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희의출발새아침] 무한도전 최면 전문가“화성연쇄살인 이춘재 최면수사해도...”

[노영희의출발새아침] 무한도전 최면 전문가“화성연쇄살인 이춘재 최면수사해도...”

2019.09.30. 오전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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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희의출발새아침] 무한도전 최면 전문가“화성연쇄살인 이춘재 최면수사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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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9년 9월 30일 (월요일)
□ 출연자 : 설기문 설기문마음연구소 소장 (최면전문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영희 변호사(이하 노영희):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슬기로운 인터뷰’ 시간인데요. 설기문마음연구소 소장 모셨습니다. 우리 설 소장은 최면 전문가십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과 관련해 최면수사가 이루어졌는데요. 목격자를 대상으로 최면을 통해 오래된 기억을 끄집어내서, 영화 속에서나 봤던 최면수사로 실제 수사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한 번 확인해보겠다는 겁니다. 전문가와 함께 최면수사가 뭔지, 또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 최면수사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이런 것들 확인하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설기문 설기문마음연구소 소장(이하 설기문): 안녕하세요, 설기문입니다.

◇ 노영희: 설기문 소장님은 무한도전 등과 같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많이 알려지기도 하셨고요. 또 최면 전문가, 설기문마음연구소 이런 걸로도 활동을 많이 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희가 최면이라는 게 도대체 뭐냐. ‘레드 썬!’ 이러면서 우리가 그동안 봐 왔던 이런 것들은 조금 약간 희화적이고 믿기 어려운 부분이 있긴 있었는데요. 이걸 정확하게 설명을 해주시면 어떨까요?

◆ 설기문: 네, 최면을 길게 설명하면 굉장히 길게 설명할 수 있지만 한마디로 설명하면요. 몸과 마음, 즉 심신이 이완된 집중 상태다. 보통 이게 교과서적인 정의예요.

◇ 노영희: 심신이 이완된 집중 상태요?

◆ 설기문: 예. 그래서 최면이 걸린다고 하면 무엇에 몰입하거나 집중하는 상태. 이걸 의미하고 때로는 멍 때리는 상태에서 아무 생각이 없거나 무념무상의 상태가 되는 것. 무엇에 마음이 꽂힌 상태, 이런 걸 말하기도 해요. 예를 들어서 남녀가 사랑에 빠지면 콩깍지가 씌인다 하잖아요. 그것도 사랑최면에 걸리는 거예요. 빼놓을 수 없는 게 또 보이스피싱, 이것도 대표적인 최면에 걸리는 거죠.

◇ 노영희: 보이스피싱도 최면입니까?

◆ 설기문: 예, 변호사님 혹시 ‘캐치 미 이프 유 캔’이라는 영화 혹시 보셨거나 기억하십니까?

◇ 노영희: 네, 봤습니다.

◆ 설기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그 영화도 보면요. 주인공이 계속해서 최면 걸면서 사기를 치는 거거든요. (웃음)

◇ 노영희: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면서요.

◆ 설기문: 예, 예. 뭐에 홀리게 만들고 뭐에 빠지게 만들고, 다른 생각 못하게 만들고. 그러니까 이렇게 최면이 걸리면 무의식이 활성화가 돼요. 그래서 평소에 의식 차원에서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이 무의식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되기 때문에 무엇을 쉽게 기억하거나 떠올릴 수 있게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최면에 걸리면 특정 사건과 관련한 기억이 쉽게 발휘되면서 평소에 발휘되지 않았던 집중력이나 잠재능력 같은 것도 발휘될 수 있게 된다. 그러니까 이게 법최면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거죠.

◇ 노영희: 우리 심리학과에서는 보통 무의식이라고 하는 게 일상생활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억눌려 있다가 어떤 자극을 주면 그게 올라온다. 이 얘기인 건데, 최면도 그런 식으로 자극을 준다는 이야기시네요?

◆ 설기문: 그렇죠. 그러니까 잘 아시겠지만 개가 종소리 듣고 침 흘리잖아요. 이걸 심리학에서는 조건 형성이라고 설명하는데 최면으로 가면 그게 최면이 걸린 거예요. 개가 그러니까 종소리에 최면 걸려가지고 종소리만 들으면 침이 나는 그런 반응이 일어나는 거죠. 그러니까 보이스피싱에 자기도 모르게 비밀번호를 가르쳐준다거나, 아니면 계좌번호를 가르쳐준다거나, 이것하고 원리가 비슷하고. 사랑에 빠진 남녀가 상대방이 뭐 하면 그냥 이성적인 판단하지 못하고 그냥 수긍하고 따라가지 않습니까. 유괴되는 아이가 유괴될 때도 마찬가지로 판단을 못하고 아저씨가 뭐 사줄게, 하면 따라가는. 이게 다 최면 현상이라고 설명이 되는 거죠.

◇ 노영희: 파블로프의 개 실험을 최면으로 설명한 건 제가 처음 들었습니다만 어쨌든.

