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심리학 교수 "이춘재 8차 사건 자백? 터무니없진 않다"

범죄심리학 교수 "이춘재 8차 사건 자백? 터무니없진 않다"

2019.10.07. 오후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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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심리학 교수 "이춘재 8차 사건 자백? 터무니없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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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의 화성 연쇄살인 사건 8차 범행 자백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터무니없는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7일 이수정 교수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춘재의 8차 사건 자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이 교수는 "(이춘재의 8차 사건 자백이) 터무니없는 것 같지는 않다"라며 "지금 보통 연쇄 살인범들. 특히 사이코패스들이 자신의 범행을 과대 포장하기 위해 영웅 심리 때문에 남이 했던 거. 예를 들자면 유영철 같은 경우에 정남규가 했던 것도 내가 했다고 해서, 사실은 처음에 자기가 한 것 말고도 또는 실제 사건이 아닌 것도 더 많이 죽인 것처럼 막 이렇게 간혹 얘기하는 경우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그런데 보통 그런 허세를 부리는 필요를 느끼는 것은 경찰의 수사에 혼선을 주겠다는 의도가 있을 때 주로 나타난다"라며 "그런데 지금 이 사건 같은 경우에 시효가 다 끝난 사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춘재 입장에서 보면 수사를 받을 게 아니라는 걸 너무 뻔히 잘 알고 있다. 수사선상에 혼선을 준다거나 경찰을 골탕 먹이겠다라는 생각을 가질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에 이 사람(이춘재)이 (자백의 이유가) '영웅 심리 때문이다'라고 얘기를 하려면 영웅 취급은 어디서 합니까? 대부분 언론에서 하죠"라며 "그런데 문제는 이 사람이 무기수이고 더군다나 지금 자기 사건과 연관돼서 언론에서 어떤 종류의 기사화가 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입장에 놓여 있다. 다시는 사회로 돌아오지 못할 이 사람 입장에서는 '영웅이 돼 봤자 얻는 게 없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이춘재의 자백에 대해 "지금 프로 파일러와의 신뢰 관계. 예컨대 '이제는 털고 가자'라는 거다"라며 "이분이 내일모레 환갑이지 않냐. 그러니까 이제 본인도 인생의 말년을 앞에 두고 더 이상의 비밀을 유지하기 위한 부담을 지기 싫다. 이렇게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서 어떻게든 심경의 변화 때문에 수사에 협조하려는 자발적 태도를 보이고 있을 수도 있다는 거다"고 전했다.

앞서 이춘재는 지난 4일 경찰과의 대면조사에서 '모방 범죄'로 알려진 8차 사건도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지난 1988년 9월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발생한 8차 사건은 여중생이 집에서 목이 졸려 숨진 채로 발견된 사건이다.

경찰은 이듬해 7월 이 8차 사건의 용의자로 화성에 거주하던 윤모씨를 붙잡아 구속했다. 8차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들은 이춘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현재 경찰은 이춘재가 한 진술의 신빙성을 조사 중이다.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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