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마스크 '불량 필터' 주의보..."차단율 18%짜리도 거래"

단독 마스크 '불량 필터' 주의보..."차단율 18%짜리도 거래"

2020.03.12. 오후 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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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강려원 앵커
■ 출연 : 박희재 / 사회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마스크 대란에 이어서 핵심부자재인 MB필터까지 수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을 틈타서 불량 필터가 지금 시중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오염물질 차단율이 94%라고 해 놓고 실제로는 18%밖에 되지 않는 필터까지 있었습니다.

이 내용을 취재한 박희재 기자가 지금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지금 마스크 대란인 상황인데 가짜 필터를 유통하는 사람들이 있나 봐요. 어떻게 확인한 겁니까?

[기자]
먼저 필터 부족으로 열흘 넘게 공장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공장을 취재하던 와중에 공장 관계자가 이 사연을 털어놨습니다.

관계자가 마스크 대란으로 필터 수요가 폭증해 구하기 어렵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의 오랜 경력자도 처음 보는 MB필터 중개상들이 늘었다고 하는데 이들이 소위 말하는 필터 샘플을 가지고 와서 이렇게 물건을 거래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업주가 이 필터 샘플을 보고 물건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을 하면 이렇게 협상을 거쳐 대량으로 물건을 거래를 하고 있는 시기인데 이 가운데 불량 필터가 섞여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열흘 동안 들어온 필터 샘플이 모두 10 뭉치 정도 되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불량이었다고 공장 관계자가 털어놨습니다.

그래서 이 마스크 업계에 오래 몸담았던 관계자부터 실제로 중개상까지 어렵게 연락을 시도해서 이 내용을 취재하게 됐습니다.

[앵커]
필터는 사실 오염물질을 거르는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 불량 필터는 어떤 걸 의미하는 건가요?

[기자]
사실 불량 필터라는 말 자체는 저희가 취재 과정에서 전달하기 편하도록 임의로 정한 말인데요. 먼저 필터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자면 보건용 마스크의 핵심 부자재인 MB필터라는 게 있습니다.

[앵커]
보여주실래요? 마스크 안쪽에 있는 거네요.

[기자]
이게 마스크 바깥쪽이고 안쪽에 MB 필터가 들어가는데.

[앵커]
다시 한 번 보여주세요. 그게 안쪽에 있는 게 MB 필터입니까?

[기자]
MB필터가 들어갑니다, 이렇게. 이렇게 보건용 마스크의 핵심 부자재로 쓰이는 이런 MB필터는 외부 오염물질이 호흡기로 들어가기 전에 이런 오염물질을 차단하는 과정을 거쳐주는데 식약처에서 인증한 KF94 마스크는 여러 기준을 거쳐야지만 MB필터가 오염물질을 차단하는 특히 분진포집효율이 94%를 넘어야 통과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현장에서 직접 본 필터들은 효율이 80%, 60%, 30%, 심지어 18%까지도 있었습니다.

[앵커]
94%가 되어야 되는데 18%까지 된 거네요. 그러면 거의 차단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같은 기계라 당시 방한용 면마스크를 측정했는데 면마스크가 25%가 나왔습니다.

[앵커]
면마스크 쓰는 게 훨씬 나은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18% 필터를 쓴 마스크보다 실제로 그런 마스크가 있다면 면마스크보다 못한 셈인데 보건용 마스크로는 쓸 수 없는 불량제품인 셈입니다.

[앵커]
그런데 일반인들이 불량필터로 쓴 것인지 구분을 할 수 있습니까?

[기자]
필터 색깔을 보시면 하얀색인데 불량필터 샘플도 영상을 보시면 확인하실 수 있겠지만 같은 흰색입니다.

[앵커]
그거는 지금 불량 필터가 아니잖아요.

[기자]
이거는 제대로 된 필터입니다.

[앵커]
그런데 색깔이 거의 똑같습니까?

[기자]
네, 색깔이 거의 똑같고 오히려 투명도도 정상 필터보다 불투명한 경우도 있어서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이게 조금 더 촘촘한 필터일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마스크 업체들, 이 불량필터가 아무래도 최근에 많아졌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특히 마스크 업계 초기부터 몸담았던 관계자와 필터 유통업종사자에 따르면 필터 수요, 그러니까 마스크 대란으로 필터 수요가 늘면서 이런 현상을 경험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먼저 마스크 MB필터 유통 과정을 간략하게 설명을 해 드리겠습니다.

보통 업계 종사자에 따르면 마스크 제조업체와 필터 제조업체가 따로 있고 보통 필터 제조업체는 마스크를 직접 만드는 업체도 있지만 이렇게 마스크 대형업체가 필터 업체에 부자재를 공급받는 식입니다. 이렇게 큰 마스크 업체는 직접 거래를 하는데 작은 마스크 업체들은, 영세 마스크 업체나 새로 생긴 업체들은 이렇게 중개상을 통해 거래하는 경우가 잦은데요.

