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집 후원금 논란...어디에 썼나?

나눔의 집 후원금 논란...어디에 썼나?

2020.05.20. 오후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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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계좌로 후원금 받아…70억 가까이 현금 쌓여
할머니들 시설 위한 지출은 지난해 6천4백만 원
후원 쌀 중앙승가대학 보냈다가 쌀값 입금받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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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의기억연대에 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또 다른 생활시설인 '나눔의 집'에서도 후원금 논란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규정을 위반해 법인 계좌로 후원금을 받고, 스님 책 구입 등 엉뚱한 데에 후원금을 쓰기도 했습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위안부 피해 할머니 6명이 사는 '나눔의 집'은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 조계종 나눔의집'이 1992년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법인 계좌를 통해 후원금을 받아왔습니다.

문제는 기부금품법에 따른 등록이 안 돼 있어 사용 내역 감시가 전혀 되지 않는 점입니다.

현행법상 기부금품을 모집하려는 사람은 모집·사용계획서를 작성해 등록해야 합니다.

[류광옥 / 변호사(나눔의 집 직원 측 법률대리인) : 그 법이 정하고 있는 목적 내의 사용, 사용 내역에 관한 보고, 감독청의 감독 이런 것들을 모두 피해갈 수 있었던 거예요.]

이 법인 계좌에는 지난해에만 후원금 26억 원이 들어오는 등 70억 원 가까운 현금이 쌓여 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들을 위해 쓰인 돈은 6천4백만 원에 불과합니다.

실제 계좌 지출 내역을 보면 후원금이 엉뚱한 데 쓰인 흔적이 곳곳에 드러납니다.

먼저 지난 2015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월주 스님 건강보험료 가운데 80%가 넘는 620만 원이 나눔의 집 후원금에서 빠져나갔습니다.

지난 2016년에는 월주 스님 책 구입 명목으로 후원금 100만 원이 쓰였습니다.

조계종 영화사 주지인 월주 스님은 나눔의 집 운영 법인의 대표이사입니다.

국민이 후원한 쌀을 조계종 종립 중앙승가대학과 동문회에 보냈다가 동문회 쪽이 쌀값 700만 원을 법인 계좌로 입금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나눔의 집 측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기부금품법 위반 소지는 인지하지 못했고, 시설 계좌 없이 법인 계좌만 사용해온 데 대해서는 직원 두세 명으로 관리가 어려워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용 방식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건강보험료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와 모두 반납했고, 쌀은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버리기 아까워 보낸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런저런 해명이 나오고는 있지만, 경찰이 수사에 나선 데다 후원금을 부적절하게 쓴 정황이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YTN 강희경[kangh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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