◆ 설기문: 예, 실제로 그렇습니다. 실제로 최면에서는 그렇게 설명을 해요. 그리고 또 원리도 그러하고.

◇ 노영희: 알겠습니다. 그래서 양파 먹어놓고도 맛있다, 사과 맛이 난다, 이런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는 건데.

◆ 설기문: 걸려버리면 감각이 달라지는 거예요. 똑같은 식사도 좋아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하고 먹는 식사하고, 재수 없는 사람하고 먹는 식사는 맛이 다르잖아요. 객관적으로는 똑같은 음식인데요.

◇ 노영희: 네, 그렇군요. 일단 제가 우리 화성 연쇄살인사건 관련해서 좀 여쭤보겠습니다. 이번 화성 연쇄살인사건 수사 과정에서 법최면 전문가들이 투입되어서 최면수사를 했다. 이랬는데 이게 실제 무슨 도움을 받기 위해서 이런 수사를 하는 건가요?

◆ 설기문: 그게 법최면이 포렌식 최면이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

◇ 노영희: 포렌식 최면이요?

◆ 설기문: 예, 포렌식. 우리 포렌식이라는 말을 요즘 많이 쓰잖아요. 최면에서도 포렌식 최면이라는 말을 쓸 수 있어요. 실제로 영어에서는 forensic hypnosis라고 하거든요. forensic psychology가 있고. 그러니까 법심리학 할 때 forensic psychology가 있는데 최면은 영어로 hypnosis니까 forensic hypnosis 이게 이미 서양에는 이미 되고 있어요. 나중에 또 말씀드리겠지만 법최면에서는 1차적으로 피해자가 피해 당시에 너무 당황하고 갑작스러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기억을 잘 못할 수가 있잖아요. 이럴 때 최면을 하면 그때 기억이 살아나는 것이죠. 그건 무조건 모든 기억이 다 살아난다, 이런 뜻은 아니에요. 기억 중에 단 한 조각이라도 찾아내면 그게 범인 잡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되죠. 그다음에 주변에 목격자들이 뺑소니차를 봤단 말이에요. 지나가는 차의 번호판을 본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난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 사람이 최면에서 번호판의 번호 한 자만 기억해내도 사건 해결에 굉장히 도움이 되는 거예요. 그다음에 어릴 때 집을 나와서 길을 잃었는데, 가족을 못 찾아서 10년 20년간 또 가족과 헤어져 살고 있는데, 최면을 했는데 어린 시절에 살았던 동네 또는 기억의 동네 이름 한 자, 또는 자기 가족의 이름 하나만 기억해내도 경찰에서 굉장히 도움이 되죠. 이런 식으로 최면수사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죠.

◇ 노영희: 그런데 사실 최면수사를 해도 사건에서 증거로 인정되지는 않거든요. 거짓말탐지기처럼.

◆ 설기문: 그렇죠. 외국에서도 최면에서 나온 이런 것들은 사실 법적 효력은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법적 효력을 갖자는 뜻이 아니고, 하나의 단서를 찾고 이 단서 하나 때문에 범인을 검거하는 데 때로는 결정적인 증거가, 증거라기보다 결정적인 자료가 되죠. 그러니까 무슨 법최면을 해서 어떤 이걸 증거로 삼자는 게 아니고 하나의 보조 수단이다. 그런 얘깁니다. 예를 들어서 차 번호판을 봤는데 첫 자가 3자였다. 그 하나만 확인해도 피의자 중에서 몇 사람이 압축돼 있는데 그중에서 그 사람 자동차에 번호가 3으로 시작되는 게 뭔가 찾아버리면 아주 쉽게 범인을 찾는 데,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 노영희: 그런데 오히려 3자라고 말했지만 사실 그게 잘못된 말일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방향이 잘못 가면 어떡해요?

◆ 설기문: 그렇기 때문에 3자라고 했지만 8일 가능성도 있다는 전제 하에 또 폭넓게 찾아보는 거예요. 그러면 다른 사람의 차들은 3이나 8 근처에 가지 않은 숫자로 시작되는데 어느 한두 사람이 그 숫자로 시작됐다면 그 사람들을 좀 더 집중적으로 알리바이를 캐고 하면서 찾다 보면 이제 확인될 수도 있죠. 그러니까 그게 증거라는 뜻은 아니고.

◇ 노영희: 다른 단서들을 무시한다는 게 아니라 우선 그 출발점을 여기서부터 시작해보겠다. 그러면 어떤 사람은 최면에 잘 걸리고 어떤 사람은 최면에 안 걸리잖아요. 또 어떤 사람은 의식이 있으면서도 거짓말로 최면 걸린 것처럼 하기도 하잖아요. 이런 건 다 어떻게 잡아냅니까?

