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윤석열, 수사-기소 분리 놓고 또 마찰

추미애·윤석열, 수사-기소 분리 놓고 또 마찰

2020.02.17. 오전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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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수사와 기소·공소유지는 한 덩어리"
추미애 "중립성·객관성 위해 수사-기소 분리"
검찰 내 부정적 기류…책임 소재·외압 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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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내 수사와 기소 주체를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윤석열 총장이 지난주 부산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추 장관이 이번 주 소집한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이 문제를 두고 검찰 간부들과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취재기자 연결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홍성욱 기자!

지난주 윤석열 총장이 부산지검을 방문해 검찰 내 수사-기소 분리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윤석열 총장은 지난주 취임 후 처음으로 지방 검찰청 방문에 나섰습니다.

첫 방문지는 부산이었는데요.

현안과 관련된 취재진 질문엔 답하지 않았지만, 비공개로 진행된 직원 간담회에서는 달랐습니다.

윤 총장은 참여정부 때부터 진행된 법원의 공판중심주의 경향 등을 언급하면서 사건의 수사와 기소를 포함한 소추는 결국, 한 덩어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수사는 형사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기소에 복무하는 개념이라며, 중대한 사건을 수사한 검사가 직접 공소 유지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못 박았습니다.

추미애 장관이 밝힌 검찰 내 수사와 기소 분리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는 대신 수사와 기소, 공소유지는 한 덩어리라고 표현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겁니다.

윤 총장은 지난주 부산에 이어 이번 주에는 오는 20일 광주지검을 방문하는 등 전국 검찰청 순회 일정을 이어갈 방침인데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수사-기소 분리 방안에 대해 또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앵커]
윤 총장의 발언이 나오기 전에도 검찰 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는 추 장관의 깜짝 발언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는데 검찰 내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추미애 장관은 지난 11일 기자 간담회에서 검찰 내 수사-기소 분리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깜짝 발표했는데요.

수사를 담당한 검사가 기소까지 맡게 되면 중립성과 객관성을 잃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추미애 / 법무부 장관(지난 11일) : 검찰에서 중요 사건을 직접 수사해서 기소하는 경우에도 중립성과 객관성을 잃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객관성, 합리성을 담보하기 위한 내부적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검찰 내부에서는 부정적 기류가 강합니다.

수사와 기소를 각각 다른 검사가 판단하게 되면 사건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고, 외압이 끼어들 우려도 크다는 겁니다.

특히 추 장관은 수사-기소 분리 참고 사례로 일본을 거론하기도 했는데요.

대검찰청이 일본 법무성에 확인했더니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나서면서 거짓 설명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법무부 측은 추 장관의 발언은 '분리'가 아니라 수사에 대해 제 3자가 '검토'하자는 데 방점이 있다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선 이미 비슷한 제도로 인권수사자문관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데도 생소한 제도를 또 제안한 건 다른 의도가 있을 거라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서 추 장관은 공소장 비공개 방침에 대해서도 미국도 첫 재판 이후 공소장을 공개한다고 설명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앵커]
추미애 장관은 오는 21일 전국 검사장 회의를 소집했는데 아무래도 수사 기소 분리 문제가 화두가 되겠죠?

[기자]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 회의를 소집한 건 17년 만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집니다.

검사장 회의는 오는 2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법무부 7층 대회의실에서 열립니다.

법무부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관련 하위 법령 제정을 앞두고 검찰 내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추 장관이 앞서 밝힌 검찰 내 수사-기소 분리 방안과 수사 관행·조직문화 개선책 등도 논의합니다.

윤석열 총장은 참석하지 않습니다.

대신 대검찰청에서는 이정수 기획조정부장이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법무부는 전국 6개 고검과 18개 지검 검사장과 대검찰청 등에 회의 참석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는데요.

현직 검사장인 전국 고검 차장검사들은 회의 참석을 요청하지 않아,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 등 과거 윤 총장 참모들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앞서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 내 수사-기소 분리 방안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많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추 장관이 소집한 이번 검사장 회의에서 어떤 강도 높은 발언이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검찰청에서 YTN 홍성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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