특히 저희가 마스크를 구매할 때를 보시면 미세먼지가 많은 봄이나 이런 방역 상황 등 특이한 상황에 특히 이렇게 마스크 수요가 늘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직거래 대신 중개상을 통해서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과정에서 정식 필터 업체 제품이 아니라 어디서, 출처를 알 수 없는 그런 MB 필터들이 같이 유통이 되고 있는 경우가 생기는 겁니다. 특히 제가 방문한 공장 관계자는 수요가 급증한 최근 MB 필터를 잘 모르고 구매 제의를 해 오는 경우도 잦았다고 해요.

그러니까 중개상들이 수요가 느니까 갑자기 모르는 물건을 가지고 왔다가 불량필터인 경우를 현장에서 자기도 발견하는 경우가 생기는 겁니다. 왜냐하면 일반인이 보기에도 필터 겉모습이 전혀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앵커]
효율이 떨어지는 필터, 그러니까 값싼 필터겠죠, 보나마자. 그런데 일반인들은 구별 못하고. 또 마스크 공장 업주들도 구별을 못할 정도입니까?

[기자]
보통 마스크 업계에 오래 몸 담은 경력이 있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감으로는 알 수 있겠지만 그 사람조차도 이게 몇 퍼센트 투과율을 가지는지는 직접 측정해 보지는...

[앵커]
공장마다 자체 검증기가 있습니까?

[기자]
제가 뒤에 설명을 해 드리려고 했는데 보통식약처에서 파악하기로 최근에 전국에 140여 곳 마스크 업체가 있는데 이 가운데 절반 정도만 테스트기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불량 마스크를 어떻게 마스크 업주들이 검증하는지를 간략하게 소개해 드릴 텐데 대체로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전국 곳곳에 이런 공인 마스크 시험 검사기관이 7곳이 있는데 이곳에 보내 성적표를 받는 식으로 이렇게 검사를 합니다. 그런데 이 경우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기관마다 물론 시간이 다르겠지만 품질 검사 기준으로 이틀 걸린다고 말한 곳도 있고 지금처럼 검사 물량이 몰리면 2주 넘게 걸릴 수 있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는 이렇게 마스크 필터에 대한 전반적인 항목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제가 방문한 공장처럼 시험용 기계를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곳인데 이곳은 중개상이 가져온 MB필터의 오염물질 차단 정도만 임시로 측정하거나 일부 대형업체는 더 정교한 검사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주변 마스크 공장에 부탁해 대신 측정을 해 주기도 하더라고요. 식약처에 따르면 어제 기준으로 전국 마스크 업체 140여 곳 가운데 절반 정도가 시험용 기계를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절반 정도라고 하면 절반은 또 불량필터를 사용할 가능성도 높은 것 아닙니까? 그런데 정부가 이런 실태를 잘 모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불량필터는 이번에 인지한 첫 사례로 확인이 됐는데 필터 생산부터 유통까지는 보통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관리를 한다고 하고 마스크가 조립돼 실제로 시중에 나오는 필터는 식약처에서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실질적인 MB필터 성능 검사는 마스크 완제품을 관리하는 식약처에서만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보건용 마스크 유통 과정에서 임의로 제품을 선별해 검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필터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MB필터 자체만 놓고 볼 때 품질이나 성능 검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수입해 오는 MB필터 같은 경우는 정부 감시망의 사각지대에 있는 셈입니다. 마스크 거래가 아니라 필터 거래만 이루어진다고 할 때 정부 차원에서는 따로 모니터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경찰에서도 전국에서 신고 사례는 1건도 없는 걸로 파악하고 있었고 제가 직접 취재를 하는 과정이 시작되면서 경찰 관계자에게 내용을 새로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도 KF94용 필터라고 하면서 실제로 불량필터를 업주들에게 판매하는 건 사기미수가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경위를 더 정확하게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필터 교체용 마스크도 나오는 등 이제는 일반 시민들도 MB 필터만 따로 구매하고 있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정부 차원의 좀 더 세심한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실태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지금 방역 마스크도 모자른데 그 산 마스크가 제대로 기능을 못하는 마스크를 소비자들이 살 수 있다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앵커]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는데 왼쪽, 오른쪽. 왼쪽이 진짜이고 오른쪽이 가짜 필터인 것 같거든요. 확실히 분진포집효율이라고 말씀하셨는데 98%, 오른쪽은 19%밖에 안 되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분진포집효율이라고 내용이 어려울 수 있는데 분진은 쉽게 말해서 먼지이고 포집은 잡는다는 뜻에서 마스크가 오염된 공기가 들어오기 전에 공기를 잡아주는 그런 효율을 말합니다.

[앵커]
이번 박희재 기자가 취재한 내용은 취재한 내용은 사실 후속 취재가 또 필요한 내용입니다. 왜냐하면 정부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후속취재가 필요하고요. 정부는 지금 당장 단속에 나서서 가짜 필터 유통하지 않게 해야 되고 또 가짜 필터 공급하는 사람들 빨리 잡아들여야겠습니다.

박희재 기자, 오늘 취재 내용 잘 들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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