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DMZ의 야생] 두루미

[버튼][DMZ의 야생] 두루미

2019.12.09. 오전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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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의 야생 _ 두루미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10월 어느 날, DMZ 촬영팀은 차를 몰고 철원으로 향했다.

겨울이면 찾아오는 진귀한 손님, 두루미를 만나기 위해서다.

두루미와의 첫 만남은 추수가 끝난 철원 동송읍의 논에서 이루어졌다. 두루미 가족 3마리가 논에서 이삭을 주워 먹는 모습을 발견하고 접근하였으나 인기척을 느낀 두루미 가족은 곧장 날아가 버렸다. 첫 만남은 이렇게 허무하게 끝났다. 두루미를 촬영하지는 못 했지만, 두루미가 철원에 와 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촬영 팀은 인근 한탄강 변에 자리를 잡고 두루미를 기다리기로 했다. 위장막을 치고 그 뒤로 카메라를 설치했다. 약 30분이 지났을 즈음 멀리서 두루미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이내 두루미 4마리가 붉게 물든 단풍을 배경으로 여유롭게 날갯짓을 하며 한탄강 위로 지나갔다. 그리고는 발레리나처럼 우아하게 한탄강 변에 내려앉았다.

다음날 해뜨기 전 이른 아침, 촬영팀은 철원읍 소이산에 올랐다. 소이산에서 내려다본 철원평야의 논에는 40여 마리의 두루미가 옹기종기 모여 잠들어있었다.

산 너머 붉은 태양이 떠오르자 3~4마리의 두루미 가족이 먹이를 찾아 날아갔다.

12월 본격적인 겨울에 접어들고부터 촬영팀의 하루는 날씨 확인으로 시작되었다.

철원에 눈이 내리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긴 기다림은 2월도 한참 지난 2월 19일이 되어서야 끝났다.

우리가 향한 곳은 철원군 동송읍 토교저수지. 이른 아침, 하얗게 눈으로 덮인 얼음 위에 두루미 무리가 잠들어있었다.

날이 밝자 두루미가 떼를 지어 날아갔다. 하얀 두루미가 하얀 얼음 위를 달려 하얀 숲을 배경으로 날아갔다.

촬영팀이 공들인 장소 중 하나가 두루미의 잠자리인 철원군 동송읍 동송저수지였다. 민간인 출입 통제지역이기에 두루미의 영역이 잘 보존되어있는 곳이다.

낮 동안 철원 곳곳에서 먹이 활동을 한 두루미가 해 질 녘 잠을 자기 위해 붉은 하늘 위를 날아 동송저수지로 모여들었다. 저수지에 모인 두루미는 어림잡아 수천 마리. 이정도 대규모의 두루미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철원이 유일하다.

버트너/ 이문세[mslee@ytn.co.kr], 이동규[dongq@ytn.co.kr], 곽영주[kwakyj@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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