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삼성 이재용 부회장 영장 기각...검찰 무리한 기소? 봐주기 기소?

[뉴있저] 삼성 이재용 부회장 영장 기각...검찰 무리한 기소? 봐주기 기소?

2020.06.09. 오후 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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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 출연 : 양지열 /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검찰이 청구한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검찰 수사는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매주 화요일 이 시간, 시사파일 코너를 책임질 양지열 변호사와 함께 얘기를 더 나누어 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영장이 기각됐습니다. 기각될 거라고 예측은 하셨죠?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양지열]
저는 발부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앵커]
먼저 홍성욱 기자의 자세한 리포트를 들어보고 얘기를 나누도록 하죠.

[기자]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검찰의 첫 공식 반응은 '아쉽다' 였습니다.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이라는 사안의 중대성과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 등을 비춰 볼 때 법원 판단을 수긍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다만 영장심사 결과와 무관하게 향후 수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원칙적인 입장도 덧붙였습니다.

검찰 수사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지만, 검찰 내부적으로는 법원 판단을 긍정적 의미로도 해석하고 있습니다.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인정되지 않아 영장이 기각됐을 뿐, 법원이 기본적 사실관계가 소명됐다고 밝힌 건 범죄 혐의를 어느 정도 인정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대검 관계자는 혐의를 다툰다거나 소명이 부족하다는 표현 없이 기본적 사실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힌 건 범죄 혐의가 소명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밝혔습니다.

[김경진 / 변호사 : 어차피 재판에 갈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 있는 거고. 혐의 인정 가능성도 영장판사가 명시적으로 얘기는 안 했지만, 상당히 있다는 함의가 들어있지 않나 그렇게 보입니다.]

영장 기각 사유에서 재판을 통해 피의자들의 책임 정도를 결정하라고 판단한 만큼 검찰이 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는 향후 재판 진행 등을 염두에 두고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에 대한이재용 부회장의 관여와 지시 여부를 입증하는 데 집중될 전망입니다.

이 부회장은 영장심사에서경영권 승계 작업과 관련한 내용은 알지 못하고 불법적인 내용을 지시하거나 관여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직접 항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지성 전 부회장과 김종중 전 사장의 구속영장도 기각된 만큼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등 경영권 승계 작업 자체의 불법성을 입증하기 위한 보강 수사도 불가피합니다.

최 전 부회장과 김 전 사장 역시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과정들은 경영적 판단일 뿐 범죄 혐의는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속영장 심사를 통해 삼성 측의 방어 전략을 파악한 검찰은이들의 주장을 무력화할 증거 확보에 수사 초점을 맞출 전망입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은 법원에서 쓰는 용어들은 좀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어느 정도 혐의에 대해서는 소명이 됐으나 영장을 굳이 발부할 필요는 없겠다. 또는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이 됐으나. 이게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겁니까?

[양지열]
사실 기본적 사실관계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번 영장을 기각하면서는. 그런데 영장이 발부된 사안들을 자세히 보시면 대부분 범죄혐의가 소명됐다거나 혐의 사실이 소명됐다는 식으로 쓰지 기본적 사실관계라고 얘기하지는 않습니다. 차이가 나죠.

사실 그래서 삼성 측에서는 이게 우리 형사책임이 있다 없다를 판단한 게 아니다라고 얘기하는데 사실 저 말은 저도 삼성 측의 입장이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게 거칠게 비교를 하면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게 사람이 저잣거리에서 싸움을 하고 하는 것도 그렇고 이종격투기 선수들이 싸우는 것도 그렇고 사실관계는 같습니다. 그런데 한쪽은 폭행인 거고 한쪽은 스포츠입니다.

[앵커]
주먹이 날아가서 싸운 사실관계는 같죠.

