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투데이] 태풍 지났지만 전국 폭우 피해...정치권은 때아닌 '4대강 공방'?

[인터뷰투데이] 태풍 지났지만 전국 폭우 피해...정치권은 때아닌 '4대강 공방'?

2020.08.11. 오전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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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재윤 앵커, 이승민 앵커
■ 출연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태풍은 지나갔지만 장마전선이 지나가면서 곳곳에 아직 강한 비를 뿌리고 있습니다. 특히 오전까지 중부지역에 집중호우가 예상돼 있어 안심하긴 이른 상황인데요.

자세한 호우 상황, 그리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들을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국립방재연구소를 지낸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태풍 장미는 큰 피해 없이 소멸이 됐습니다. 그런데 태풍도 오고 장마전선도 그대로 유지가 되고 이건 이례적인 상황이라고요?

[조원철]
이례적인 건 아니고 장마철이 끝날 때 보면 태풍이 오기 전도 그렇고 엎친 데 덮친다고 그러잖아요. 그런 상황이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1990년 이후로 기후변화를 계속 우리가 실감을 하면서 점점 그 횟수가 늘어나고 있거든요.

그런데 금년에는 평균적으로 보면 한 10호 정도가 발생이 되어야 되는데 이제 5호, 6호가 발생이 됐거든요. 그건 뭐냐 하면 앞으로 충분히 더 큰 태풍이 올 수 있다. 태풍이라는 게 열대지방에 모여 있던 에너지가 양 극지방으로 흘어지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렇게 보면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태풍은 더 큰 세력을 갖고 우리에게도 접근할 수 있다고 우리가 염려를 해야 됩니다.

[앵커]
그래요. 그러면 매년 일어나는 태풍의 수가 일정 정도 수준을 유지한다는 얘기입니까?

[조원철]
그렇죠. 특히 우리나라에 오는 게 평균적으로 2개 내지 3개 정도가 오는데 특히 금년에는 장마전선이 오래된 것이, 기상학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우리 북쪽의 찬 기운이 소멸되지 않고 계속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에 그 찬 기운하고 태평양 지역에서 올라오는 더운 기운하고 사이에 골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중국하고 우리나라, 일본 이쪽으로. 그걸 하늘의 강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있는데 아시아의 하늘의 강이다. 원래 하늘의 강이라는 건 아마존 강에서 이름 붙여진 건데 이번에는 우리 아시아 지역에도 이번에 비가 많이 왔잖아요. 중국도 오고 일본도 오고 우리나라도 오고 계속해서 오는데. 그래서 하늘의 강이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비가 지금 계속해서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하늘의 강이라는 것을 통해서 비구름이나 태풍, 장마전선 이런 것들이 움직인다는 얘기인가요?

[조원철]
아니요. 기단이 북쪽의 찬 기단하고 남쪽의 더운 기단이 딱 세력을 균형을 갖고 있으니까 그 사이에 골이 생기죠. 골이 생기니까 그 사이로 구름이 생겨서 비를 계속해서 내립니다.

[앵커]
저희가 조금 전에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상황도 정리해서 보여드렸습니다마는 물론 장마전선과 태풍이 같이 오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이번 같은 경우는 장마가 유난히 더 길었잖아요. 그래서 그만큼 피해도 컸는데요. 특히 이번 같은 경우에는 침수 피해, 산사태 피해. 이런 것들이 유독 더 많이 났거든요. 특히 지난달 부산 지하차도에서 사망사고도 있었고요, 안타까운 사고였는데. 이런 급류에 떠내려가나 실종되는 상황들도 있고 이런 상황들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를 해야 될지 많은 분들이 막막할 것 같아요.

