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정부, 메르스 80번 환자 유족에 배상"...엇갈린 판결

法 "정부, 메르스 80번 환자 유족에 배상"...엇갈린 판결

2020.02.18. 오후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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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정부, 메르스 80번 환자 유족에 배상"
유사 사건 판결 엇갈려…상급심 판단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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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마지막 메르스 감염자였던 80번 환자의 유족에게 정부가 부실 대응의 책임을 지고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반면 앞서 다른 환자가 제기한 소송에선 정부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와 최종적인 판단은 상급심에서 가려지게 됐습니다.

이경국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림프종을 앓던 35살 김 모 씨는 2015년 5월, 치료를 위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이때 '슈퍼 전파자'로 불린 14번 환자로부터 메르스에 감염돼 80번째로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치료 끝에 상태가 호전돼 넉 달 만에 격리가 해제됐지만, 다시 발열 등의 증상을 보였고,

[양병국 / 당시 질병관리본부장(지난 2015년) : 삼성서울병원 선별진료소를 내원해서 진료를 받고, 12시쯤 서울대병원 격리 병상으로….]

결국, 172일간의 투병생활 끝에 숨졌습니다.

이듬해 유가족은 정부와 김 씨를 치료했던 병원들을 상대로 3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정부의 감염관리 부실로 14번 환자가 제때 격리되지 않아 김 씨가 감염됐고,

병원들은 감염을 방치하거나, 김 씨의 격리를 해제하지 않아서 제때 림프종 치료를 못 받게 했다는 겁니다.

법원은 국가의 책임을 일부 인정해 유족에게 2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14번 환자를 감염시킨 1번 환자의 진단검사 지연과 부실한 역학조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1번 환자가 제대로 관리됐다면, 잇따른 감염을 막을 수 있었다고 판단한 겁니다.

다만 김 씨의 사인이 림프종 악화인 만큼 사망과의 인과관계는 인정하지 않았고, 병원에 대한 청구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배 모 씨 / 80번 환자 아내 : 국민으로서 환자로서 보호받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내가 영영 사과를 받지 못하지 않을까….]

반면 거의 비슷한 소송에 대해 엇갈린 판결도 나왔습니다.

똑같이 14번 환자에게 감염돼 숨진 104번 환자의 유족이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선 재판부가 정부의 부실 대응은 인정하면서도 감염 사이의 인과관계는 인정하지 않은 겁니다.

거의 같은 사건의 비슷한 쟁점에 대해 재판부마다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린 만큼 최종 판단은 결국, 상급심에서 내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경국[leekk04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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