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장발장' 실체 논란에 "후원받을 자격 없다"

'현대판 장발장' 실체 논란에 "후원받을 자격 없다"

2019.12.30. 오전 11:0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현대판 장발장' 실체 논란에 "후원받을 자격 없다"
사진 출처 = SBS '궁금한 이야기 Y' 화면 캡처
AD
이른바 '현대판 장발장' 사건 주인공의 실체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10일 34세 남성 A 씨와 그의 아들 B(12) 군이 인천 중구의 한 마트에서 우유, 사과, 소주 등 식료품 1만 원어치를 훔치다 적발되면서 알려졌다.

허기를 채우려 했다는 B 군의 사과에 마트 주인은 선처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 씨 부자를 인근 국밥집으로 데려가 음식을 대접했다. 또 이 장면을 지켜보던 한 시민은 이들 부자에게 20만 원이 든 현금 봉투를 전하기도 하는 등 후원이 이어졌다.

A 씨는 택시기사로 일하다 당뇨병 등을 앓으며 일을 그만뒀다. 현재는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으며 한 임대주택에서 홀어머니와 두 아들과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27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A 씨에 대한 지인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그와 중학교 동창이었다고 밝힌 한 남성은 이 방송에 출연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병을 핑계로 댄 것은 거짓말"이라면서 "(A 씨에게) 일을 소개해줬는데, 약속을 어기고 일을 안 하고 아들이랑 PC방에서 열 시간씩 게임을 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발장'이라는 건 너무 예쁘게 포장된 것"이라며 "절도할 거면 혼자 가지 왜 아이를 이용해서 하냐"라고 반문했다.

A 씨의 전 직장동료였다는 또 다른 남성은 "거짓말을 하도 하니까. '애가 아픈데 병원비가 없다, 한 번만 도와줘라' 해서 10만 원을 빌려줬는데 알고 보니 스포츠복권 하려고 빌린 것이었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지인은 "제가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택시에서 잔돈을 다 가져갔더라"라며 A 씨의 절도 행각을 의심하기도 했다. A 씨가 근무했던 택시회사 관계자는 "한두 번이 아니고, 이 회사 저 회사 다니면서 미입금하고 도망가버렸다"라고 말했다.

방송 이후에도 알려진 것과 다른 A 씨의 실체에 관해 주장하는 각종 온라인 댓글들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A 씨는 "원래 저하고 연락도 안 하던 사람들"이라며 "친구들이나 여기저기서 자기들 멋대로 말도 안 되는 댓글들을 안좋은 쪽으로 올려놨더라"라고 말했다.

A 씨는 또 "택시회사에 사납금을 내려고 노력했다. 근데 안 맞춰지는 건 제 잘못이 아니지 않나. (일부러) 돈을 떼먹는 게 아니다. 장사가 잘되는 날 추가 입금을 했다"라고 해명했다.

기초생활수급비 등 매달 135만 원을 받고 있다고 밝힌 그는 "솔직히 (사정이) 어려운 것은 맞지만 이렇게까지 유명해질 줄은 몰랐다"라며 "나쁜 짓을 하고도 여기저기서 후원이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전보다는 생활은 편하다. 감사하고 죄송한데 후원받을 자격은 없다고 생각한다. 병원 검사가 끝나면 취업해서 일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