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쳐 모인 '박사방' 회원들...'대피소' 성행

헤쳐 모인 '박사방' 회원들...'대피소' 성행

2020.03.25. 오후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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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소’로 다시 모인 회원들…5천 명 모인 곳도
대피소 참여자, 영상물 사고팔고 피해자 조롱
경찰 추적 피해 새로운 대화방 주소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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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주빈은 구속되고 얼굴도 공개됐지만, 성 착취물을 퍼 나르는 텔레그램 대화방은 여전히 성행하고 있습니다.

참여자들은 이런 방들을 이른바 '대피소'라고 이름 지었는데, 말 그대로 경찰 수사망을 피해서 악행을 계속하는 겁니다.

텔레그램 본사가 협조하지 않은 이상, 이런 '대피소'를 막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김우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5천 명 넘게 참여하고 있는 텔레그램 대화방입니다.

이름은 '20번 대피소'입니다.

조주빈이 검거된 뒤 박사방 참여자들이 이런 방들로 헤쳐 모인 겁니다.

대화를 살펴봤습니다.

'n번방'과 '박사방'에서 만들고 퍼트린 성 착취 영상물을 사고팝니다.

피해 여성들을 조롱도 합니다.

심지어 영상물을 무료로 배포하겠다며 선착순 이벤트까지 벌입니다.

경찰에 잡히지 않을 새로운 방을 찾자며 다른 방으로 넘어갈 수 있는 주소까지 올라옵니다.

[김재수 (가명) / '박사방' 제보자 : 제가 속해 있는 것만 50여 개 되고요. 단속이 이뤄진다고 하니까 링크를 더 은밀히 숨겨버렸고요. 그래서 셀 수 없을 정도죠.]

조 씨와 와치맨 전 모 씨 등이 줄줄이 구속됐지만, 텔레그램 내 또 다른 '박사방'들은 여전히 활개를 치는 겁니다.

모두 보안이 좋다는 텔레그램 메신저를 악용하고 있습니다.

신원 기록이 남는 금전 거래가 없는 한 텔레그램 대화만으로는 신분이 특정될 수 없다고 확신하는 분위기입니다.

텔레그램 본사 측의 협조가 없는 이상 '대피소'와 같은 유사 n번방 생성을 막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임종인 / 고려대 정보보안과 교수 : 경찰의 자체 수사력으로는 텔레그램 본사의 협조가 없으면, 여기서 범인을 밝힌다든지 (대화방의) 실체를 밝힐 수가 없는 상황이고요.]

누리꾼들은 텔레그램 본사가 경찰 수사에 협조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회원 탈퇴 운동까지 벌이고 있지만, 텔레그램 측은 아직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YTN 김우준[kimwj022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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