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토종 AI와 은퇴 대국...'신의 한 수' 나올까?

이세돌, 토종 AI와 은퇴 대국...'신의 한 수' 나올까?

2019.11.27. 오후 9:4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최근 은퇴를 선언한 이세돌 9단이 AI와의 재대결에 나섭니다.

이 9단의 은퇴대국 상대는 한게임 바둑을 만든 NHN의 국내 바둑 AI '한돌'입니다.

다음 달 18일부터 나흘 동안 총 3번의 경기로 치러집니다.

이 9단은 AI를 상대로 한 정식 대국에서 1승을 거둔 유일한 기사죠.

지난 2016년, '세기의 대국'으로 불린 알파고와 이세돌의 승부.

특히, 3연패 후 4번째 대결에서 AI의 허점을 짚은 이 9단의 78번째 수는 역대급 '신의 한 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결과는 4대 1, 알파고의 승리로 끝나긴 했지만, 이 9단은 "인간이 진 것이 아니라 이세돌이 진 겁니다"라는 명언을 남기며 깊은 울림을 줬습니다.

[이세돌 / 프로바둑 기사 9단 : 이렇게 심한 압박감, 부담감을 느낀 적은 없었던 것 같거든요. 그걸 이겨내기에는 제 능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늘의 패배는 이세돌이 패배한 거지 인간이 패배한 것은 아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알파고도 꺾었던 이 9단이지만, '한돌'도 만만한 상대는 아닙니다.

'한돌'은 앞서 진행된 국내 정상급 바둑 기사 5명과의 대국에서 모두 승리했는데요.

올해 처음 출전한 세계 AI 바둑대회에서 3위에 오르며 실력을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치러지는 세기의 대국, 방식은 접바둑입니다.

이 9단이 두 점을 먼저 놓고 시작하는 건데요.

3번의 경기 중, 첫 대결에서 이 9단이 지면, 두 번째에는 세 점을 깔고, 이마저도 패한다면 마지막 3국은 넉 점을 깔게 됩니다.
'바둑의 전설'로 인정받는 이 9단이 접바둑을 두면서까지, 다시 인공지능에 맞서는 이유는 뭘까요?

이 9단은 알파고에 패배가 정말 아팠다면서 은퇴를 결심한 이유라고 털어놨는데요.

그러면서도 쉽지 않은 게임이지만, 승부와 상관없이 마지막으로 AI와 겨뤄보고 싶었다며 각오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세돌 / 프로바둑 기사 9단 (tbs 김어준 뉴스 공장 中) : 마땅한 상대를 정하기도 어려워서요. 어떤 분을 특정하기도 좀 그래서요. 인공지능으로 지든 이기든, 사실 이기긴 쉽지 않을 거예요. 아무리 접바둑이라고 해도….]

3년 전 '인류 대표' 이세돌 9단의 도전은 전 세계인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나날이 진화를 거듭하는 인공지능을 상대로 이번에도 이 9단이 '신의 한 수'를 보여줄지 기대가 모이고 있는데요.

승패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마지막까지도 승부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9단의 도전을 뜨겁게 응원하겠습니다.

차정윤[jycha@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