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상대 소송 제기한 한화손해보험 사과 "소송 취하했다"

초등생 상대 소송 제기한 한화손해보험 사과 "소송 취하했다"

2020.03.25. 오후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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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상대 소송 제기한 한화손해보험 사과 "소송 취하했다"
사진 출처 = 한화손해보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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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손해보험이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초등학생을 상대로 구상금 변제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자 공식 사과하며 소송을 취하했다고 밝혔다.

25일 한화손해보험은 강성수 대표 이름으로 사과문을 내고 "최근 국민청원에 올라온 초등학생에 대한 소송 관련해 국민 여러분과 당사 계약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한화손해보험에 따르면 이 사고는 지난 2014년 6월 발생한 쌍방과실 교통사고다. 한화손해보험 계약자인 자동차 운전자와 초등학생 A 군의 아버지인 오토바이 운전자 간 사고였다. 이 사고로 A 군의 아버지는 사망했고, A 군 어머니는 사고 전 베트남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손해보험은 "당사는 사망보험금을 법정 비율에 따라 2015년 10월 미성년 자녀의 후견인(고모)에게 지급했다. 다만 A 군의 아버지가 무면허, 무보험 상태였기에 당시 사고로 부상한 제3의 피해자(차량 동승인)에게 당사는 손해 전부를 우선 배상했고 이미 지급한 보험금 중 오토바이 운전자 과실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구상금 변제를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즉 자동차 운전자의 보험사인 한화손해보험은 오토바이 운전자 유가족에게 사망 보험금을 지급했는데, 사망자 자녀인 A군 몫은 후견인인 고모에게 법정 비율만큼인 4천 100만원이 지급됐다. 행방을 알 수 없는 부인에게 지급되어야 할 5천만 원은 지급이 미뤄지고 있다.

이후 한화손해보험은 차량 동승인에게 줘야할 합의금 2천 7백여만 원을 미성년인 A군에게 청구했다. 이에 사실상 혼자인 A 군을 배려하지 못한 소송이라는 점, 부인 몫의 사망보험금이 미뤄지고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여론은 들끓었다.

한화손해보험은 "소송이 정당한 법적 절차였다고 하나, 소송에 앞서 소송 당사자의 가정 및 경제적 상황을 미리 당사가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고 법적 보호자 등을 찾는 노력이 부족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한화손해보험 측은 "회사는 소송을 취하했으며 향후에도 해당 미성년 자녀를 상대로 한 구상금 청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A 군 모친이 직접 청구를 하지 않는 이상 배우자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할 적절한 방법이 없어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언제라도 정당한 권리자가 청구하거나 법적 절차에 문제가 없는 방법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즉시 보험금을 지급할 것"이라며 "미성년 자녀가 성년이 되고 절차에 따라 정당한 권리를 취득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미성년 자녀에게 보험금이 지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손해보험은 "질책을 겸허히 수용해 회사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라며 "심려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리며 보다 나은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해당 구상금 청구 사건은 한문철 변호사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개하면서 비판에 직면했다.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고아가 된 초등학생에게 소송을 건 보험회사가 어디인지 밝혀달라"라며 청원도 올라왔다. 이 청원에는 하루 만인 25일 현재 16만 5천여 명이 동의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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