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니즘] 세 시간에 커피 1잔? '피카츄족', '과일 빌런'... '카공족' 천태만상

[해보니즘] 세 시간에 커피 1잔? '피카츄족', '과일 빌런'... '카공족' 천태만상

2019.11.14. 오후 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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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니즘] 세 시간에 커피 1잔? '피카츄족', '과일 빌런'... '카공족'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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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11월 14일 (목요일)
■ 대담 : 이은비 YTN 플러스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동형의뉴스정면승부] [해보니즘] 세 시간에 커피 1잔? '피카츄족', '과일 빌런'... '카공족' 천태만상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YTN의 두 명품 브랜드가 만났습니다. YTN라디오와 YTN플러스 전격 콜라보 프로젝트, <해보니즘 "백문이 불여일행">. 기자가 현장으로 달려가 직접 체험해보고 후기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오늘 함께할 분은 YTN 플러스 이은비 기자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은비 YTN 플러스 기자(이하 이은비)>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어디 다녀오셨습니까?

◆ 이은비> 저 오늘은 일명 ‘카공족’이라고 불리는, 카페공부족들을 반나절 동안 카페에 가서 관찰하는 주제를 가져 왔는데요.

◇ 이동형>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줄여서 카공족이라고 하나 보죠?

◆ 이은비> 네.

◇ 이동형>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세 시간, 네 시간, 쭉 앉아 있는 겁니까?

◆ 이은비> 세 시간, 네 시간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시는 분들을 보통 카공족이라고 부르는데요.

◇ 이동형> 어디로 갔다 오셨어요?

◆ 이은비> 저는 서울대입구역 근처 카페를 다녀왔는데요. 제가 카공족 취재를 앞두고 어디를 갈지 굉장히 고민을 했는데, 사실 카공족은 어디를 가나 다 있고요. 쉽게 볼 수 있기는 한데, 가장 많은 곳이 어딜까 고민을 했는데요. 주변에서 이곳을 가장 많이 추천해주셔서요.

◇ 이동형> 왜요?

◆ 이은비> 그곳이 서울대입구역에서 도보로 2~3분 거리에 같은 프랜차이즈 카페가 세 개가 동일하게 있더라고요. 그 전체가 전부 카공족이 있다고 해서요. 하나는 2층짜리고, 두 개는 3층짜리임에도 불구하고 카공족이 많습니다. 하필 제가 갔던 시기가 시험기간이더라고요. 그래서 더 그랬던 거냐고 주변에 사시는 분들한테 여쭤보니까 거기 카페는 꾸준히 카공족이 다 점령하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 이동형> 한여름이나 한겨울은 더할 수도 있겠네요?

◆ 이은비> 그렇죠. 환경이 너무 쾌적하고, 공부할 환경이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요.

◇ 이동형> 언제 갔다 오셨어요?

◆ 이은비> 제가 3주 전에 다녀왔는데요.

◇ 이동형> 평일입니까?

◆ 이은비> 네, 평일에 다녀왔습니다.

◇ 이동형> 그래서 사람이 많던가요?

◆ 이은비> 저는 많아 봤자 얼마나 많겠어? 하는 생각으로 갔는데요. 정말 생각보다 너무 많았고요. 3층짜리 전체가 다 카공족이더라고요. 거기서 3층이나 2층 전부 카공족이고요. 1층에 그나마 대화하는 손님들이 계셨습니다. 대화하는 손님들이 눈치를 볼 정도로 다 카공족이어서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이동형> 댓글에도 “서울대입구역, 거기 장난 아닙니다.” 이런 댓글이 올라오네요. 유명한가보네요?

◆ 이은비> 저도 이 정도일 줄은 몰라서요.

◇ 이동형> 그러면 카공족들은 보통 혼자 앉아 계세요?

◆ 이은비> 네, 2인 좌석에 다 혼자 앉아 있고요. 원테이블이라고 해서 8명 정도 앉을 수 있는 큰 테이블 같은 경우는 같이 앉아있기는 한데, 2인 테이블 같은 경우는 전부 혼자, 다 같은 방향을 보고 앉아 계시더라고요.