◆ 설기문: 그러니까 최면에서 나왔다고 다 믿지 않죠. 거짓말의 가능성이 있고, 첫째. 둘째는 조작된 기억일 가능성이 있고. 셋째, 우리 무의식도 착각을 하거든요. 어린 시절에 봤던 기억하고 그것을 성인이 되어서 봤을 때 확인해보면 다르잖아요. 마치 어릴 때 다니던 초등학교 유치원 가보면 너무나 작게 보이잖아요. 어릴 때는 그 넓게 보였던 운동장이 성인이 되어서 가보면 그냥 몇 걸음 뛰면 저 끝까지 갈 것처럼 작게 보이잖아요. 그런데 우리 기억이 항상 정확하거나 객관적이 아니에요. 기억 자체가 주관성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걸 감안해서 조사를 하고 판단합니다.

◇ 노영희: 그러면 이번에요.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이춘재. 이춘재 씨 같은 경우는 최면 해도 답이 안 나올 거다, 이런 얘길 하기도 하고 지금까진 범행을 계속 부인하는데요.

◆ 설기문: 예, 예. 그런데 실제로 범인에 해당하는 사람은 최면을 해도 소용이 별로 없습니다. 왜냐하면 최면해서도 의식이 있고 자기 판단 다 하거든요. 그러니까 잠자는 상태에서 잠꼬대 하는 게 아니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최면이 걸려도 의식은 그대로 있어서 판단을 하고 비판도 하고 분석도 하기 때문에 자기한테 불리한 증언은 안 하죠.

◇ 노영희: 방어기제가 작동하는 거예요?

◆ 설기문: 당연히 방어기제가 작동하죠.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범인이라고 해당하는 사람은 최면을 해도 소용이 없고. 오히려 그것을 하나의 참고로 해서 이 사람이 자꾸 피해 가는 그런 걸 보면 이 사람이 방어를 한다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수사관들이 판단하면 오히려 그 사람이 더 의심을 받을 가능성은 있죠.

◇ 노영희: 그렇군요. 그리고 저희가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하고 이번 화성 연쇄살인사건에 관해서 인터뷰를 했었는데, 그때 이수정 교수가 ‘범인이 이춘재 한 명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이런 이야기도 했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설기문: 그건 아무도 모르죠, 사실은. 아무도 모르죠.

◇ 노영희: 최면하시는 분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춘재 행동이나 태도나 이런 걸 보면 좀 실마리가 안 나옵니까?

◆ 설기문: 종합적으로 관찰하고 판단하면 실마리는 잡을 수 있겠죠. 그러나 아무리 실마리가 있다 하더라도 본인이 계속 거부하고 부정한다면 어쩔 도리가 없겠죠. 그리고 또 그 사람을 최면한다 한들 사실대로 내가 범인입니다, 라고 말할 리는 없을 테고. 그러니까 노련한 수사관이라면, 또 노련한 최면관이라면 사소하게 흘리는 말 하나, 표정 하나, 동작 하나에서 단서를 잡아내야죠. 앞뒤 질문을 해가지고, 우리 크로스체킹이라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렇게도 물어보고 저렇게도 물어보면서 계속 체크하다 보면 어느 부분에서 대답할 때 눈꼬리를 좀 올린다거나 발음이 좀 빗나간다거나, 다른 사람들 눈치 못 채는 그런 걸 갖고 단서를 잡아서 그런 단서가 몇 가지 나와서 연결해보면 심증이 더 굳혀지고 그걸 갖고 또 추궁해서 들어가 보면 나중에 거짓말했다라는 고백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쉽진 않겠죠.

◇ 노영희: 마지막으로 하나만 여쭙겠습니다. 지금은 용의자 이춘재가 최면수사를 거부하고 있지만, 혹시 향후에라도 하게 된다면 어떤 걸 키워드로 삼아서 중점적으로 물어봐야 할까요?

◆ 설기문: 그런 경우가 참 어렵겠지만 심리학에서 말하는 라포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라포 해가지고 좀 친근한 관계를 많이 가져야 하고, 이 사람을 이해해주고, 이 사람 입장에서는 힘들었던 삶을 살았을 가능성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그런 걸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인간적인 어떤 접촉, 이 부분이 많이 필요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게 쉽진 않겠지만 그래서 또 시간도 많이 걸리겠죠.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어쨌든 저로서는 그렇게밖에 대답하기 어렵겠네요.

◇ 노영희: 라포를 형성해서 약간 방어기제를 풀도록 만들어서,

◆ 설기문: 맞습니다. 그게 결국은 방어기제가 허물어져야 하거든요. 인간적인 이해를 해주고 공감을 해주고. 그럼 인간적으로 친근감이 느껴지고, 또 그런 입장에서 자기 마음이 조금씩 열리고. 아까 말씀하신 방어기제가 허물어지고. 그러면 그나마 조금 본심이 흘러나올 가능성이 있지 않겠나. 그런 이야기죠.

◇ 노영희: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소장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설기문: 감사합니다.

◇ 노영희: 지금까지 최면 전문가죠, 설기문 마음연구소의 설기문 소장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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