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은 말렸다"...'폭행 시인' 팀 닥터 수상한 진술서

"감독은 말렸다"...'폭행 시인' 팀 닥터 수상한 진술서

2020.07.08. 오후 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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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처방사, 최숙현 사망 사흘 전 체육회에 연락
조사 대상 아닌데 ’폭행 인정’ 자필 진술서 제출
안 씨, 폭행 혐의 부인하는 감독 옹호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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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 최숙현 선수를 극단으로 몬 가해자 가운데 한 명인 '팀 닥터', 정확히는 운동처방사죠.

운동처방사 안 모 씨가 체육회에 자필 진술서를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안 씨는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술을 먹고 저지른 일이라며 감독은 본인 때문에 누명을 썼다고 변명했습니다.

엄윤주 기자입니다.

[기자]
고 최숙현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사흘 전.

'팀 닥터'로 불린 운동처방사 안 모 씨는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 조사관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조사 대상도 아닌데 굳이 먼저 연락해 폭행을 인정한다는 자필 진술서를 제출했습니다.

진술서에서 안 씨는 술에 취해 최숙현 선수의 뺨을 손으로 수차례 때린 것은 기억이 난다며 폭행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먹은 술에 취기가 올라 폭행의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안 씨는 특히, 폭행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김규봉 감독을 감싸는 데 주력했습니다.

폭행 당시 김규봉 감독은 뒤에서 말리기만 했다며 아무런 죄가 없고, 오히려 선수들 앞에서 자신의 체면을 생각해 준 것에 감사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 때문에 누명을 쓴 감독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얼굴을 들 수도 없을 만큼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호소했습니다.

지난 4월 고 최숙현 선수가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폭행과 폭언을 신고할 당시 안 씨는 가해자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체육회가 조사를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갑자기 감독을 옹호하며 폭행 사실을 인정한 안 씨의 의도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전·현직 경주시청 선수들은 안 씨 혼자만의 범행으로 몰아가려는 시도로 해석합니다.

[철인 3종 선수 : 저희 입장에서는 팀 닥터보다는 감독이랑 장윤정, 그 둘이 핵심이에요. 그 둘이 어떤 식으로 팀 닥터한테 다 뒤집어씌우려고. 안 맞은 선수를 찾는 게 더 빠르다 이런 말이 있을 정도로 (감독한테 맞았어요.)]

경주시체육회는 폭행을 인정한 안 씨를 성추행과 폭행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YTN 엄윤주[eomyj101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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