[양지열]
그런데 한쪽은 분명히 불법이고 한쪽은 정당한 경기인 겁니다. 이 판사의 기본적 사실관계가 소명됐다고 하는 것은 거기에 가치판단이 들어간 게 아닌 겁니다. 그러니까 삼성이 당시에 주가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과의 주가를 어느 정도 조정하기 위해서 삼성은 그게 경영상 필요한 일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검찰은 그게 불법적인 주가 조작이라고 보고 있고. 하지만 하기 위해서 뭔가 작업을 했다는 것 자체는 다 소명이 됐는데. 그리고 장부 역시 그 작업 이후에 장부에 뭔가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회계장부를 고친 것은 맞는데 그것에 대해서 삼성은 국제적 기준에 맞다라고 하고 검찰은 이게 주가조작했다는 모순관계를 바로잡기 위해서 일부러 고의적으로 회계장부를 조작한 거라고 보고 있는데 그런 가치 판단을 배제한 기초 사실관계는 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다 증거로도 입증이 된다. 하지만 이게 범죄가 되는지 여부는 재판에 가서 따져봐라.

[앵커]
본재판에 가서 알아봐라?

[양지열]
그렇게 해석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앵커]
다만 감옥에 꼭 데려다놓고서 재판을 진행할 필요는 없겠다. 이렇게 봤다?

[양지열]
그렇죠. 구속을 한다라는 것은 보통 혐의사실이 범죄사실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끝까지 부인을 하게 될 경우에는 이렇게 부인하고 있고 직위도 삼성의 부회장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남은 진술들. 예를 들어서 검찰에 참고인으로 나가서 진술한 부분들도 뒤집을 수가 있구나. 이런 식의 판단을 할 텐데 범죄사실이라는 부분들이 소명되지 않는다라고 판단을 한다면 그런 이유로 해서 구속을 시키기에는 방어권 보장 측면에 너무 어긋나는 거고요.

물론 이것은 검찰 측에서는 이렇게 보지는 않고 검찰 측에서는 여전히 평소와 마찬가지로 위법성까지 어느 정도 인정한 것이다라는 입장입니다마는 제가 봤을 때는 굳이 기본적 사실관계라는 표현을 쓴 걸로 봐서는 삼성 측의 입장이 어느 정도 이 부분은 맞아 보입니다.

[앵커]
저 말 외웠다가 저도 자주 써먹어봐야 될 것 같습니다. 기본적 사실관계는 알겠는데요. 그런데 검찰 입장에서는 보고하고 이재용 부회장이 지시하고 한 그런 정황이 확실하게 들어 있는 문건도 있다. 자신 있다고 했거든요.

[양지열]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그 당시에 저는 그 영장전담판사의 판단에 대해서 한 가지 이의를 제기하고 싶은 부분은 뭐냐 하면 그러면 그 당시의 삼성물산하고 제일모직은 왜 합병을 해야 했을까요? 무엇 때문에 합병을 해야 했을까요.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 합병을 한 게 아닌가. 그러니까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전제 부분을 빠뜨린 게 아닌가.

그러니까 경영권 승계가 현안이었다는 부분은 사실 이 사건과 별개의 국정농단 사건에서 대법원에서도 인정을 한 사안 아니겠습니까? 경영권 승계가 필요했다라는 걸 전제로 깔고 본다면 단순하게 기본적 사실관계 사실에 그치지 않고 이것은 뭔가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쪽에 오히려 더 심증이 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말씀하신 것처럼 보고가 이루어졌다, 안 이루어졌다.

이런 부분들이 훨씬 중요해지는데 그렇지 않고 딱 그것만 놓고 사안을 놓고 봤었을 때는 이게 어떤 불법성이 있는지가 아직은 판단하기 이르다고 했기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뿐만 아니라 최재성 당시 미래전략실장이라든가 아니면 김종중 팀장도 이 사람들이 한 행동조차도 범죄인지 아닌지 아직 모르겠다고 한 겁니다.

