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확진 퇴원 지침..."말뿐인 일상 회복"

무증상 확진 퇴원 지침..."말뿐인 일상 회복"

2020.07.19. 오후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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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5살배기 둘째 아들 코로나19 확진
"10일 넘게 무증상…양성이었지만 지침에 따라 퇴원"
퇴원한 아이는 ’집콕’ 신세…"사람들 만나지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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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해제 기준을 완화하면서 확진자라도 무증상이거나 유증상이라도 호전 기미가 있으면 퇴원할 수 있도록 했죠.

그런데 정작 퇴원한 확진자들은 일상 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바뀐 지침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호소합니다.

김다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아이 셋을 키우는 서주현 씨 부부.

지난 5월 말, 5살배기 둘째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아이와 함께 서 씨도 보호자로 격리병동에 들어갔습니다.

확진 뒤 열흘이 지나도 아무런 증상이 없자, 병원에선 음성 판정을 받지 않아도 퇴원할 수 있다는 정부 지침에 따라 퇴원 통보를 했습니다.

격리해제 기준이 완화되면서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온 아이와 식구들은 어떻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접촉자로 분류된 서 씨는 자가격리 2주를 마치고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무증상 양성이었던 아이는 퇴원하고도 한 달 가까이 '집콕' 신세입니다.

행여 사람을 마주칠까 집 앞 놀이터에도 해가 떨어진 뒤 잠시 다녀올 뿐입니다.

여전히 확진자로 보는 시선 때문입니다.

[서주현(가명) / 격리해제 아들 부모 : 기존에 음성 판정을 받고 나온 게 아니라서 불안하시니까 이 아이가 더는 전파력이 없다는 걸 어떻게 증명할 건지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시니까…. 내가 데리고 있는 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하는 거죠.]

다른 식구들까지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졌습니다.

남편은 아이가 음성 판정을 받을 때까지 회사에 출근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고, 첫째 아이도 다니던 돌봄센터를 한동안 가지 못했습니다.

[서주현(가명) / 격리해제 아들 부모 : 사실 처음에 나와서 들었던 생각은 내가 이럴 거면 애를 데리고 뭐하러 나왔지 이런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어요. 이미 격리가 끝나서 일상생활을 하는 가족에게 피해를 주는 거기 때문에….]

방역 당국이 병상 확보를 위해 증상이 호전되거나 무증상을 유지하는 환자는 격리 해제할 수 있다고 발표한 지난달 25일을 기점으로, 격리해제자는 큰 폭으로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 씨 가족처럼 일상으로 복귀할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환자로서의 격리는 끝나도,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격리가 다시 이어지는 상황인 겁니다.

전문가들은 일률적으로 지침을 적용하기보다 영유아나 노인 등 고위험군은 격리 해제를 늦추는 등 상황에 따른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김우주 /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단순히 격리해제 기준에 따라서 기계적으로 판단해서 해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죠. 유치원이나 요양원에서 근무하거나 복귀해야 하는 경우에 엄격하게 검사를 확실히 해서….]

이에 대해 방역 당국은 격리해제 기준을 다시 변경하기는 어렵지만,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를 거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김다연[kimdy081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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