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있는데도 일해"...재택근무도 불발

"증상 있는데도 일해"...재택근무도 불발

2020.03.11. 오후 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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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첫 확진자, 의심 증상 보인 날 계속 근무
증상 발현 뒤 일주일 넘게 일상생활 이어가
"선별진료소가 검사 거부…소견서 본 뒤 출근 결정했다"
직원 2백여 명 일주일 넘게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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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직원 가운데서는 이미 지난달 말부터 의심 증상을 보인 사람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운영사는 보안 문제 때문에 재택근무는 안 된다며, 진단 검사도 받지 않은 직원들을 그대로 정상출근시켰습니다.

나혜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구로구 콜센터 첫 확진자인 50대 여성이 처음 의심 증상을 보인 건 지난 6일 오후입니다.

근무 도중 기침이 나오는 걸 느꼈지만 별다른 의심 없이 계속 일하다 6시쯤 퇴근했고, 이틀 뒤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의심 증상을 느끼고도 계속 근무한 콜센터 직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달 28일부터 인후통 증상을 느꼈지만 병원과 약국을 오가며 정상 출근한 사람도 있었고, 지난 2일 발열 증상을 보인 50대 직원은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아팠지만, 오후에 콜센터로 나가 일했습니다.

모두 코로나19 검사는 받지 않았습니다.

콜센터 운영사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직원들은 즉시 퇴근시킨 뒤 검사를 받으라고 했지만, 선별진료소에서 거부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정상 출근은 처방전이나 병원 소견서를 받아본 뒤 결정한 거라며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콜센터 운영사 관계자 : (확진자) 접촉 이력이 없거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선별 진료소 자체도 검진 대기 인력이 많다 보니까 여러 군데를 가도 검사를 안 해준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결과는 집단 감염.

첫 환자가 나오기 전까지 콜센터 직원 2백여 명은 적어도 일주일 넘게 고스란히 바이러스에 노출돼 있었던 겁니다.

고객정보 유출 등 보안 문제를 이유로 허락하지 않았던 재택근무도 지금은 이뤄지고 있습니다.

애초에 하려면 할 수 있었던 겁니다.

[8층 콜센터 근무자 : 원래 재택근무도 진작에 조사는 했는데요, 안 된다고 그러다가 갑자기 확진자 나오니까 그때부터는 또 재택근무하라고 난리고. (지금은) 그래서 보안 (프로그램) 깔고, 하고 있어요.]

이렇게 관리가 허술한 사이, 감염된 직원 가운데서는 삼삼오오 회식을 이어간 사람도 여럿 있었습니다.

결국, 밀집된 근무 환경에 사회적 거리 두기와 거리가 먼 '방역 불감증'이 집단 감염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나혜인[nahi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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