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투데이] '50일째' 역대 최장 장마...원인은 이상기후 탓?

[인터뷰투데이] '50일째' 역대 최장 장마...원인은 이상기후 탓?

2020.08.12. 오전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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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승민 앵커
■ 출연 : 김해동 /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장마가 끝난 건 아닙니다. 올해 장마는 오늘로 50일째를 맞으며 역대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됐는데요.

이렇게 기록적인 장마에 태풍 또 폭염까지 올 여름 기상이변의 원인이 뭔지 전문가와 함께 진단해 보겠습니다. 계명대 지구환경학과의 김해동 교수가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김해동]
안녕하십니까.

[앵커]
벌써 장마가 오늘로 50일째입니다.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우게 됐는데요. 정말 비가 지겹다는 말들을 주변에서 많이들 하시는데 왜 이렇게 장마가 길게 이어지는 걸까요?

[김해동]
장마라고 하는 것은 우리나라 여름철 기후를 지배하는 게 북태평양 고기압이거든요. 그리고 북태평양 고기압 전면에 있는 게 장마전선인데요.

장마가 끝나려고 하면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쪽으로 쭉 치고 올라가야 하는데 금년에는 북쪽 찬공기 세력이 강해서 그렇지 못하고 북쪽 찬공기와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계속 오랫동안 대치를 한 것이 장마가 이렇게 길어진 원인이 되겠습니다.

[앵커]
지금 기존에 가지고 있던 최장기록이 2013년, 그때는 49일이었는데 이번 장마가 50일이 되면서 이걸 뛰어넘었고요. 그리고 또 가장 늦게 끝났던 장마는 1987년 8월 10일이었다고 하는데 오늘이 12일이니까 이거 역시도 넘어선 거거든요. 보통 일반적으로는 사실 장마가 7월이면 끝나고 8월에는 무더위가 찾아오지 않습니까?

[김해동]
그렇죠. 6월 말에 시작해서 7월 중순에 끝나는 게 보통이고요.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는 장마가 일찍 끝납니다. 그래서 7월 초에 끝나기도 합니다. 지금처럼 이렇게 장마가 길게 이어지는 경우에는 폭염은 덜하고 대신에 비 피해가 많이 나타납니다.

[앵커]
실제로 작년 같은 경우에는 폭염 때문에 여러 분들이 고생을 하셨는데. 올해는 폭우가 이렇게 찾아왔거든요. 이걸 보면 어떻게 예측이 불가능한 이상기후라고 봐야 되는 겁니까?

[김해동]
그렇죠. 기후변화로 인해서 우리 중위도 지역의 기후를 결정하는 게 편서풍 파동이라는 거거든요. 편서풍 파동의 진폭이 북극권의 온도상승으로 인해서 파동이 매년 많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름 기후뿐만 아니라 겨울에도 모스크바의 기온이 서울보다 더 높게 나타나고 이런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그다음에 북극권의 온도도 한 20도 넘게 올라가기도 하고요. 이런 현상들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올여름뿐만 아니라 겨울에도 이게 추위가 어떻게 찾아올지 예상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겠군요?

[김해동]
그렇죠. 어떨 때는 매우 추운 겨울이 되고요. 어떨 때는 겨울이 지구온난화에 의해서 사라진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따뜻한 겨울이 되기도 합니다.

[앵커]
올여름 비 같은 경우에는 그 전에는 보면 이게 게릴라성 집중호우라는 말을 많이들 하잖아요. 그런데 게릴라성 집중호우도 사실 짧고 강하게 이렇게 내리는 면에서 동남아시아의 스콜과 비슷하다라고 얘기를 하는데. 이번 같은 경우에는 비가 강하면서도 길게 내리거든요. 이것도 달라진 면으로 봐야겠죠?

[김해동]
그렇죠. 스콜이라고 하는 것은 미국 마이애미 같은 데 가면 여름철에 오후 3시 정도 되면 거의 매일 비가 내리거든요. 지표 가열 때문에 생기는 건데 우리나라에도 여름철이 되면 소나기가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이 열대성 스콜에 가까운 비고요.

거기에서 게릴라성 집중호우 이런 얘기를 하는데 이건 장마전선 같은 곳에서 돌발적으로 생기는 비거든요. 게릴라라고 하는 건 정규군의 반대되는 것 아닙니까? 정규군은 먼 곳에서부터 보이는 거고요.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비도 봄이나 가을철 같은 경우에는 이동성 저기압 해 가지고 중국에서 우리나라 쪽으로 쭉 이동해 오거든요.

거기에 비해서 게릴라성 집중호우라고 하는 것은 우리나라에 위치하고 있는 장마전선상에서 갑자기 비가 우리나라 자체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비구름이 만들어져서 우리나라에 비를 내리는 것, 이것을 게릴라성 호우라고 이야기합니다.

[앵커]
지금 화면으로 열대성 호우와 게릴라성 집중호우의 차이를 비교해서 보여드리고 있는데. 주로 보면 게릴라성 집중호우는 말 그대로 이게 게릴라성이니까 어느 지역에 다닐지 모를 정도로 옮겨다니면서 집중적으로 비를 내리는 거군요?

