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난 산줄기...위성 데이터로 분석한 산림 훼손

동강 난 산줄기...위성 데이터로 분석한 산림 훼손

2019.12.05. 오후 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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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울창한 숲이 생기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리기 마련이지만, 개발로 인해 나무가 베어져 없어지는 것은 한 순간이죠.

YTN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인공위성 자료로 국내 산림 훼손 현황을 분석해봤더니 생태계를 분절시키는 산림 훼손의 실상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함형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용인의 한 야산.

벌레가 파먹은 듯 숲이 깊숙히 깎여져 나갔습니다.

부근에도 허연 속살을 드러낸 산 들이 여기 저기 눈에 들어옵니다.

개발을 위해 벌채만 해놓은 현장입니다.

경기도 화성의 도로 공사 현장.

공사 구간이 산 한가운데를 관통했습니다.

도로 공사는 마을 하나를 건너 부근 야산도 두동강 냈습니다.

깊이 패여 알몸을 드러낸 산등성이에는 중장비가 쉴새없이 움직입니다.

[이인우 /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상기리 주민 : 어마 어마하게 잘려 나갔습니다. 산이. 도로가 너무 높다보니까 조망권이라든가 전혀 안보여서 주민 살기가 고립되어 있는 것이죠.]

YTN이 각종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화성을 항공사진으로 조사했습니다.

2014년과 2018년 사이의 남영읍의 변화를 관측했더니 숲이 사라진 곳이 한 두곳이 아닙니다.

고속도로가 난 구간은 연쇄적인 개발로 그 주변 산지도 자취를 감췄습니다.

미 항공우주국 관측위성인 랜셋이 촬영한 영상 데이터를 활용하면 더 넓은 범위에서 산림 손실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YTN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위성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시겠습니다.

지도를 보시면,어지럽게 널려 있는 이 붉은 색 조각들이 최근 2년 사이 화성시에서 숲이 사라진 영역입니다.

대부분 야트막한 산지인데 그마저도 깎아버려서 도로나, 택지, 공장으로 만들었습니다.

확대해보면, 동서로 가로질러 산지를 관통하는 민간투자 사업인 봉담-송산간 순환고속도로 사업구간이 나타나고, 대각선으로 숲을 가로지르는 서해안복선전철 구간이 보입니다.

역시 도로가 지나간 주변도 많은 산지가 통째로 사라졌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수령 20년 혹은 30년 이상인 숲입니다.

심지어 40년 그리고 50년이 넘는 숲도 송두리째 날아갔습니다.

천연기념물 인근과 산림보호구역내의 산림도 손실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국토의 뼈대인 백두대간과 한강 주변의 주요 산자락, 이른바 한북정맥과 한남정맥의 위치입니다.

이미 각종 개발 행위로 끊어진지 오래이고 현재도 수많은 산자락이 신도시와 산업단지, 도로 건설 때문에 잘려나가고 있습니다.

[이양주 /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우리 국토라고 해봤자 (주요 산줄기가) 백두대간 하나와 13개의 정맥밖에 없는데, 함북 정맥의 양주 고업지구 도시에요 위에다 올려버렸어요. 일제가 우리 산줄기에 못 박아 맥을 어찌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도시를 박아 버렸어요. 파주 운정지구, 양주 고읍지구….]

이 때문에 적어도 하천 상류 부근의 산자락은 제한적으로만 개발 허가를 내고 기존의 행정구역 단위가 아닌 유역단위로 산림 관리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오충현 /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 우리 시 군에서 어느 정도의 임야를 가져가자는 목표치가 있는 거잖아요. 지금은 그런 목표치가 너무 허술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은 개발허가든 산지전용 허가든 개발이 들어오면 특별히 문제가 없으면 그것을 막아낼 수 있는 방안이 없는건데….]

근본적 처방을 위해서 산의 경사도와 경제성을 위주로 산지전용과 개발 인허가를 내는 대신, 해당 지역 생태자원을 얼마나 어떻게 보존할 지 총량 관리부터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YTN 함형건[hkhah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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