[조원철]
발생했을 때의 대처보다는 발생하기 전에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 또는 시민 여러분들, 제발 겁을 내주세요. 우리 한국사람들은 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생활 자체가 워낙 역동적으로 생활하고 있고, 세계 어느 민족보다도. 그다음에 우리가 다양한 어려움, 재난을 많이 겪었거든요. 자연재난, 사회적 재난, 경제적 재난, 온갖 경험을 다 하다 보니까 이런 데서 나도 살아남을 수 있다, 나는 살 수 있다, 나는 안전하다 하는 생각이 굉장히 팽배해 있어요. 그래서 안전을 무시하는 경우, 잊어버리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이걸 우리가 의도적인 불감증이라고 해요. 알 건 다 압니다. 지금 휴대폰을 켜면 온갖 안전문자가 다 날아오잖아요, 각 지역에서. 정보가 없어서 문제가 되는 게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살아남는다는 것을 다 아는데. 예를 들면 최근에 서울 도림천이 넘쳤지 않습니까. 넘친 상황에서 물이 차 있는데 거기서 자전거를 타시는 분이 있어요, 물속에서. 그리고 마라톤, 러닝을 하는 분이 계시더라고요. 또 조금 있으니까 어린 아이가 물속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요.

[앵커] 물이 도로 위로 올라왔는데도?

[조원철]
물이 한 30cm 정도 차 있는데도. 그건 굉장히 위험한 거거든요. 제발 물가에는 가지 말기를. 큰 물이든 적은 물이든지. 그리고 이번에 산사태가 심했기 때문에 산 밑에 가지 않고 좀 주의를 기울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자연재해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두려움이 다른 나라에 비하면 약한 거라고 보시는군요?

[조원철]
근본적으로는 더 강하죠, 자연재난에 대해서. 그러나 그 강함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까 의식적으로 나는 이런 재난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하는 자만심이 생기는 겁니다. 그래서 의도적인 불감증이다, 저희들이 그렇게 심리적으로 이름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같은 경우는 비가 왔다가 또 그쳤다가 이걸 반복하고 있거든요.

[조원철]
계속 반복이 되고 있죠.

[앵커]
그런데 비가 그쳤을 때 잠깐 그쳤을 때 괜찮겠지 하고 또 논밭을 둘러보러 가신다거나 산책을 가신다거나 이런 분들이 계시거든요.

[조원철]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장기간 비가 왔기 때문에 산비탈도 물에 젖을 수 있는 만큼 다 젖었고 일반 들판, 평지도 물을 먹을 수 있는 만큼 다 먹어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언제 무너질지 모르고 어디에서 땅이 꺼질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안전하다고 확실하게 판단되는 곳에만 우리가 보행을 해야지 들판에 나간다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그리고 미끄러워요, 들판은. 미끄럽기 때문에 한 번 미끄러지면 사고가 나서 물속에 들어가면 이번같이 흙탕물이 세게 흘러 내려올 때는 황우장사라도 못 견디죠.

[앵커]
이번 주말에 섬진강의 뚝이 무너져 내리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섬진강에 이렇게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제방이 무너진 것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주요 원인을 어떻게 보세요?

[조원철]
섬진강은 본래 물이 적은 곳입니다. 비가 적어요. 그래서 하천 사업을 안 하고 있죠. 안 한다고 하는 건 뭐냐 하면 강바닥이 높아요. 퇴적이 많습니다. 그리고 주변 산지로부터 내려와서 퇴적이 많고 그러다 보니까 물이 적으니까 제방이 얕아요. 높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 같이 비가 많이 와버리면 물 양이 많으니까 제방을 넘쳐버리죠. 우리가 제방이 무너지는 방법이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제방이 넘쳐서 제방 안쪽, 즉 농경지가 있고 사람이 사는 곳이 먼저 파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제방이 무너지는 경우가 바로 이번 경우인데. 이것을 우리가 앞으로 대비해서라도 섬진강도 하천 사업을 해야 됩니다. 하천 사업을 한다고 하는 것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강바닥을 준설을 하고 강 양쪽에 있는 제방을 높이면서 넓히고 그다음에 거기 제방 도로를 만들어서 더 튼튼하게 하는 하천 사업을 반드시 해야 됩니다. 이번에 그 실증을 했거든요.