◇ 이동형> 그러면 충전기, 이런 것도 많이 쓰겠네요?

◆ 이은비> 네, 자신의 휴대용 배터리까지 충전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 이동형> 카페 입장에서는 차 한 잔 시키고 너무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다른 손님도 못 받을 테고요. 두 명이나 혹은 세 명, 네 명이 앉은 테이블에 혼자 앉아 있으면 그것도 손해일 테고요. 거기다가 전기까지 쓰면 그것도 신경이 쓰일 텐데요.

◆ 이은비> 전기를 쓰는 분들은 일명 ‘피카츄족’이라고, 전기를 먹는다고 해서 그런 식으로 부르더라고요.

◇ 이동형> 그러면 어쨌든 카페 주인 입장이거나 프랜차이즈를 하는 업체의 입장에서는 말은 못하지만 속으로는 끙끙 앓겠어요?

◆ 이은비> 제가 직원 인터뷰는 진행을 했는데, 사장님 인터뷰를 진행할 수 없어서 프랜차이즈 카페다 보니까 사장이라고 할 분이 없어서요. 제가 자료로 말씀을 드리자면 실제 2018년 외식업 경영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월 평균 매출액 916만 원, 테이크아웃 비율 29%, 영업일수 28일, 하루 영업시간 12시간, 메뉴 평균 가격 4134원, 테이블 수 평균 8개를 가정했을 때 시간당 회전율은 약 59%로 테이블 당 머물러야 하는 최소시간을 계산해봤는데요. 테이블 당 체류시간이 1시간 42분을 넘지 않아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었다고 하고요. 우선 언뜻 생각을 해봐도 카공족이 제가 머물렀던 시간은 네 시간 정도였거든요. 그분들이 제가 오기 전부터 앉아 계셨는데, 그러면 대부분이 네 시간 이상 앉아 계셨던 거예요. 그래서 음료를 그분들이 계속 틈틈이 주문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동네카페의 경우는 더 심할 거라고 생각이 들고요.

◇ 이동형> 사람 만나서 이야기하려고 카페 가면 글쎄요, 30분도 안 앉아 있는 것 같은데요? 문제는 이렇게 자리를 맡아 놓고 밖에 나갔다가 오는 분들도 있다고 하면서요?

◆ 이은비> 네, 이거는 제가 직접 카페 아르바이트 분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그분이 말씀하시기로는 많게는 한 시간에서 두 시간까지 물건을 두고 나갔다가 오는데, 식사를 하고 오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식사를 하거나 아니면 정말 자기 볼일을 보고 마치 자기가 공간을 대여한 것처럼 행동하시고요. 몇 번 주의를 준 적도 있었는데, 그런 경우에는 뒷문으로 들어오신다고 하더라고요.

◇ 이동형> 그렇군요. 그러면 분위기가 다들 조용하겠어요?

◆ 이은비> 1층 같은 경우는 음료 제조 소리도 나고, 손님이 왔다 갔다 하니까 1층은 그래도 괜찮은데요. 2층, 3층 같은 경우에는 정말 조용해서 음악 소리랑 타이핑 소리랑 책장 넘기는 소리 정도만 들리더라고요.

◇ 이동형> 그러면 일반 손님은 오히려 눈치 보겠어요?

◆ 이은비> 그렇죠. 제가 일반 손님이라면 일반 손님이었는데, 제가 노트북을 가지고 갔는데, 노트북을 할 만한 테이블은 당연히 없었고요. 마땅히 앉을 데도 없어서 그냥 보이는 자리에 앉았는데, 거기까지 가는 과정에서도 혹시나 제가 소리를 낼까 봐 눈치를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 이동형> 카페에서도 카공족들에 대한 대처법이 따로 있습니까?

◆ 이은비> 이게 공식적으로 있다고 하기는 뭐하고요. 사람들이 느끼는 건데, 형님 의자라고 해서 형님 포즈처럼 된다고 해서요. 테이블이 낮고 의자가 조금 높은 테이블을 그런 식으로 부르거든요.

