김지환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앵커]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도 또 음주운전 사고를 냈습니다. 먼저 사고를 낸 30대 운전자, 40대 동승자. 이 두 사람 그날 밤 행적이 어떻게 됩니까?

[기자]
우선 지난 8일 밤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술을 마신 사람은 모두 4명입니다. 알려진 것처럼 가해 운전자인 33살 A씨하고 동승자 47살 B씨인데요. 거기에 다른 남녀 두 명이 더 있었습니다.

먼저 당시 3명이 술을 마시고 있었고 가해 운전자인 A 씨가 뒤늦게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실제로는 A씨와 B씨는 그날 처음 만난 사이입니다.

밤 9시까지 을왕리 바닷가 앞에 있는 횟집에서 1차 술자리를 가졌는데요. 당시 이 시기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될 때였기 때문에 9시에 식당이 문을 닫았습니다.

식당이 문을 닫자 이들은 근처 편의점에서 술을 산 뒤에 숙박업소로 들어가서 2차 술자리를 가졌는데요. 4시간쯤 뒤에 A 씨가 숙박업소를 나왔고 B씨도 따라나왔습니다.

그리고 나서 나란히 차에 오른 뒤 숙박업소 주차장을 빠져나왔는데요. 그 뒤에는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큰길로 접어든 지 불과 5분도 되지 않아서 사고를 냈습니다.

[앵커]
이 차량의 경우에는 동승했던 사람의 법인 차량이다, 이렇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그날 처음 본 사이인데 여성이 남성의 이야기를 듣고 그 운전대를 잡았다는 게 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긴 하거든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결과적으로는 지인의 부름으로 만나서 지인의 지인과 함께 술을 마신 자리였던 건데요. A씨와 B씨가 숙박업소에서 나오기 전에 이들 일행 사이에서는 싸움도 한바탕 벌어졌었다고 합니다.

밤늦은 시간이 되자 A씨, 가해 운전자죠. 가해 운전자가 집에 가겠다고 했고 나머지 일행이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소란이 벌어졌던 건데요. 당시 숙박업소 직원들이나 투숙객들까지 기억하고 있는 걸 보면 상당히 크게 싸운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완강했던 A 씨는 결국 나왔고 B 씨도 따라나왔는데요. 당시 A씨는 1차 술자리를 가졌던 그 횟집 앞에 자신의 차를 세워뒀던 상황이었습니다.

그곳이 2~3km 정도 숙박업소에서 떨어진 곳이어서B 씨가 태워주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그런데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는 대리운전 기사를 부르자고 했는데 B씨가 네가 술을 덜 마셨으니 운전하라고 했다, 이렇게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즉 강요를 받았다는 건데요. 결과적으로는 A씨는 운전석, B 씨는 조수석에 탔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마주오던 치킨 배달 오토바이도 들이받았던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이 B 씨 역시 방조 혐의로 입건된 거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입건이 됐는데요. 당시 이들이 타고 있었던 수입 차량은 B씨의 회사 법인 소유였습니다. 그래서 당시 숙박업소 CCTV에 이 두 사람이 차에 오르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먼저 A씨가 처음에 차량 손잡이를 당기지만 운전석이 열리지 않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 이후에 잠시 뒤에 따라나온 B씨가 차량 리모콘으로 문을 열어주는 모습도 포착됐는데요. 특히 사고 후에 목격자 진술들에 따르면 사고를 내고도 이들은 신고도 하지 않고 한참 차에 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목격자 신고로 결국 구급대원이 도착을 했는데요. 그때서야 B 씨와 A 씨가 차에서 나왔고 B씨가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이후 A씨에게 전화도 바꿔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정황들이 속속 알려지면서 경찰은 B 씨를 음주운전 방조혐의로 불구속 입건을 했는데요.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는 말리지 않은 이유가 나도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이렇게 진술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YTN 취재 결과 남성이 자신이 입건되지 않게 해 달라, 이렇게 하면서 운전자를 회유하려는 정황이 포착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YTN이 A씨가 받은, 가해 운전자인 A씨가 받은 문자 메시지를 단독 입수했는데요. 그날 함께 술을 마셨던 B 씨의 지인이 사고 이후에 A 씨에게 문자 내용입니다.

지금 내용이 나가고 있는데요. 합의금을 낼 능력이 없지 않냐, 그러니까 동승자 B씨가 합의금을 마련한다고 했으니 어서 네가 도움을 받아라, 이렇게 말하는 문자가 있습니다.

B씨가 입건이 되면 도와줄 수가 없다. 그 사람을 지금 적으로 만들 때도 아니다, 이렇게 계속 회유하는 내용이 있는데요. B 씨가 술에 취한 탓에 음주운전 사실을 몰랐던 것처럼 경찰에 거짓말을 해 달라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A 씨는 경찰조사에서 B 씨를 옹호하는 진술을 하지 않았는데요. 앞서 설명드렸던 것처럼 대리기사를 부르자는 자신을 무시하고 B씨가 사실상 운전을 강요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운전자 측과 저희가 통화를 해 봤는데요. 입장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가해 운전자 측 : 동승자가 '네가 술을 덜 마셨으니 네가 운전을 해라', 그렇게 시켰다고. 그런 강압적인 분위기를 만든 당사자, 그리고 남자들이 계속 붙어있는 상태에서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는데….]

[앵커]
윤창호법이 시행되면서 처벌 수위도 굉장히 강화됐습니다. 앞으로 수사 방향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우선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운전자 A씨는 구속영장이 발부됐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 검찰에 송치될 것으로 보이고요. 문제는 B씨인데요.

전후 사정이 이렇게 드러나면서 방조만 한 게 아니고 다양한 의혹과 혐의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운전자 진술을 보면 우선 음주와 음주운전을 부추겼고요.

물론 운전대를 잡은 사람이 가장 잘못했지만 그 뒤에는 이를 강요하고 방조한 사람도 있었다는 겁니다. 특히 오늘 YTN 보도를 통해서 혐의를 벗으려고 회유를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는데요.

경찰은 현재 A 씨와 일행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입수해서 추가 수사에도 들어갔습니다. 또 B씨도 조만간 다시 소환해서 추가 조사할 예정인데요. 이 과정에서 음주운전을 적극적으로 부추겼는지, 방조 혐의를 벗기 위해서 증거인멸을 시도했는지 등 수사를 통해서 드러나면 B씨 역시 엄벌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김지환 기자였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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