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학비는 여전한데...'온라인 수업 부실·부정행위'에 얼룩진 대학가

비싼 학비는 여전한데...'온라인 수업 부실·부정행위'에 얼룩진 대학가

2020.07.11. 오전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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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대학가에 대면 수업이 사라지면서 학생들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비싼 학비는 여전한데, 온라인 수업은 부실하고 비대면으로 치러지는 시험에서 부정행위가 잇따르면서 공정 경쟁마저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박희재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한양대학교로 가는 길에는 '혈서'를 볼 수 있습니다.

'대면시험 반대'라는 빨간 글씨가 적혀있는데요.

어떤 배경으로 부착한 건지 직접 쓴 학생을 만나 질문해봤습니다.

가장 먼저 꺼낸 한마디는 '방역 불안'이었습니다.

대면 수업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되니 원격 강의와 시험으로 전면 전환하자고 요구했는데, 학교 측이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혈서까지 쓴 건 학교 측의 독단적인 태도 때문이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A 씨 / '대면강의 반대' 혈서 작성자 : 학생들이 주장하는 방역에 대한 우려 등등이 여럿 겹치면서 학교에 소통을 요구했어요. 근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자 지난 3월 온라인 개강 방침을 정한 대학들.

정작 수업 내용은 부실하기 짝이 없습니다.

수업권이 침해된 만큼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대면 수업을 일부 재개한 곳도 있지만, 현장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불안은 여전히 큽니다.

[김수로 / 한양대 음악대학 : 악기나 성악 같은 경우 폐가 한번 손상되면 음악 인생에 대해 큰 해가 될뿐더러, 자기의 미래 음악생활까지도 위협받기 때문에….]

학기 내내 학생들의 발길이 뜸했던 캠퍼스는 등록금 환불을 요구하는 농성장으로 변했습니다.

[최인성 / 경희대 총학생회장 : 우리나라에서 대학 교육받으려면 비용이 많이 들잖아요. 교육적 책임과 동시에 교육에 대한 제반 비용을 (등록금) 반환의 이유로 생각하고 있고요.]

곪아가는 상처는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가 알려지며 터졌습니다.

취업과 직접 관련이 있는 성적마저 믿기 힘들어지자 학생들이 들고일어난 겁니다.

[오희아 /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 : 사람들이 각자 다 같이 모여서 답을 의논해서 적을 수도 있는 거고, 검색을 통해서 답을 쓸 수도 있는 거고 한데….]

답답한 건 소통의 부재입니다.

일부 대학에선 등록금 일부 면제 대책을 내놨지만, 대부분은 강화된 방역과 원격 수업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비용이 들었다며 난색을 보입니다.

총장의 발언을 몰래 녹음해 공개하며 학교와 학생들 간 갈등이 격화되기도 했습니다.

[김우승 / 한양대 총장 : 시험 보는 당일 마스크 끼면 의사 선생님 말씀은 그 안에서 확진자가 생기진 않는 거죠. 사후에 생길 순 있지만….]

이른바 '코로나 학기'의 종강을 앞두고 학교의 태도 변화와 소통을 촉구하며 연일 시위가 벌어지는 대학은 서울에서만 열 곳이 넘습니다.

학생들의 수업권과 감염 불안을 해소할 근본적인 대안이 없다면 가을 학기에도 갈등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박희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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