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의암호 전복 사고 논란...누가 수초섬 작업을 지시했나

[뉴있저] 의암호 전복 사고 논란...누가 수초섬 작업을 지시했나

2020.08.11. 오후 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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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6일 폭우 속에 춘천 의암호에서 작업을 하다 선박 3척이 전복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당시 누가 작업을 지시했는지 여부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연아 기자

먼저 현재까지 밝혀진 의암호 선박 전복 사고 당시 상황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사고 발단이 된 인공 수초섬은 춘천시가 14억 원에 발주했는데, 완공 전이라 제작 업체가 맡고 있습니다.

전복 사고 발생 1시간 전, 오전 10시 37분, 인공 수초섬 업무 실무자로 휴가 중이던 춘천시청 8급 32살 이 모 주무관에게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인공 수초섬이 떠내려간다며 지원 요청하는 업체 관계자 연락이었습니다.

업체 관계자 설명 들어보시죠.

[인공 수초섬 업체 관계자 (사고 이후 진술) : 현장에 있는 직원이 이 사람(이 주무관)이 담당 총괄 공무원이니까 여기다 보고를 한 거예요. 현장이 긴급하고 떠내려가고 있다. 그래서 구조 요청을 해달라 (구조 요청?) 아니 지원 요청을.]

이 주무관은 10시 46분과 51분 이어서 업체 관계자에게 전화를 받았고, 현장으로 갔습니다.

[인공 수초섬 업체 관계자 (사고 이후 진술) : 제가 좀 (얘기했어요.) 사람이 떠내려가는데 위험하니까 좀 어떻게 해달라고. 그러니까 하는 이야기가 (이 주무관이) 제가 나가보겠습니다. 그렇게 된 거예요.]

이후 이 주무관은 평소 호수 부유물 제거 업무를 감독했는데, 함께 근무한 50~60대 기간제 근로자 5명에게
추가로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 순찰정에 올라탔습니다.

전복 사고 당시 정황도 일부 확인됐습니다.

실종자 가족과 유족에게만 공개된 사고 현장 CCTV 분석 결과, 철수 지시가 내려진 이후에도 마지막까지
수초섬 옆에 있던 업체 보트를 경찰 순찰정이 구조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다 순찰정이 수상통제선에 걸려 전복됐고, 배에 있던 이 모 경위와 이 주무관을 구하려고 시청 행정선이 다가갔다가 순식간에 함께 사고에 휘말렸습니다.

1명은 구조됐지만 안타깝게도 4명이 숨졌고, 현재 남은 실종자 2명을 찾기 위해 수색이 진행 중입니다.

[앵커]
'인공 수초섬 작업 지시가 있었는지' 부분을 두고 유족과 춘천시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춘천시는 지난달 30일 인공 수초섬이 공사 중지인 상태였다며, 위험한 상황 속에서 작업 지시를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고 당일 수초섬 작업을 지시한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춘천시는 사고 직후 브리핑을 통해 당시 주무관에게 보고를 받은 담당 계장이 수초섬이 떠내려가도록 내버려두고 출동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기간제 근로자 반장에게도 얘기하려고 네 차례에 걸쳐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는데요.

하지만 이 모 주무관 유족들은 말단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 주무관 차량 블랙박스 녹음을 확인했더니, "사람이 다칠 것 같으니 오전엔 나가지 말자고 하시거든요"라는
대화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요.

'하시거든요'라는 말 자체가 누군가에게 듣고 전달한 것이라는 게 유족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휴가 중인 상황에서 누군가의 지시를 받지 않았으면 현장에 나갔겠느냐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된 50~60대 춘천시 기간제 근로자들 입장도 비슷한데요.

하천 부유물 수거 업무를 맡은 이들이 지시한 사람이 없다면 사고 당일 수초섬 고정 업무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현재 진행 중인 경찰 조사가 더욱 중요한 상황이네요.

[기자]
네, 경찰은 의암댐 주변에 설치된 현장 CCTV와 구조자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업체 관계자와 춘천시 공무원들을 불러 사고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한 보수단체는 이재수 춘천시장과 시 관계자 등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재수 춘천시장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한때 올라오기도 하면서, 이번 사고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연아 [yal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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