[김해동]
그렇죠. 갑자기 출연한다는 그런 말이죠. 적군이 있는지도 모르는데 어느 날 갑자기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돌출할 때 그래서 그럴 때 게릴라성이라는 얘기를 합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보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에도 비슷한 집중호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요?

[김해동]
금년에 내리는 강우현상 같은 경우에는 기상청에서 이번 여름 기후를 상당히 덥게 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실제로 그렇지 않았죠. 이 현상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북극권에 가면 아무래도 차가운 공기가 많이 있겠죠. 그게 포대자루에 쭉 차가운 공기가 가득 있다고 생각하면 그 포대자루를 어딘가에서 눌러주면 다른 쪽은 삐져나오겠죠. 이게 북극권의 찬공기를 밀친 게 시베리아 열파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쪽에서 베링해에서부터 우리나라 동해에서 일본 열도까지 찬공기가 쭉 치고 내려온 겁니다. 이것이 남쪽의 따뜻한 공기와 만나면서 게릴라성 호우 그리고 극심한 비 이런 것들이 만들어진 거죠.

[앵커]
전반적으로 세 나라의 공기층이 서로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봐야 되겠군요?

[김해동]
그렇죠. 특히 우리나라, 일본 같은 경우에는 지배하는 남쪽 공기는 북태평양 고기압이고 북측의 공기는 오호츠크 베링해에서 생긴 차가운 공기. 그래서 같은 성격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은 8월에서 10월 사이에 찾아오는 열대성 폭풍 그리고 허리케인이 올해는 예년보다 2배 가까이 많을 것이다 이렇게 전망해놨거든요. 앞서 저희가 살펴봤습니다마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지구의 기후가 변화되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될까요?

[김해동]
그렇습니다. 올해 장마가 늦게 시작되고 길게 이어지는 이유 중에 하나가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빨리 발달하지 않은 것에서 이유를 찾기도 하거든요. 왜 그런가 하면 올여름에는 적도 태평양 쪽의 수온이 높아야 북태평양 고기압 강해지고 사실 해수 온도가 상당히 낮게 됐습니다.

그런데 7월이 지나면서 적도부터 해서 우리나라 북반구 쪽 태평양이라든가 대서양 이쪽의 해수온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간 발생하는 태풍 해수는 그렇게 차이가 없는데 7월달까지 10개 이하 생기면 상당히 적게 발생했다고 얘기를 하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7월까지 3개 발생했거든요. 그리고 해왕이라든가 이런 건 태풍이 상당히 발달하기 좋은 쪽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지구온난화 때문에 세계적으로 기후변화가 생기다 보니까 예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상청 예보도 잘 안 맞는 경우들이 종종 생기는데 그러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노르웨이 기상청이라든지 핀란드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상앱을 사용하는 게 더 낫겠다라는 얘기들을 하고 있거든요. 기상 유목민이라는 얘기까지도 나오고 있는데 실제로 이런 해외에서 만든 기상 앱 정확도가 어느 정도입니까?

[김해동]
그건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외국 사이트에서 주는 예보는 수치 예보 모델에 의해서 산출되는 결과거든요. 그런데 이건 말 그대로 24시간 단기예보 자료입니다.

그런데 장마전선상에서 폭우, 비구름대가 만들어져가지고 비가 떨어질 때는 이게 언제, 시간적인 걸 보면 장마전선이 내일 북쪽에 가겠다, 남쪽에 오겠다 이렇게 예측은 할 수 있는데. 그 장마전선상에서 폭우가 내릴 수 있는 비구름대가 언제 만들어질 것이며 그게 어느 지역에 얼마나 내릴까 하는 건 그 현상이 나타날 때부터 알 수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것을 다른 나라에서도 나오캐스팅이라고 해 가지고 일반인들이 기상청에 예보하라고 했더니 예보 안 하네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까? 그게 바로 나오캐스팅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이건 오늘날 기상학의 수준으로는 어쩔 수 없는 거예요.

그래서 어떤 작은 규모 현상, 집중호우가 내리는 현상들은 규모가 작아서 수명이 짧기 때문에 갑자기 만들어졌다가 갑자기 사라지거든요, 게릴라성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런 비구름대는 그 현상이 나타날 때부터 예보할 수밖에 없는데. 그런 예보자료를 노르웨이라든가 핀란드라든가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 자료를 만들어줄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자료는 없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그 말씀은 해외 자료들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 기상 관측을 맞추는 그 정확도가 떨어질 것이다라는 말씀인가요?

[김해동]
소위 말해서 재난예보하는 거 있죠. 어떤 지역에 몇 시부터 집중호우가 내릴 거라고 하는 속보 뜨는 거 있죠. 그 정보는 우리나라 기상청만 만들어서 주는 것이지. 다른 나라 기상청에서는 만들 리도 없고 만들지도않고 그러니까 없기 때문에 주지도 않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도 실시간 검색어에 노르웨이 기상청이 떠 있습니다마는 많은 분들이 실제로 그곳의 앱이 더 정확도가 높다라고 얘기는 하고 있지만 이건 좀 더 분석해 봐야 되는 거군요.