그런데 이걸 하자고 하면 일부 환경운동하시는 분들이 강바닥 건드리면 큰일 나는 것처럼 이야기해요. 그런데 강바닥도 하천 저수물도 2년 내지 3년 지나면 평준화되고 안정화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도 살아야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하천 사업은 꼭 필요하다, 저는 그렇게 규정하고 싶습니다.

[앵커]
그런데 일단 환경운동가들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어쨌든 하천 준설을 하면 하천의 생태계는 일정 정도 변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닙니까?

[조원철] 그
렇죠. 변하죠. 그러면 우리가 서울시를 한번 이야기해 봅시다. 서울시가 자연 상태입니까? 아니죠? 엄청나게 많은 변화를 시켰거든요. 그러면 환경운동하시는 분들도 서울 시내에 살고 계실 거라고요. 그러면 내가 사는 집이 과연 자연 상태냐? 근본적인 질문을 제가 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조원철]
변화는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4대강 범람과 관련해서 정치권에서도 여러 가지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건 저희가 뒤에 다뤄보기로 하고요. 일단 지금 태풍이 지나가고 나서 비가 조금 소강상태에 접어든 곳도 있는데 이럴 때 주변을 둘러본다면 어떤 부분들을 가장 먼저 점검해야 될까요?

[조원철]
태풍이라고 하는 것은 재난 요소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저기압이 있죠. 저기압이라고 하는 것은 강풍이 불면서 동시에 해수면이 올라오도록, 기압이라고 하는 것이 공기가 누르는 공기 무게이기 때문에 이걸 적게 누르면 해수면이 올라옵니다. 그래서 만조 때가 염려됐지 않습니까?

그다음에 비구름이 몰려와서 비가 많이 오는데 그러면 바람과 해수면 올라오는 건 차치하고라도 바람과 비가 왔기 때문에 시설물이 많이 지금 변화되어 있습니다. 물을 머금고 있고 그다음에 침수된 곳도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연약해졌습니다. 그러니까 침수됐던 곳에 들어갈 때는 상당히 주의를 하면서 들어가야 됩니다. 그래서 언제 어떤 물건이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안전모가 있다고 하면 안전모를 쓰고 가시는 게 좋고 그다음에 집에 침수된 물을 한꺼번에 빼면 잘못하면 무너질 수가 있어요. 서서히 빼야 됩니다.

왜냐하면 주변하고 이웃하고도 물 수위가 같게 빼야지 자기집만 먼저 빼버리면 양쪽에서 수압이 걸려서 안으로 무너질 수 있습니다. 실예가 옛날 태풍 매미 때 부산에서 건물 여러 채가 지하 3층까지 물에 잠겼거든요. 그런데 한 건물은 주인이 재력이 있는 분이라서 펌프를 동원해서 물을 3층까지 다 뽑았어요. 그런데 옆에 있는 건물은 아직 뽑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수압이 전부 물이 없는 그집으로 다 몰려가지고 지하실이 다 무너졌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물은 균형을 맞춰서 뽑아야 된다. 급한 마음에 한꺼번에 뽑지 마시고 옆집하고도 균형을 맞춰서 물을 뽑아야 된다 하는 걸 꼭 제가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니까 침수될 때는 물을 뽑는 것도 주의를 해야 되겠지만 감전사고나 또 가스 누출, 이런 것도 살펴봐야죠?

[조원철]
그렇죠. 이 감전사고는 전력선도 있고 각종 통신선도 있고 그다음에 시가지 같은 데는 각종 입간판이 있죠, 내다놓은. 이게 전부 전기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물속에 들어가서 감전하는 경우를 제가 실예를 들려면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마는 생략하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도로도 물을 많이 머금고 있다 보니까 곳곳에서 땅꺼짐 현상도 나타나거든요. 그리고 깊게 패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도로 곳곳에 보면 크고 작은 구멍들이 나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조원철]
왜냐하면 이 땅꺼짐 현상은 땅속에 물이 흐르기 때문에 물은 흐를 때 절대 혼자 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 말 표현에 물귀신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이게 과학적으로는 점성 때문에 그렇습니다. 끈끈한 성질 때문에 그런데. 물이 흘러가면서 가는 토립자들, 모래 그다음에 흙 입자들을 끌고 가버려요. 그러면 안에 공간이 비어리면 위에서 힘이 가해버리면 꺼져버리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멀쩡하게 가다가도 꺼질 수 있거든요. 지나가도 사람의 움직임 때문에 꺼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한 걸음 한걸음 조심스럽게 상하좌우 살피면서 가셔야 된다 하는 겁니다.

