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동복 대신 하복...80일 만에 열린 교문

[앵커리포트] 동복 대신 하복...80일 만에 열린 교문

2020.05.20. 오후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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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고3 학생들의 등교 모습입니다.

2020학년도 1학기 첫 등교인데, 반 팔 여름 교복을 입은 모습이 눈에 띕니다.

평년 같으면 3월 꽃샘 추위에 겨울 교복을 입고 첫 등교를 했을 텐데,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80일이 지난 5월 중순에야 교문이 열렸습니다.

그동안 등교는 5차례나 미뤄졌습니다.

먼저 2월 23일, 누적 확진자가 500명을 넘어서던 때 정부는 감염병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반영해 등교가 1주일 연기됐습니다.

그리고 3월 2일, 교육부는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의 개학을 2주 더 연기하겠다고 발표했고 사상 초유의 '3주 연기'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코로나19 확산세는 꺾일 줄 몰랐습니다.

유은혜 부총리는 밀집도 높은 학교 내에서 감염이 발생할 경우 가정과 사회까지 퍼질 위험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개학을 추가 연기한다고 밝혔습니다.

마냥 개학을 미룰 수만은 없는 상황에서 교육부가 꺼낸 카드는 '온라인 개학'이었습니다.

원격수업 준비를 위해 4월 6일에서 9일 이후로 개학을 한 차례 더 미뤘습니다.

네 번째 개학 연기였습니다.

'4월 개학'도 '온라인 개학'도 모두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5월 들어 일일 확진자 수가 한자리 수로 떨어지면서 교육부는 13일부터 고3 학생을 시작으로 순차적 등교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등교를 일주일 앞두고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잦아드는 했던 감염의 불씨가 다시 타올랐습니다.

결국 교육부는 다시 한 번 등교일을 조정하며 각급 학교의 등교 날짜는 1주일씩 순연됐습니다.

다섯 번째 연기 끝에 오늘 마침내 고3 등교가 이뤄졌습니다.

지금 학생들은 점심 식사를 마친 뒤 오후 수업에 들어갔을 시간인데요.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보겠습니다.

김다연 기자!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입니다, 지금 학교 상황 전해주시죠.

[기자]
지금은 5교시 수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조금 전 이곳 급식실에서 식사를 마쳤습니다.

급식실 안에서도 거리 두기는 이어졌는데요,

테이블을 보시면 이렇게 색깔이 다른 스티커 두 개가 붙여져 있는데,

6명이 정원인 테이블에 두 명만 앉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학교 측은 투명 가림막을 설치할까도 했지만, 이 가림막이 오히려 오염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아예 마주 보지 않고 한 방향으로만 식사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고3 학생 190명이 한 번에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학급별 식사 시간을 달리했습니다.

실제로 5분 마다 학급별 식사 시작을 알리는 방송이 나왔는데요,

급식실을 나설 때도 출구와 계단 한 곳만 이용할 수 있게 동선을 유도했습니다.

일단 점심시간까지 의심 증상을 보인 학생은 없었습니다.

다만 등교 전, 자가진단으로 증상이 있다고 밝힌 4명만 학교에 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오늘 수업은 7교시, 그러니까 오후 4시까지 진행됩니다.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과 후 수업과 야간자율학습, 저녁 제공 등은 당분간 하지 않습니다.

일부 학교는 대면과 온라인 수업을 반반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3 학생이 4백 명이 넘어 거리 두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에서인데, 이렇게 학교 저마다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학생이 몰릴 수밖에 없는 이동 시간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선택형 교육과정, 그러니까 학생들이 과목별로 수업 공간을 찾아다니는 수업이 진행되는 만큼, 쉬는 시간도 고비라는 건데,

학생들에게 늘 1, 2m 이상 거리를 두도록 하고 있지만, 인력 문제도 있어 수업시간 외에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내일은 올해 첫 수능 모의평가라고 볼 수 있는 학력평가가 치러집니다.

전국 학교 1,835곳에서 참여합니다.

애초 지난달 8일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등교 연기로 덩달아 밀린 건데요,

등교 수업이 재개되면서 시험 일정 등도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확진자 발생 등의 이유로 등교가 중지된 상황입니다,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잘 지키려는 학교 구성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서울 신현고등학교 앞에서 YTN 김다연[kimdy081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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