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원 체험기..."시간은 없고, 사고 위협은 많고"

배달원 체험기..."시간은 없고, 사고 위협은 많고"

2019.12.02. 오후 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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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경수 앵커, 차정윤 앵커
■ 출연 : 김우준 / YTN 사회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배달원 부업이 인기라고 합니다. 일명 크라우드 소싱 배달이라고 해서 집에 있는 자전거나 킥보드를 이용해서 퇴근길이나 시간 날 때 짬짬이 배달을 한다는 건데요. 저희 취재기자도 직접 참여해 보고 왔다고 합니다. 하루 동안 배달원으로 일했던 김우준 기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안녕하세요?

김 기자가 일일 하루 배달원으로 체험을 해 본 거잖아요. 이게 우리가 일반적으로 하는 배달원과 좀 차이가 있는 거죠?

[기자]
일단 일명 크라우드 소싱이라고 합니다. 대중을 의미하는 크라우드랑 그다음에 아웃소싱의 합성어인데요. 쉽게 말해서 전문적인 배달원이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모집하는 배달업에 참여한 겁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이동수단입니다. 그러니까 오토바이가 아니라 집에 있는 자전거나 킥보드를 이용해서 쉽게 배달업을 한다는 건데요. 집에 있는 이동수단으로 일반인들이 쉽게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그런 업에 제가 직접 참여를 한 겁니다.

[앵커]
퇴근하고 시간 날 때 하거나 아니면 휴무일에 하거나 시간과 장소를 구애받지 않고 한다는 게 어떤 일을 의미하는 겁니까?

[기자]
말씀하신 대로 그대로 의미를 하는 건데요. 일단 지난 7월부터 배달전문업체들이 본격적으로 관련 서비스를 론칭을 했습니다. 그래서 성인이면 특별한 자격조건은 없고요. 교육만 1시간 정도만 받으면 누구나 바로 교육을 이수 직후부터 배달원으로 일할 수 있어서 현재 직장인들 사이에서 부업으로 굉장히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이게 요즘에 배달도 워낙 많이 시켜먹고 하다 보니까 전문배달원도 모자라고 그러다 보니까 일반 사람들도 부업 형식으로 하면 좋겠다 이런 서비스가 생긴 건데 김 기자가 직접 해 보니까 어떻던가요?

[기자]
결코 쉽지가 않았는데요. 제가 느꼈을 때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바로 조급함이었습니다. 이게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을 하면 실행하면서부터 바로 주문이 들어가게 되는데요. 일단 제가 있는 곳에서부터 바로 배달을 하는 음식점까지 조리시간에 맞춰서 빨리 이동을 해야 됩니다. 그때부터 마음이 급해지기 때문인데요. 저는 보통 주문 건수가 많다던 홍대 합정동 인근에서 했는데 그 가게를 가는 것조차 쉽지가 않았습니다. 가게 골목골목에 굉장히 많았고 사람도 많았기 때문에 몇 번이나 헤매는 그런 사고 아닌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었습니다.

[앵커]
김 기자가 평소 길을 잘 못 찾는 길치라서 그런 에피소드가 있었던 것 아닌가요?

[기자]
저는 원래 평소에도 낯선 곳에 가도 길을 잘 헤매는 편인데요. 심지어 제가 아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마음이 조급해지다 보니까 마음이 급해지다 보니까 잘 보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간신히 배달음식을 받았는데 배달음식을 받았을 때부터 더 큰 우여곡절이 시작됩니다. 본격적으로. 왜냐하면 주문했던 분들에게 시간 안에 배달을 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특히 저는 말씀드린 것처럼 전동자전거를 이용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건널목은 내려서 건너야 됐고 인도 역시 타고 다니지 못했어요. 그래서 자전거 우선도로로 해서 가다가 중간에 내리고 쉬고 내리고 쉬고 계속 이게 반복되다 보니까 정작 신호는 바뀌지도 않고 마음만 급해지고. 그랬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관련 리포트가 있었기 때문에 한번 같이 보면서 보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영상 같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게 지금 배달을 하러 가는 입장인데요. 계속 신호에 걸려서 앞으로 잘 가지 못했던 그런 부분입니다.