[앵커]
이번에 장마가 기록적으로 길게 이어지다 보니까 산사태 피해가 많았습니다. 오늘 서울의 북부 일부 지역에는 산사태 주의보까지 내려졌는데요. 산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어떤 요령을 알고 있어야 될까요?

[조원철]
기본적으로 제가 산 밑에 있는 사람인데, 서울의 우면산 산속에 사는데 우면산 산사태 때 제가 맨 먼저 산사태를 당했습니다.

[앵커]
직접 피해를 입으셨어요?

[조원철]
흙이 떠내려가는 데서 28m를 떠내려가서 살아나서 그다음에 11개월 걸려서 치료를 완성했던 사람인데요. 첫째, 산사태는 경사면에 표면에 물이 흘러나옵니다.

[앵커]
그러니까 산사태가 나기 전에?

[조원철]
나기 전에. 그리고 나무가 특히 소나무 같은 침엽수가 뿌리가 얕기 때문에 기울어지거나 흔들려요. 이럴 때 빨리 피하는 게, 넓은 지역으로 피하는 것이 좋고 그다음에 만약 야간이라고 하면 땅 울림 현상, 산의 울림 현상이 쿵쿵 하고 멀리서 들리는 것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제가 실제 들어봤습니다.

[앵커]
멀리서 들린다고요?

[조원철]
멀리서 울리는 것처럼 쿵쿵, 큰 울림이다 보니까 멀리서 들리는 것처럼 들려요. 그래서 이런 현상이 있을 때는 얼른 대피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이런 전조현상들이 근처에 있거나 이러지 않고 실내에 있거나 집 안에 있거나 그러면 이걸 빨리 파악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일단 비가 많이 왔으니까...

[조원철]
저도 지금 산 밑에 산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래서 우리 가족들도 수시로 진짜 창문을 열어놓고 수시로 보고 있습니다. 길에 전봇대가 서 있거든요. 전봇대는 비교적 반듯하게 서 있으니까 전봇대 뒤의 나무를 표적으로 우리가 저 나무를 지켜보자고 가족 간에 약속을 해서 저게 기울어지는지 아니면 바람이 안 부는데도 흔들린다. 이거는 빨리 흔들리는 게 아니라 서서히 천천히 움직입니다, 산사태가 날 때는.

[앵커]
전봇대가 흔들린다고요?

[조원철]
전봇대가 아니고 전봇대 뒤에 있는 나무. 그래서 전봇대하고 비교해 보면 흔들림을 확실하게 볼 수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건 지표면에 물이 나오는 거.

[앵커]
그런데 그게 비가 내릴 때는 분간하기가 쉽지 않으니까 위험지역에 사는 분들은 일단 비가 많이 올 때는 대피를 하시는 것이 좋겠네요.

[조원철]
그렇죠, 당연히.

[앵커]
어쨌든 산사태의 전조증상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근본적으로 대책을 세워야 되지 않을까요?

[조원철]
근본적인 대책이 꼭 필요하죠. 우리나라는 전부 산악 국가이지 않습니까? 산악 국가이기 때문에 어디든지 산사태가 날 수 있는 개연성이 있습니다. 특히 이번처럼 장기간에 비가 오면 산에 있는 흙이, 우리가 이걸 표토라고 해요. 표면의 흙이 우리나라는 평균 두께가 1m 20cm 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러면 장기간 비가 오면 흙이 전부 물을 먹어가지고 더 이상 물을 먹을 수 없는 상태. 즉 포화상태까지 돼버려요. 거기에다가 강한 비가 내려버리면 미끄러지는 거거든요. 우리나라는 전국의 지형이 다 그런데.