◇ 이동형> 불편하게 하는군요?

◆ 이은비> 네, 아예 공부를 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 거예요. 노트북도 사실 밑에 있으면 힘드니까요. 일하기도 힘들고 공부도 하기 힘든 자리를 마련하거나 콘센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막아 버려서 콘센트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고요.

◇ 이동형> 카공족들하고 인터뷰해봤어요?

◆ 이은비> 카공족이 주변에 많기도 하고, 제 주변에도 프리랜서로 일하시는 분들도 많으니까요. 대부분 일하시는 게 다 카페에서 많이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본인들도 억울하다는 식으로 말씀을 하시는데요. 그런 나쁜 카공족들도 있지만 자기들은 양심적으로 몇 시간이 지나면 음료를 또 시키고, 음식도 시키기 때문에 사실 나는 정말 카페에 피해를 주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 이동형> 양심적인 카공족은 그러면 몇 시간에 음료 하나를 더 시키면 양심적인 겁니까?

◆ 이은비> 본인들 말로는 세 시간 정도 되면 음료 하나를 더 시킨다고 하더라고요. 세 시간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더라고요.

◇ 이동형> 그런데 도서관도 있고, 집도 있고, 조용한 곳이 많잖아요. 왜 하필 카페에서 공부하는지 물어봤어요?

◆ 이은비> 네, 여쭤봤는데 독서실 같은 경우는 너무 조용하다 보니까 오히려 본인 소리도 시끄럽게 느껴지고 남들의 눈치가 많이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공부에만 집중하기에 좋기는 한데, 다른 활동을 할 때 다른 사람의 눈치가 보이는 거죠. 백색소음이라고 해서 유튜브에 검색을 해보니 아예 영상이 있더라고요.

◇ 이동형> 조금 소음이 들리는 건 더 좋다?

◆ 이은비> 네, 그게 더 좋다, 집중도 잘 되고. 그 백색소음 유튜브 영상을 보면 아예 서울대학교 도서관 백색소음, 이렇게 두 시간짜리가 있어요. 그것을 들으면서 공부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 정도면 카페에서도 효과가 있기 때문에 카페에서 공부하는 게 훨씬 더 집중이 잘 된다고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 이동형> 그런데 일부 카페에서는 이 카공족들을 환영하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그것은 왜 그렇습니까?

◆ 이은비> 카공족 환영이라고 SNS 해시태그를 검색해보시면 그런 카페들이 일부 등장하는데요. 대부분 스터디카페가 대부분이긴 하고요. 동네카페의 경우, 공간이 넓은데 그 부분을 활용하고, 아예 스탠드도 설치하고, 콘센트도 더 많이 설치해서 일부러 카공족을 많이 유치하고, 아예 두 번째 음료부터는 할인을 해준다든지, 이런 식으로 이벤트를 해서 카공족으로 홍보를 하는 카페도 있었습니다. 그런 곳을 가면 서로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동형> 우리 댓글에는 세 시간도 예의가 없는 거라고 하는데요?

◆ 이은비> 그게 사실 기준이 애매한 것 같습니다.

◇ 이동형> 사회적으로는 카공족에 대한 시선이 불편합니까?

◆ 이은비> 사회적으로는 많이 비판적인 것 같고요. 노키즈존이라는 곳이 있잖아요. 요즘은 노스터디존이라고 말하는 카페들이 있는데요. 아예 그런 식으로 하는 카페도 있어요. 동네카페 같은 경우는 공간이 너무 좁기 때문에 카공족이 많이 오게 되면 사실 장사가 아예 안 된다고 생각이 드니까요. 그래서 노스터디존이라고 검색을 하시면 일부 카페가 그런 식으로 운영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카운터에 세 시간 이상 머물면 다른 손님에게 피해가 가니 배려를 부탁드린다, 이런 안내문이 있거나 그런 식으로 운영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여전히 비판적인 시각이 많은 것 같습니다.