[앵커]
인도로는 또 갈 수도 없고요.

[기자]
맞습니다.

[앵커]
그런데 저렇게 차도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는 거잖아요. 이게 다소 위험해 보이기도 하거든요. 어떻습니까?

[기자]
실제로 제가 진짜로 제대로 체험을 하기 위해서 배달이 몰리는 저녁시간에 참여를 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퇴근길에 차들이 많이 몰렸고 교통이 혼잡된 상황에서 제가 자전거도로, 물론 자전거 우선도로라고 하지만 차도를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위협되는 상황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리고 당시에 비슷한 시간대에 배달하는 동종업계 사람들도 굉장히 많다 보니까 난폭운전 그리고 앞에 끼어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는데 실제로 지난 10월에 크라우드 소싱,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직접 참여했던 크라우드 소싱 배달업 근로자가 배달 도중에 빗길에 미끄러지기도 했었고 그래서 골절상을 입는 그런 부상을 입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럼 일하다가 사고가 나면 사고 처리는 어떻게 하는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일단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저처럼 크라우드소싱 배달업 근로자가 산재보험 자체를 받기는 좀 어려운 부분입니다. 특수업종이라고 하는데 그러니까 산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한 달을 기준으로 109시간 이상 일을 해야 되고 해당 서비스를 통해서 118만 원 이상 수입을 얻어야 됩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대부분 부업으로 일하기 때문에 이 기준을 충족시키기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산재보험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참여한 업체 자체는 배달원들이 일정 부분 산재보험료를 납부하고 있어서 다행히 산재보험 그쪽은 받을 수는 있었는데 하지만 이쪽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크라우드 소싱 서비스 제공업체는 대부분 산재보험료를 따로 내지 않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큰 문제는 만약 보행자와 충돌해서 다치는 상해사고가 났을 때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요. 왜냐하면 자전거와 킥보드는 오토바이와는 달리 개인이 가입할 수 있는 사고보험 상품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만약에 사고가 나게 된다면 온전히 배달원이 다 책임을 져야 할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사고 대책 부분은 제가 느꼈을 때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부업으로 직장인분들이 많이 한다, 인기가 있다 이렇게 얘기가 나왔는데 이게 사고가 났을 때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부분인데 이런 크라우드 소싱 배달뿐만 아니라 보통 오토바이를 이용해서 전문적으로 배달을 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에도 이분들도 사고가 났을 때 대책이 미비한 부분이 있었다고요?

[기자]
저희 흔히 말하는 플랫폼 노동이라고 하는데요. 4, 5년 전부터 관련 이슈가 계속 제기가 됐었습니다. 이슈의 핵심 자체는 이들이 근로자의 지위를 얻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일할 때는 사업주에게 밥 먹는 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 다 보고하면서 사실상 근로자처럼 일을 하지만 이렇게 복잡한 계약구조상 이들의 지위 자체는 어떻게 보면 명확하게는 자영업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근로자로서 누려야 되는 4대 보험 등 정작 근로자의 보호를 받지 못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고가 나게 된다면 사실상 배달원 개인이 다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상황이 그렇다면 일할 때만 근로자고 사고가 나면 개인이 책임을 져야 되니까 사장님이 되는 그런 현실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라이더 노조 측은 관련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이상 배달원 안전은 항상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었습니다. 지금 최근에는 플랫폼 노동자가 50만 명이라고 합니다. 이 가운데 배달업은 3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빠르게 변화하는 고용시장 변화에 맞춰서 이들의 안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 역시 뒤따라갈 수 있도록 대책 마련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여집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크라우드 소싱 배달, 김우준 기자가 하루 동안 체험을 해 보면서 감기도 걸렸다고 하는데요.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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