특히 이번에 펜션 사고도 많이 있었는데 펜션이란 게 주변 경관이 우선 있어야 되거든요. 그러기 위해서 산 밑에 많이 들어가잖아요. 집을 짓기 위해서는 산자락을 건드린다고요, 땅을 정비한다든지. 그래서 흙이 약해져요.
그리고 바로 밑에 있기 때문에 당하는 경우도 많이 있고.

그다음에 산 밑에 약간 경사진 곳에 과수원도 많이 있고 농경지도 있고 특히 이번에 문제된 것이 태양열단지 만드는 것이 문제가 됐지 않습니까? 다 좋습니다. 에너지를 위해서 다 필요한데 단지를 만들었으면 만들 때 제대로 만들고 유지관리를 해야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족한 것이 유지관리 개념이 없어요. 우리 사람도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전부 먹고 바르고 별일 다 하시거든요,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그래도 병이 생깁니다. 그때는 질병관리라고 하거든요. 예방관리를 반드시 해 줘야 됩니다.

모든 시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노화되고 거기에 조금 가중이 되면 노후화가 되어 버립니다. 그러면 이번에 태양열단지 같은 데는 땅을 건드려놨기 때문에 땅이 약해졌습니다. 그러면 기둥을 세울 때 약해진 부분을 지나서 본래 있던 단단한 지점까지 기둥을 더 세워야 되거든요. 그런데 현장에 가보니까 그렇지가 않더라 하는 것이... 사고 난 곳은, 저희들이 본 곳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그다음에 또 하나는 단지 위에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단지 위에서 바깥으로 뺄 수 있도록 수로시설을 만들어주고 그게 유지관리가 잘 되어야 되거든요. 왜냐하면 산에서 각종 토사도 내려오고 나무 덤불이 내려와서 그걸 메워버립니다. 메우다 보면 물이 모이게 돼요. 모이게 되면 터집니다. 터지면 단지 안쪽으로 들어와서 이번 같이 그런 사태가 발생할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시설 자체도 규정에 따라서 안전하게 해야 되지만 유지관리를 하는 것이 더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렇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에 발생한 많은 산사태들 중에 모든 산사태가 다 자연재해냐, 그건 아니라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전남 곡성 같은 경우도 산사태로 마을 주민 다섯 분이 희생되셨는데 거기도 보면 인재라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거는 왜 그런 건가요?

[조원철]
인재적인 요소가 많이 있죠. 왜? 모든 시설들을 우리가 하기 때문에 그래요. 우선 근본적인 시설 자체가 안전 기준에 미흡하다라고 하는 것하고 그다음에 시설을 했으면 거듭 강조합니다만 관찰을 하고 문제가 있으면 보강을 하고 유지관리를 해야 되거든요. 우리는 유지관리 개념이 없습니다. 없어요.

예를 들면 저번에 부산에서 지하차도에서 세 분이 돌아가시는 참사를 우리가 겪었지 않습니까? 누가 유지관리 담당자인지 몰랐잖아요. 감사를 해서 보니까 어느 부서가 담당자예요. 그때까지는 서로 우리 부서가 아니다라고 했거든요. 심지어 공직사회마저도 그래요. 그러니까 자기가 담당할 부서가 어디인지를 모르는 공직사회, 그래서 이런 현상을 우리가 관재라고 해요. 관리상에서 일어난 재난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조금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해주는 사회, 그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태양광 발전시설이 됐든 지하차도가 됐든 만들 당시에는 모든 안전 조치를 다 했겠죠. 그런데 그 이후에 상황이 바뀌고 또 주변 여건이 달라지면 유지관리는 따로 또 해야 되는 몫이라는 거죠?

