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직자들 11년 만에 출근..."여러분 덕분입니다"

쌍용차 해직자들 11년 만에 출근..."여러분 덕분입니다"

2020.05.04. 오후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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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해고 노동자 35명, 11년 만에 복직
"잘 돌아왔다" 환호·포옹에 웃음꽃 만발
해직자 대부분 이미 복직…12명은 휴직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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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09년, 쌍용자동차 파업 당시 해고돼 마지막까지 복직하지 못했던 노동자 35명이 오늘 10년 11개월 만에 일터로 돌아왔습니다.

노동자들은 오랫동안 응원하고 지지해준 시민과 동료들 덕분이라며 감사를 전했습니다.

기쁨과 설렘, 새로운 다짐이 담긴 출근길 모습, 부장원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기자]
어스름한 새벽,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서른다섯 명이 하나둘 공장에 도착합니다.

무려 11년 만의 출근길.

설렘에 밤을 꼬박 지새우고 달려온 이들을 동료들이 환호와 포옹으로 맞이하고, 흰머리가 희끗희끗해진 노동자들은 갓 입사한 신입사원처럼 환한 웃음꽃을 피웁니다.

[쌍용차 해직 노동자들 : 여러분 덕분입니다! (여러분 덕분입니다!) 11년 만에 출근합니다! (11년 만에 출근합니다!)]

지난 2009년 일터에서 쫓겨난 뒤 함께 해고됐던 동료들은 대부분 복직했고, 마지막까지 남겨졌던 건 모두 47명.

개인 사정으로 휴직을 연장한 12명을 뺀 나머지 35명이 이번에 일터로 돌아온 겁니다.

[한상균 / 前 민주노총 위원장 : 오늘 아내가 출근하는 뒷모습을 보고, '11년 만에 당신의 일상을 찾는 뒷모습을 보고, 마음이 짠했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복직 투쟁을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수도 없이 차올랐지만, 그럴 때마다 손을 내밀어 준 시민과 동료들이 있었기에 버텨낼 수 있었다고 해직자들은 말합니다.

[조문경 /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 : 그동안 여러 단체, 또 많은 사람들이 연대해주고 그런 힘이 오늘에 이렇게 큰 힘이 됐다고 저는 감히 생각합니다.]

파업의 대가로 47억 원에 이르는 손해배상 청구서가 날아들었던 지난 2013년.

돈 갚는 데 쓰라며 아이들 태권도학원비 4만 7천 원을 편지에 담아 보내며 '노란 봉투의 기적'을 이끌었던 시민도 새 출발을 응원합니다.

[배춘환 / 시민단체 '손잡고' 대표 : 마지막으로 (회사에) 돌아가시는 분 뒷모습까지 꼭 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게 이뤄져서 너무 기뻐요. 한 사람 한 사람 힘을 합쳤을 때 오늘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을 본 게 너무 감격스럽고….]

복직자들은 앞으로 2개월간 교육을 받은 뒤 현장에 투입됩니다.

처음 만날 동료들과 새로운 작업환경까지 낯설고 두려운 것투성이지만,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먼저 다가가겠다고 다짐합니다.

[김득중 /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 그렇게 마음속에서, 손끝에서 떠나지 않았던 생산 라인이기 때문에 빠르게 적응하겠습니다. 그리고 먼저 공장 안 동료들에 대해서 손을 내밀고 함께 품질 좋은 차를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YTN 부장원[boojw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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