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갈림길 선 정경심...내일 영장 심사 '운명의 날'

구속 갈림길 선 정경심...내일 영장 심사 '운명의 날'

2019.10.22. 오전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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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수사 착수 55일 만인 어제 정경심 영장 청구
정경심, 정식 조사·조서 열람 등 7차례 檢 출석
"수사 비협조"…檢, 소환 실익 없다 판단한 듯
검찰 "혐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 가능성 등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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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해 모두 11개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정 교수 측은 혐의 대부분이 오해에서 비롯됐다며 구속영장 심사에서 명확하게 해명하겠다고 반박했습니다.

정 교수의 구속 여부를 가리는 법원의 영장 심사는 내일 오전부터 열립니다.

법조팀 취재기자 연결해 정 교수 영장 청구 의미와 전망 등을 짚어보겠습니다. 조성호 기자!

정경심 교수를 7차례 소환 조사 끝에 검찰이 어제 구속영장을 청구했죠?

[기자]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검찰이 지난 8월 말 본격 수사에 나선 지 55일 만입니다.

어제 출입기자단에 영장 청구 사실을 알려온 게 오전 9시 20분쯤입니다.

주말 사이 조사 내용을 검토하고, 영장 청구서를 준비해 온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정 교수는 정식 조사와 조서 열람을 포함해 모두 7차례 검찰청사에 출석했습니다.

검찰은 정 교수가 대체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더 불러 조사하는 데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 가능성 등을 고려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수사가 길어지는데도 드러난 혐의가 없다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검찰이 영장에 적용했나요?

[기자]
정 교수의 혐의는 자녀의 입시부정, 사모펀드, 증거인멸 관련 의혹, 이렇게 크게 세 갈래입니다.

영장기재 범죄사실에 대한 혐의에는 모두 11가지 죄명이 적용됐습니다.

먼저 자녀 입시 비리와 관련해 위조된 표창장과 인턴 증명서 등을 여러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활용한 혐의가 있습니다.

검찰은 부산대 의전원 등 국립대에 지원한 경우에는 공무집행방해혐의, 사립대의 경우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는 지난달 이미 기소해 재판이 진행 중이고, 딸을 동양대 연구보조원으로 등록해 허위로 수당을 타낸 혐의도 영장기재 범죄사실에 추가됐습니다.

[앵커]
나머지 의혹 관련 혐의는 어떤 건지도 정리해주시죠.

[기자]
사모펀드 투자와 관련한 혐의가 있습니다.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에 차명으로 투자하고 투자처 등의 경영에 개입했다는 의혹 관여했다는 건데, 업무상 횡령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투자 약정금을 실제 투자한 금액보다 부풀려 100억여 원으로 허위 신고하고, 2차 전지업체 투자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자산을 관리해 온 증권사 직원 김경록 씨를 동원해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도록 한 것과 관련해서는 증거위조와 증거은닉을 교사한 혐의가 있다고 영장에 적시했습니다.

[앵커]
상당히 많은 혐의가 구속영장에 들어있습니다.

정경심 교수 측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정경심 교수의 변호인단도 어제 영장 청구 이후 즉각 반응을 내놨습니다.

영장에 기재된 혐의가 11개지만, 실제로는 입시문제와 사모펀드 투자 관련 2개 의혹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

딸의 입시문제는 향후 재판을 통해 해명될 것이고, 사모펀드 부분은 5촌 조카 조범동 씨의 잘못을 정 교수에게 덧씌워 생긴 오해라는 겁니다.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서도 인사청문 단계에서 사실확인 노력과 해명 과정이었다며 법원에서 명확히 해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조사 과정에서도 정경심 교수가 건강문제를 호소했고, 검찰도 신병 처리를 어떻게 할지 고심이 깊었는데요.

구속을 감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건가요?

[기자]
정 교수 측은 최근 뇌종양·뇌경색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고, 입원 등을 이유로 검찰도 조사에 애를 먹었습니다.

그런데도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정 교수가 구속영장 심사에 따른 구인 절차와 이후 구속수사를 감당할 수 있는 건강 상태라고 판단했다는 의미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정 교수의 건강상태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증 절차를 거쳤고, 구속 관련 절차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 교수 측도 상세하게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검찰에서 요구한 CT와 MRI, 신경외과 진단서 등 건강상태를 입증할 자료를 이미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부인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조국 전 장관도 검찰 조사를 받게 될지도 관심입니다.

어떻게 될까요?

[기자]
조국 전 장관이 가족 관련 의혹을 아예 모르진 않았을 거란 정황은 여럿 나왔습니다.

조 전 장관이 쓰던 컴퓨터에서 검찰이 위조됐다고 의심하는 딸과 친구 등의 서울대 인턴증명서 파일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전 장관이 속한 서울대 인권법센터가 발급한 것으로 돼 있는데, 딸을 제외한 학생들은 검찰 조사에서 허위로 받은 증명서라는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또, 한국자산관리공사를 상대로 한 웅동학원의 소송에 대응하는 내용의 문건도 조 전 장관 컴퓨터에서 나왔다고 전해졌습니다.

자택에서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던 증권사 직원 김경록 씨와 마주쳤을 때 "아내를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는데, 물론 김 씨는 의례적 인사였다고 했지만, 조 전 장관이 증거은닉 과정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검찰은 확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단 조 전 장관이 사퇴하면서 소환조사에 대한 부담은 줄어들었는데, 수사를 비판하는 여론이 여전히 높다는 게 변수입니다.

[앵커]
무엇보다 이번 수사의 최대 분수령인 정경심 교수 구속 여부에 관심이 몰립니다.

구속 여부는 언제 결정되나요?

[기자]
조금 전 법원의 구속영장 심사 일정이 나왔습니다.

내일 오전 10시 반,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립니다.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송경호 3차장검사와는 동명이인입니다.

오전에 심사가 시작되니까 이르면 내일 밤, 늦어도 모레 새벽에는 정 교수의 구속 여부를 알게 될 것 같습니다.

영장 심사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비공개로 조사받았던 정 교수의 모습이 처음 언론에 공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구속이냐, 기각이냐 어떤 결과든 파장도 클 것 같습니다.

향후 수사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기자]
영장 결과를 언급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도 구속이냐 기각이냐 전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통상적인 사건에서라면 증거인멸을 여러 차례 시도한 정황이 있고, 사회적으로 중대성도 큰 사건인 만큼 구속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입니다.

하지만 정 교수가 건강문제가 심각하다고 호소하는 데다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서는 사실관계를 다투겠다는 입장인 만큼 법원 판단을 끝까지 봐야 알 것 같습니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법원도 혐의의 중대성을 인정하는 셈이어서 정 교수 측이 지금까지 해명한 내용의 진실성이 근본부터 흔들릴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기각된다면 검찰의 수사가 지나치다는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큽니다.

조 전 장관 관련 수사의 버팀목이라 할 수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입지도 흔들릴 수 있어서 사실상 수사의 동력을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결론이 나오든 파장은 클 것 같습니다.

모든 건 내일 법원의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YTN 조성호[cho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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