[조원철]
따로가 아니라 같이 해야 됩니다. 모든 시설은 시간이 지나면 노화가 돼요. 우리 사람이 노화되듯이 시설도 전부 노화가 됩니다. 거기에 뭐가 잘못이 더해지면 노후화가 되어 버려요. 그러면 약해집니다. 약해지면 우리 요즘 말하는 기후변화의 점점 강도는 세지고 거기에 대응하지 못하니까 문제가 발생하는 겁니다.

[앵커]
같은 연장선상의 이야기가 될지 모르겠는데 조금 전에 언급은 하셨습니다마는 가평 펜션 사고 같은 경우에도 이 펜션 자체가 산사태 위험등급상 5등급으로 가장 낮은 지역이었다는 말이죠. 결국 사고가 났어요. 지금 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이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는 건가요?

[조원철]
그렇지는 않습니다. 왜 5등급 지역에다가 그런 펜션을 짓게 했는지, 그것도 제가 묻고 싶고 그다음에 지었다고 하더라도 그러면 5등급이라는 건 산이 가깝다는 얘기거든요. 가까우면 늘 관찰을 해서...

[앵커]
산사태 위험등급이 1등급에서 5등급이 있는데 가장 낮은 단계거든요.

[조원철]
위험지역이라는 얘기죠.

[앵커]
그래도 위험지역이다라는 얘기입니까?

[조원철]
그렇죠. 항상 어디든지 위험요소는 있거든요. 있으면 책임 관리자가 지켜보면서 와계신 분들에게 경각심도... 이럴 때 우리 어디 가보면 호텔이나 이런 데 가보면 전부 비상시, 화재시에 어떻게 하라는 조처들이 붙어 있지 않습니까? 붙어 있으면 그걸 실질적으로 투숙객들이 와서 보고 비상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그런 교육을 구두로라도 시켜야 됩니다.

[앵커]
앞서도 잠깐 언급을 하셨습니다마는 섬진강 이번 피해와 관련해서 정치권에서는 4대강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거든요. 과연 이게 어느 쪽이 맞는 건지, 교수님은 어떻게 판단을 하세요?

[조원철]
저는 일부 언론에서 저한테 4대강 사업의 자문을 했다고 하는데 저는 자문한 적이 없습니다. 어떤 의사결정에도 저는 참여를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문제점을 지적을 많이 하다 보니까 참여를 시키지 않더라고요.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마는. 그리고 섬진강은 근본적으로 4대강 사업 지역이 아니었습니다. 아니었는데 왜 이런 논란이 나오는지, 그건 저도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4대강에서 빠졌기 때문에 또 홍수가 난 것이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조원철]
빠졌으면 왜 빠졌냐, 이유가 있습니다. 물이 적은 지역이거든요. 그리고 주변 농경지가 다른 강에 비해서는 훨씬 적습니다. 사업 효과가 적으니까 빠진 거죠. 저희는 기술적으로 그렇게 판단합니다. 그런데 왜 이런 논란이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앵커]
그런데 지금 야당에서는 섬진강의 둑이 넘친 것을 보고 이게 4대강 사업에서 빠졌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또 여당에서는 반대로 낙동강도 역시 물이 넘치지 않았느냐. 4대강 효과가 없었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어요.

[조원철]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4대강 사업 구역, 16개 보. 저희는 댐이라고 합니다마는 보라고 공식 이야기하니까 보라고 이야기합시다. 보 구역 안에서 이번에 넘치거나 댐 자체가 무너지고 그러지는 않았잖아요. 제방이 무너졌죠. 제방은 보하고는 다릅니다. 그러면 보를 만들 때, 댐을 만들 때는 이 댐에서는 최대로 어디까지 수위를 높일 거냐 하는 계획홍수위를 반드시 설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그 수위에 도달했을 때 양쪽 제방에 가해지는 수압을 전부 계산을 하죠. 계산을 해서 거기에 맞도록 제방 높이, 그다음에 폭, 그다음에 다리, 시설물을 전부 하게 돼 있습니다. 한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둑이 넘쳤잖아요.

