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브리핑] '서지현 인사보복' 안태근 사건..."직권남용 아니다" 무죄 취지 파기환송

[기자브리핑] '서지현 인사보복' 안태근 사건..."직권남용 아니다" 무죄 취지 파기환송

2020.01.09. 오후 7:5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브리핑이 있는 저녁 시간입니다.

이연아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입니까?

[기자]
오늘 서지현 검사에게 성추행을 하고 인사보복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태근 전 검사장의 상고심이 열렸습니다.

대법원은 실형을 선고받은 안 전 검사장에게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습니다.

서지현 검사는 2018년 검찰 내부망에 자신의 성폭력 피해를 폭로했던 인물입니다.

당시 서지현 검사의 '미투'를 시작으로 정치계, 스포츠계와 연극계 등 사회 다양한 곳에서 성폭력 피해 폭로가 있었고, 온라인에서도 함께하겠다는 해시테그 동참 운동까지 불러왔습니다.

사회적 큰 변화를 불러온 사건이기에 이번 상고심 판결 결과가 더 큰 주목을 받는 겁니다.

[앵커]
이번 상고심 재판의 쟁점은 무엇이었습니까?

[기자]
앞서 안 전 검사장은 법무부 검찰국장이던 2015년 8월 과거 자신이 성추행한 서지현 검사를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을 냈습니다.

검찰은 서 검사를 좌천시킬 목적으로, 권한을 남용해 부당하게 인사에 개입했다, 즉 직권남용죄 혐의를 적용해 안 전 검사장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결국 이번 재판에서는 서 검사에 대한 인사가 검사 인사 원칙을 위반해 권한을 남용했다고 볼 수 있나 부분이었습니다.

참고로, 지난 2010년 서 검사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은 서 검사가 고소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소시효가 만료돼 기소대상에서 제외됐고, 직권남용에 대한 부분만 쟁점이 됐습니다.

[앵커]
근데, 이 직권남용에 대해서는 앞선 재판에는 다 혐의가 인정된다고 본 거잖아요? 그거부터 설명을 해주시죠.

[기자]
앞서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안 전 검사장이 성추행 사실이 확산되는 걸 막으려고 직권을 남용한 거라며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특히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 내부 인사 원칙에 주목했는데요.

통상, 소규모 지청에서 근무한 경력검사는 다음 인사 때 희망지를 적극 반영해주는 방법으로 보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항소심 재판부는 서 검사처럼 지청에서 다시 지청으로 재배치하는 건 시행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이런 인사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니까 안태근 전 검사장이 이런 인사원칙을 위반해 권한을 남용했다고 본 겁니다.

[앵커]
그러면 대법원은 어떤 점에서 1, 2심 재판부와 다른 판단을 한 건가요?

[기자]
대법원은 검찰 실무 인사를 총괄하던 안 전 국장이 서 검사를 여주지청에서 통영지청으로 발령낸 것이 인사권자의 재량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의 판단을 보면, "인사권자는 법령의 제한을 벗어나지 않는 한 여러 사정을 참작해 전보인사의 내용을 결정할 필요가 있고, 상당한 재량을 가진다"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또 이전 재판부에서 문제를 삼은 검사 인사원칙은 참고 사항일 뿐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경력검사 인사원칙'은 소규모 지청에서 근무한 경력 검사를 차기 전보인사에서 배려한다는 내용에 불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정리하면, 서 검사에 대한 인사 조치는 인사권자의 재량 범위에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권한을 벗어나지 않고, 따라서 직권남용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결정입니다.

[앵커]
당연히 서 검사 측은 즉각 반발했죠?

[기자]
서 검사 측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서 검사 측 변호사는 "직권남용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해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 검사 본인도 SNS에 "직권남용죄의 '직권'에 '재량'을 넓히고 '남용'을 매우 협소하게 판단했는데 납득이 어렵다" 며 "끝까지 진실과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는 희망을 놓지 않겠다" 덧붙였습니다.

[앵커]
수감 중이던 안 전 검사장은 선고 후 귀가했다고요?

[기자]
안 전 검사장은 법정구속 1년 만에 풀려났습니다.

지난해 1월 23일 구속된 지 351일 만에 대법원 직권으로 보석 결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수감 중이던 안 전 검사장, 선고 내용에 대해 취재진이 질문을 던졌지만 아무 답 없이 귀가했습니다.

직접 보시겠습니다.

[안태근 / 전 검사장 : (대법 선고에 대해 한 말씀만 부탁 드립니다) (재판 관련 직권남용 범위가 좁다는 의견이 있는데요) ….]

앞으로 안 전 검사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을 예정입니다.

이연아 [yalee21@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