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막으랴 방역 빈틈 메우랴"...소형 교회들 '이중고'

"재정난 막으랴 방역 빈틈 메우랴"...소형 교회들 '이중고'

2020.07.14. 오전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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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소형 교회 재정난 직면
의무 방역 수칙도 적용 어려워…"법 지켜야 하지만 부담"
신도 100명 이하 소형교회 약 6만4천 곳…전국 교회 60%
지자체 "소형교회 위한 지원책만 따로 마련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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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교회 발 감염이 잇따르면서 최근 정부가 전국 교회에 방역 수칙을 의무적으로 준수하라고 밝혔는데요.

소형 교회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이미 재정난에 직면한 마당에, 방역 수칙까지 준수하느라 이중고에 빠졌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홍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신도가 30명인 교회를 이끄는 목사 양승일 씨는 요즘 평일 예배를 혼자 진행합니다.

일요 예배에도 9명만 참석했습니다.

지난 3월부터 중단했던 현장 예배를 지난달 재개했는데, 신도가 줄어든 겁니다.

[양승일 / 상암동열린교회 목사 : '코로나 때문에 못 온다', 집에서도 '코로나 끝난 다음에 가라'고….]

지역 교회 연합에서 주는 지원금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속에 재정난이 언제나 해결될지 막막합니다.

[양승일 / 상암동열린교회 목사 : 작은 교회는 더 타격을 많이 입죠. 완전히 (신도들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안 나오니까….]

전국 교회에 의무화된 방역 수칙도 소형 교회엔 또 다른 부담입니다.

교회 예배당입니다.

코로나19 확산 전에는 100명 넘는 교인들이 빽빽이 들어찼지만, 지금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기 위해 10명 정도만 앉을 수 있습니다.

현장 예배에 나온 교인들이 많을 땐 돌려보내야 하는 상황인 겁니다.

QR코드는커녕 명부 작성조차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이 교회는 노숙인과 홀몸노인을 위한 예배를 주로 하는데, 휴대전화나 신분증이 없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기종 / 명동 생명의샘교회 목사 : 그분들이 (신분증이) 없다고 해서 딱 끊기가 목사로서 어려운 거죠. 이런 문제를 고민 중인 거죠.]

소형 교회는 전체 교회의 60% 정도로, 전국 6만4천 곳에 달합니다.

지자체나 방역 당국은 소형교회에 대한 지원책만 따로 마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시청 관계자 : 휴대전화는 요즘 웬만한 분들 다 가지고 있잖아요. 아직 거기까지는 구체적 계획은 없고요.]

따라서 재정과 방역 측면에서 안정된 대형교회가 소형교회에 재정적, 기술적 지원을 하는 일각의 교류를 개신교 전반으로 넓혀가는 게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YTN 홍민기[hongmg122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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