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 더콕] 현대판 '과거'...입시제도 75년사

[더뉴스 더콕] 현대판 '과거'...입시제도 75년사

2019.11.28. 오후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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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장관의 자녀와 관련한 논란을 시작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대학입시 제도 전반의 개선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교육부는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대입 제도는 오랜 시간 변화를 거듭해왔습니다.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입 제도의 굵직한 변천사를 돌아보겠습니다.

해방 이후부터 1968년까지는 대학별로 시험이 치러졌습니다.

정부는 시험 날짜와 과목만 정하고 대학이 자율적으로 문제를 출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중간에 대입 연합 고사제와 대입 국가고사 등이 도입되기도 했지만 자리를 잡지 못했고 결국 대학별 단독 시험제로 회귀했습니다.

하지만 대학별 시험제는 일류 대학 집중 지원 현상을 낳으며 대학별 격차를 심화시킨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1969년부턴 고교 교과목을 중심으로 한 대입 예비고사가 대학별 본고사와 병행됐습니다.

예비고사 합격생만 본고사에 응시할 수 있는 방식이었습니다.

1973년부터는 내신제도도 더해졌습니다.

사교육 수요가 늘어나며 고액 과외가 성행했고 결국 1981년 이 같은 제도는 폐지됐습니다.

본고사의 자리를 메운 건 학력 고사였습니다.

1982년부터 학력고사와 내신으로 대학 신입생을 선발했고 1986년부터는 논술고사가 더해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암기 위주의 경쟁 교육을 유발하고 대학을 점수대로 서열화한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대입제도는 다시 한 번 큰 틀의 변화를 맞게 됩니다.

1994년도 입시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전환됐습니다.

미국의 대학 입학 시험 SAT를 본떠 만든 시험인데, 교과서에 나온 지식을 얼마나 잘 외웠는지 평가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학생들이 대학 교육을 받을 기본 소양을 갖췄는지 보는 나름의 혁신이었습니다.

94년도 입시부터 96년도 입시까지는 수능과 내신, 그리고 대학별 고사로 치러졌습니다.

그리고 97년부터 10년간은 내신 대신 학교 생활기록부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단순 시험 성적이 아닌 학생들의 인성과 학교 밖 활동 등 다양한 면을 보자는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학생부 종합전형은 교내외 활동, 면접 등을 통해 학생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취지로 수능 점수로 인한 대학서열화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2008년도 대입부터 학종에 수능, 논술, 면접이 병행되고 있습니다.

입시 과열, 기계식 교육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이었지만, 학생들의 미래가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력에 좌우되는 부작용도 나타났습니다.

이른바 '조국 사태'를 계기로 학종의 공정성이 도마 위에 올랐고 수시와 정시의 비율 조절, 학생부 개선 등 또 다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겁니다.

대학 입시는 사회 진출의 첫 관문이라는 점에서 '현대판 과거 시험' 비유되기도 합니다.

입시제도의 근본적인 개혁을 위해서는 대학 간판이 취업과 성공의 잣대가 되는 지금의 인식 또는 사회·노동 구조의 점진적인 변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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