[조원철]
넘친 게 아니고 부서졌죠. 아까 제방이 무너지는 방법 중에 하나가 아까 처음에는 넘쳐서 부서지는 방법이 있는데 이번 경우에 보면 하천 제방 안에 콘크리트 시설물이 들어 있어요. 그러면 콘크리트와 흙은 성질이 전혀 다릅니다. 그러면 콘크리트 표면으로, 속으로 물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래서 무너져요. 지금까지 수없이 제방이 무너진 곳에 가보면요.

그러면 이번에 거기도 4대강 사업한 지 몇 년 됐습니까. 한 7~8년 됐잖아요. 그러면 이 관리 책임이 누구입니까. 4대강 사업 구역 안이라고 하면 수자원공사가 관리를 해야 되지만 하천 제방은 근본적으로 국토부, 부산지방관리청에서, 낙동강의 경우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서 관리를 해 줘야 되거든요. 관리라고 하는 것은 맨 먼저 가서 육안으로 봅니다. 육안으로 봐서 제방이 약하다, 좁다. 이렇게 일부 무너진 게 있으면 가서 보강을 해야죠. 그런데 지난 한 4~5년간 그런 걸 한 적이 있는지 한번 물어보세요.

[앵커]
그 말씀은 그러니까 관리가 잘못됐던 것이지 4대강 사업 자체가 문제였던 건 아니다.

[조원철]
저는 아니라고 분명히 이야기합니다.

[앵커]
어쨌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될 것 같아요.

[조원철]
글쎄요. 정치적으로 계속 논란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하천이 3896개가 등록된 이름이 있는데 그 특성을 저희는 일일이 우리 은사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저희 제자들, 후배들이 다 계속해서 그런 걸 지켜보면서 분석을 하는데 우리나라 하천은 유럽의 하천하고는 다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하천이 특성이 다 달라요. 그러면 거기에 맞게 시설을 해야 됩니다. 시설 한다고 하면 환경 파괴라고 하는데 그건 아닙니다. 변형을 시켜서 사람도 사람이 필요한 모든 시설도 안전하게 유지관리할 수 있도록 해 줘야 되고 홍수도 막아야 되고 이번에 홍수 막은 효과는 분명히 있거든요. 16개에서 안 막아줬으면, 예를 들어서 낙동강 같은 경우에 부산 경남에 물이 다 모였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건 분명히 있고.

그다음에 평상시에는 물 공급을 해야 되거든요. 기후변화로 인해서 앞으로 물이 모자라면 물 개발하는 데는 최소한 10년이 걸립니다. 그걸 누가 책임질 거예요. 그때는 반대하시던 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안 나타납니다.

[앵커]
어쨌든 물난리 중입니다마는 4대강 효과를 놓고 지금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말이죠.

[조원철]
쓸데없는 논란인 것 같아요.

[앵커]
어쨌든 홍수 예방 효과, 이것만 가지고도 여야가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중이어서 여기서 확정적인 결론을 내기에는 조금 힘든 상황입니다.

[조원철]
그러나 한마디만 제가 말씀드릴게요. 감사원 마지막 감사한 것이 홍수예방 효과는 없다고 했지 않습니까?

[앵커]
2018년에 했었죠.

[조원철]
그건 있을 수 없는 결론입니다. 있을 수 없는 결론이고 누가 어떻게 계산했는지는 짐작만 할 뿐이지, 그건 계산도 안 하고 그냥 다른 생각으로 판단한 거죠. 그건 말이 안 되는 얘기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글쎄요, 논란이 될 수 있는 얘기라서 조원철 교수님의 개인 의견이라고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2018년에 있었던 감사원 감사에서는 홍수 예방 효과가 제로라고 했었거든요. 어쨌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좀 더 연구를 해 봐야 될 것 같고. 문재인 대통령도 4대강 효과를 이번에 검증해 봐라, 이렇게 얘기했거든요.

[조원철]
대통령께서 아주 진짜 적절한 지시를 하신 것 같아요.

[앵커]
알겠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국립방재연구소장을 지낸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조원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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