◇ 이동형> 다른 손님들한테 민폐를 줄 수도 있고, 가게에도 손해를 끼칠 수 있고, 이런 것 때문에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이것도 공공장소라고 하면 공공장소니까 대중이 함께 쓰는 장소니까 기본적인 에티켓이 필요하지 않을까.

◆ 이은비> 사실 카페 주인 분들도 손님한테 먼저 나가 달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서로에게 안 좋은 일인데, 카페에서 공부하시는 분들이 먼저 에티켓을 지켜주시면 그분들도 서로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고요. 아까 말씀하셨다시피 4인 테이블 같은 경우 혼자 차지하지 않고, 콘센트도 하나만 쓰고, 이런 식으로 기본적인 에티켓만 지켜주더라도 계속 공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이동형> 지금 댓글에 “카페에서 친구랑 수다 떨고 있는데 카공족이 저한테 조용하라고 했어요.” “큰소리 내니까 저를 쳐다봤어요.” 이런 경우가 있나요?

◆ 이은비> 네, 저도 인터넷에서 그런 글을 정말 많이 봤어요. 카공족들이 일반 손님들한테 조용히 하라고 한다는 글을 정말 많이 봐서 저도 이런 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요. 그런 분이 분명히 있겠지만 제가 갔을 때는 없었고요. 그런데 아까 두 번째 말씀하셨던 것처럼 조용히 하라고는 안 하지만 쳐다봤다고 하셨잖아요. 그런 분은 분명히 있었어요.

◇ 이동형> 카페에서 커피 마시면서 수다 떨려고 가기도 하잖아요?

◆ 이은비> 그렇죠.

◇ 이동형> 내 공부에 방해된다는 겁니까?

◆ 이은비> 본인도 카공족이 비판적인 시각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조용히 하라고 말은 못해도 거슬리니까 쳐다보고 응시하기는 하더라고요.

◇ 이동형>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 말고 또 카페에서 혹시 다른 특이한 분들이 계세요?

◆ 이은비> 제가 카페 직원 분 인터뷰를 할 때 들은 건데요. 저도 듣고 믿을 수가 없었어요.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3년간 일하신 분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일명 ‘과일 빌런’이라고 해서 포도를 통째로 들고 오셔서 씻어 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다고 합니다. 사실 외부음식 자체가 금지인데, 과일이랑 과도까지 가지고 오셔서 거기서 깎아 드셨다고 하는데요. 그런 분이 자주 있냐고 했을 때는 솔직히 낮에 오시는 손님들은 자주 그런다고 하셨고, 최근에는 밤 같은 것을 까먹으시면 밑에 다 부스러기가 떨어지는데, 그것은 청소하기도 힘들다고 하시면서 그런 손님들이 있으시고. 커피숍인데 커피를 시키지 않고 그 가게에서 가장 싼 쿠키를 시킨 다음에 1500원 정도 한다고 하는데요. 그 쿠키를 시키고 가방에서 텀블러를 꺼내시더래요. 커피를 가지고 오신 거죠. 최대한 돈을 안 쓰시려고 그런 손님들이 많다고 합니다.

◇ 이동형> 이번 기사 나가고 댓글이 어땠어요?

◆ 이은비> 댓글 반응은 당연히 카공족에 비판적인 반응이 정말 많았죠.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많이 얘기하셨던 게 말씀하셨던 댓글 내용 같았는데요. “공부를 하는 것은 상관없는데, 카페에서 대화를 나눈다고 눈치를 주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많은 분들이 말씀하셨고요. 조용한 곳을 원하면 독서실을 가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 이동형> 우리 청취자 분 중에 카페를 운영하는 분이 계세요. 카페 5번출구님인데요. 기저귀를 놓고 가는 손님이 있다고 하네요.

◆ 이은비> 그런 식으로 치우지도 않고 가는 손님이 있다고 하네요.

◇ 이동형> 함께 사는 사회고, 더불어 사는 사회니까 최소한 에티켓은 우리가 지켜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이은비>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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