[김해동]
아닙니다. 그건 미국 CNN 방송도 보면 일기예보를 상당히 상세하게 해 주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정도 수준의 정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 태풍도 올라오고 있다고 하는데 지금 제6호 태풍 메칼라도 북상 중인데 세력은 많이 약해졌다고 하지만 이번 태풍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을까요? 지난 4호 태풍처럼요.

[김해동]
중국 대륙 쪽으로 올라가서 소멸이 이미 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앵커]
소멸까지 완전히 된 거군요?

[김해동]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지난번 비보다 훨씬 남쪽에서 사라지기 때문에. 그래도 수증기 공급 같은 건 되겠지만 지금 우리나라에 내리는 비구름대의 수증기가 대만 앞바다에서 부근에서 많이 올라오는 수증기거든요.

그런데 거기 중국 대륙 쪽에서 태풍이 사라져도 거기에서 만들어진 수증기는 우리나라 쪽으로 오는 거죠. 그래서 이번 주말 정도 되면 중부지방에 또 많은 비가 예상되고 있죠. 거기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앞으로 태풍이 더 만들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남아 있는 상황인데. 태풍들이 물론 발생 이후에 진로를 예상할 수 있겠습니다마는. 전반적으로 우리나라를 둘러싼 기압이 변화하면서 태풍을 향한 길이 우리나라 쪽으로 많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던데요. 교수님은 어떻게 보세요?

[김해동]
그렇습니다. 과거에는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책만 보더라도 8월 이후에 오는 태풍은 주로 일본으로 지나간다고 그림이 그려져 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보면 지구온난화현상으로 인해서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8월에서 9월 초까지도 우리나라를 지배합니다. 그리고 북쪽의 찬공기가 내려오거든요. 그래서 과거에 없었던 가을 장마가 굉장히 잘 발달합니다.

그리고 가을 장마가 생기면 거기가 굉장히 저기압이고 주변의 공기를 빨아들이거든요. 그러면 태풍이 가을 장마전선 쪽으로 찾아올 가능성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작년에도 7개나 올라왔죠. 그래서 매년 가을이 되면 가을장마 플러스 그리고 가을태풍은 굉장히 강합니다.

여름철 태풍은 약하고. 그래서 강한 태풍과 장마전선이 만나서 폭우 피해를 많이 가져올 것이다 하는 것은 거의 일상화됐다고 봐도 무관하겠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니까 올여름이 지난다 하더라도 또 앞으로 얼마든지 강한 비가 올 수 있기 때문에 대비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겠네요?

[김해동]
그렇습니다. 아직 가을장마는 시작도 되지 않았고요. 가을태풍, 올 금년 태풍은 아직 시작이 안 됐다고 봐야 되거든요.

[앵커]
지금 일단 비가 소강상태, 이번 장마의 비가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열대야가 또 찾아온 곳도 있다고 하고요. 폭염특보가 내려진 곳도 있는데 지금 교수님이 계신 대구에도 폭염특보가 내려져 있는 상황이죠?

[김해동]
그렇지만 2018년처럼 견디기 어렵다든가 정도의 수준도 아니고요. 2018년 같은 경우는 사실 야간 기온이 28도, 29도 이렇게 됐거든요. 그래서 야간에 산책을 나가기에도 불편한 그런 정도였는데 지금 더위는 그런 정도 수준은 아니고요.

그리고 일본 같은 경우는 지금 37~40도 정도의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거든요. 그리고 우리나라도 이 비가 끝나고 나면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해서 폭염이 기승은 부리겠지만 이미 이번 주말이 말복이죠. 말복 지나고 나면 2016년 같은 늦더위가 있었던 해도 한 8월 20일경이 지나고 나면 일 최고기온이 30도를 훌쩍 뛰어넘고 그런 더위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금년도에는 크게 걱정 안 해도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그래도 어떻게 보면 비가 지금 잠깐 멈췄기 때문에 무덥다고 하더라도 일단 피해복구, 비로 인한 피해복구를 하는 게 가장 시급할 것 같은데요. 지금 오늘 이른 아침까지 보면 응급복구율이 61% 수준이라고 하거든요. 도로나 교량은 상대적으로 복구가 빨리 진행되는 반면에 철도 같은 곳은 아직까지 늦게 진행되는 것 같은데 이 부분도 유의를 해야 되겠네요.

[김해동]
그렇죠. 지반 불안정이 굉장히 심각하잖아요, 지금. 지금까지 왔던 비보다 앞으로 비는 한 100mm 같은 상대적으로 작은 비만 내린다 하더라도 지반 사고 같은 건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겠죠. 그래서 더욱 조심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비 피해가 이미 많이 발생했기 때문에 추가로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고요. 그리고 또 빨리 피해 복구에도 전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로부터 도움말씀 들었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김해동]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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