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14년 만의 흉작' 산천어축제...정말 동물학대인가?

[앵커리포트] '14년 만의 흉작' 산천어축제...정말 동물학대인가?

2020.02.17. 오전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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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얼음판이 텅 비었습니다.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였던 지난 축제에 비하면 초라할 정도입니다."

대표적인 지역축제, '화천 산천어축제'가 막을 내렸습니다.

14년 만의 최저 방문객, 산천어가 너무 많이 남아서 낚시터는 당분간 문을 열 정도인데요.

따듯한 날씨와 코로나 19가 가장 큰 이유였죠.

잡음도 있었습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생명을 담보로 한 인간 중심 향연"이라며 비판한 겁니다.

산천어축제 홍보대사 이외수 작가는 화천군의 열악한 경제 상황을 언급하며 "자갈을 구워 먹는 법이라도 알려달라"고 반박했고, 화천과 강원 일부 단체는 조 장관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20년 된 이 사진, 화천 산천어축제의 시조 격인 '낭천얼음축제' 모습입니다.

얼음 위에서 민속놀이 즐기는 수준, 그래서 찾는 사람도 다 동네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다 생각해 낸 게 지역 명물, 1급수에서만 산다는 '산천어 낚시'였습니다.

산천어축제로 이름을 바꾸고 외지인 공략에 적극 나서며 전환 4년만인 2006년 관광객 100만 명을 돌파했고,

2011년 미국 CNN이 '세계 겨울 7대 불가사의'로 보도하며 외국 관광객도 늘었습니다.

물론 화천이 산천어 축제를 포기하기는 어렵습니다.

지난해 기준 직·간접 경제 파급 효과만 3천2백억 원에 달합니다.

재정자립도 한자릿수에, 인구는 2만4천여 명으로 서울의 웬만한 동에도 훨씬 못 미치는 화천군에서 산천어축제는 '1년 농사'와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생물'을 쓰지 말자거나 맨손 낚시를 없애자는 주장은 검토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손맛을 위해 산천어를 축제 투입 전 일정 기간 굶긴다", 이런 부분은 생각해 볼 측면도 있는데요.

근본 흥미 요인은 없애지 않으면서 생태적인 보완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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