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생산 "2주가 고비"..."마스크로 달라" 필터 갑질까지

마스크 생산 "2주가 고비"..."마스크로 달라" 필터 갑질까지

2020.03.06. 오후 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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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산 필터 공급이 끊겨 영세한 마스크 공장이 잇따라 가동을 멈추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현재 필터 공급량으로는 대형 마스크 업체들도 2주 이상 생산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필터업체 일부는 돈 대신 마스크를 달라는 이른바 '갑질'로 수급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박희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하루에 마스크 최대 90만 장을 만드는 대형 제조업체입니다.

국내 전체 생산량의 10%에 이르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2주 뒤엔 생산을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여야 할 상황에 놓였습니다.

[박종한 / 마스크 제조업체 대표 : 다음 주부터 야간 조업을 일차적으로 6시간 줄여서 생산량을 65만 개로 줄이고, 그 다음 주에는 야간작업 전체를 못해서 생산량을 35만 개로 줄여야 하는 상황이고요.]

필터가 부족한 탓입니다.

중국산 자재가 끊기면서 거래하던 국내 업체 2곳에 필터 추가 발주를 요청했지만, 한 곳은 납품을 거절했습니다.

[마스크 필터업체 관계자 : 이미 오더량이 너무 많아서, 5월까지 피크가 돼 있어요.]

공적 판매처로도 가장 많은 마스크를 공급하고 있던 이 업체는, 필터 업체 다섯 곳과 새로 계약을 시도했지만 결국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국내 필터업체는 고작 10여 곳.

대형업체들조차 이대로면 마스크 생산을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하소연하는 상황에 이른 겁니다.

이런 와중에 이른바 '필터 갑질'을 하는 납품업체나 중개상도 있어 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한 마스크 공장은 필터값을 '마스크'로 대신 달라는 요구에 승강이를 벌이다 결국 주기로 하고서야 거래를 텄습니다.

[마스크 제조업체 관계자 : 저희는 (마스크) 10만 개 주고 (필터) 1,000kg 가져오고 하는 것 같아요. 조율을 해서….]

[필터 자재 중개상 : (다른 중개상이) 자기에게 필터가 있으니 (마스크) 공장을 섭외해달라 그러면서 필터를 주고 50% 이상을 마스크로 대신 달라….]

마스크 제조 업체들은 정부가 마스크 업체에만 의무적으로 공적 물량을 배분해 관리 감독할 것이 아니라, 필터업체에도 공적 물량을 생산하도록 하고 갑질 단속을 철저히 하는 등 더욱 세심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YTN 박희재[parkhj022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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