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호소인' 호칭 논란...안희정·오거돈 때는 '피해자'

'피해 호소인' 호칭 논란...안희정·오거돈 때는 '피해자'

2020.07.16. 오후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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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호소인’ 논란…안희정·오거돈 때는 ’피해자’
여권 의원, ’피해 호소인’ 표현 쓰며 잇따라 사과
안희정·오거돈 사태 땐 ’피해자’…표현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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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여권과 서울시는 공식 사과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박 시장을 고소한 전 비서를 '피해자'가 아닌 '피해 호소인'으로 표현해 논란입니다.

유독 박 시장 사태에서만 표현이 달라서 2차 가해라는 비판이 거셉니다.

김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고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잇따라 사과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하지만 유독 '피해자'라는 단어는 쓰지 않았습니다.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 피해 호소인께서 겪으시는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남인순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성추행 피해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상심했을 국민과 피해 호소인, 여성인권 위해 노력하는 단체에….]

이낙연 의원은 SNS에서 '피해 고소인'이라는 표현을 썼고,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들은 단체 입장문에 '피해 호소 여성'으로 지칭했습니다.

사과와 함께 진상규명 입장문을 발표한 서울시도 비슷한 표현을 썼습니다.

[황인식 / 서울시 대변인 : 서울시는 여성단체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를 호소한 직원의 고통과 아픔에….]

과거 다른 성범죄 사건 때와 비교하면 표현과 태도가 달라진 겁니다.

지난 2018년 안희정 전 충남지사 비서 김지은 씨의 성폭행 피해 인터뷰 직후, 민주당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피해자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추미애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2018년 3월) : 당 대표로서 피해자와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서지현 검사의 미투 폭로와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태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권미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8년 1월) : 서지현 검사의 성폭력 피해 드러내기를 응원하며 용기 있는 피해자들이 좌절하지 않고 함께 하기 위해….]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4월) :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을 저질러 사퇴하게 된 것에 대해서 피해자분과 부산시민,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비판이 일자 민주당은 자기방어를 할 가해자가 없기 때문에 표현이 달라졌다고 했고, 서울시는 공식적으로 시에 피해를 접수하면 용어를 바꾸겠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피해 여성을 '피해 호소인'으로 부르는 건 2차 가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는 등 여권과 서울시의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거센 비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YTN 김지환[kimjh070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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