[앵커]
모두 기각됐으니까. 그런데 서민들이 그동안 또는 저렇게 대단한 사람들이 아닌 사람들의 어떤 범죄와 관련해서 구속된 것들하고 나란히 놓고 보면 삼성물산이라는 기업을 비롯해서 국민연금 엄청난 덩치들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거기에 투자한 사람,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권리가 손실을 보고 하는 건데도 이게 과연 정말 라면 몇 봉 훔쳐도 자칫하면 입건되고 구속되는 판에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워합니다.

[양지열]
많은 분들이 그렇게 심증적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분들이 계시겠죠.

[앵커]
그래서 이런 말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법은 만인한테 평등하다는 게 딱 1만 명, 대기업에 있는 1만 명들한테만 이런 얘기까지 나오는데 글쎄요, 그렇게까지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러면 앞으로 검찰수사에 대한 어떤 심의위원회까지 열리고. 불구속기소로 갔으면 검찰의 수사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양지열]
검찰이 추가적으로 수사를 해서 덧붙일 부분들은 오히려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그때 당시에 그런 행동들이 이재용 부회장이 꼭 했어야만 하는 이유가 뭔가라는 부분들의 어떤 원인, 동기 이런 부분들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필요해 보이고요. 그런 기초적인 어떤 수사자료 같은 것은 아마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영장전담판사 물리적으로도 공소장 자체가 150쪽에 증거기록은 20만 페이지에 이른다고 하는데 그것을 하루 새 검토한다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고 또 그 부분이 아마 8시간 반이라고 하는 긴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과 경찰이 격론을 벌이는 과정에서도 크게 부각은 안 되지 않았을까. 어쩌면 검찰 측에서는 이건 너무 당연한 전제로 두고 시작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앵커]
아무튼 구속에 대한 심사가 벌어지고 있고 그 벌어지기 직전부터 이재용 부회장이 없으면 삼성이 흔들리고 삼성이 흔들리면 나라 경제가 흔들리고라는 기사가 막 쏟아져 나왔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양지열]
저는 경제 전문가는 아닙니다마는 그 두 개를 왜 등치를 시키는지는 좀 이해가 안 갑니다. 왜 더더군다나 법률적인 면을 말씀드릴 수 있는 게 국정농단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유죄 판단을 받았던 부분들은 뭐냐 하면 회삿돈을 빼돌려서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서 뇌물을 줬다는 겁니다. 삼성 피해자입니다. 이 사건 같은 경우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주들이 일부는 피해를 봤다고, 물론 이 부분도 아직 까지 확정된 것은 없지만 여전히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장부상 이익이 개인적으로는 4조 5000억을 얻었다. 아니면 8조가량의 삼성 경영권 이득을 얻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삼성이 왜 위기에 빠졌을까요? 이재용 부회장이 위기에 빠졌다는 것은 맞는 얘기입니다마는 이재용 부회장의 위기가 곧 삼성으로 이어지는 것인지는 저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이제 삼성은 본 재판에 가서 나름대로 이재용 부회장을 끝까지 지켜야 되는데 삼성 측은 어떻게 대응할까요?

[양지열]
지금 일단은 성공적인 방어를 했다고 자체 평가를 하고 있을 것이고요. 그러면 사실 구속이 안 됐기 때문에 어찌 보면 검찰 입장에서도 이걸 서둘러 재판을 넘기거나 서둘러 재판을 진행할 이유도 없습니다. 시간을 충분하게 두고 삼성 입장에서 방어 전략들을 세워나갈 수가 있게 된 겁니다, 사실. 6개월이라는 구속기간 제한이 없어졌기 때문에 재판이 1심, 2심, 대법원까지 언제 어떻게 끝날지 모르는 그런 상황에 들어가버린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국민들은 그래도 사법정의라는 것에 대해서 지금 갸우뚱갸우뚱하면서 지켜보고 있는데 재판은 또 한번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봐가면서 얘기를 나누어야 할 것 같습니다. 변호사님, 고맙습니다.

[양지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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