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와이] 공중화장실, 신종 코로나 위험 지대?

[팩트와이] 공중화장실, 신종 코로나 위험 지대?

2020.02.09. 오후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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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경로로 감염자의 대소변이 거론되면서 공중화장실도 위험지대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극히 낮다며 오히려 과도한 불안이 방역 체계를 흐트러트릴 수 있다고 경계하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에서인지, 팩트와이에서 따져봤습니다.

김대겸 기자입니다.

[기자]
홍콩의 한 아파트입니다.

지난 2003년 이곳에서 주민 3백여 명이 중증 호흡기 증후군, 사스에 집단으로 감염됐습니다.

감염자가 이용한 아파트 화장실의 배수구가 확산 경로로 지목됐습니다.

▲ 새로운 전파 경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확인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경로는 감염자의 침방울이 튀어 입이나 코로 들어가는 '호흡기 감염'입니다.

분변에 있던 바이러스가 손에 묻은 뒤 그 손으로 음식을 먹어서 옮는 '소화기 감염'은 가능성만 거론될 뿐, 역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2003년 홍콩 아파트 사례도 마찬가지입니다.

변기 물을 내리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오염된 체액이 공기 중에 흩어졌고, 그 공기가 마른 배수구를 통해 위층으로 올라가 '호흡기 감염'을 일으켰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 분변 통한 '호흡기 감염' 가능성은?

감염자 분변을 통한 '호흡기 감염'은 특수한 상황이 겹쳐야 발생합니다.

영국 연구진이 2017년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분변에서 비롯된 에어로졸이 확산하려면 위층에서 환풍기를 틀어 상승 기류가 생겨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무시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특히,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감염자의 설사 증상 비율이 극히 낮아서 분변을 통한 확산 가능성은 더 떨어집니다.

[최원석 /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 달라질 예방법은 없어요. 결국, 손 위생 잘하고 증상 있는 사람 마스크 쓰고 음식이나 물은 잘 익혀서 드시고. 여기서 벗어나는 게 없거든요.]

▲ 공중화장실이 위험하다?

결국,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기본 위생 수칙만 잘 지키면 공중화장실이라고 해서 특별히 위험할 것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최재욱 /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 (공중화장실 감염)가능성은 거의 제로라고 보는 게 맞는 거에요. 벼락 맞을 확률과 비슷한 거에요. (위험성을) 처리하기 위해서 어떤 조치를 하거나 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더 큰 혼란을 일으켜요.]

YTN 김대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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