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 담당 형사들 "전화기 잡고 한참 울어"

'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 담당 형사들 "전화기 잡고 한참 울어"

2019.09.19. 오전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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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 담당 형사들 "전화기 잡고 한참 울어"
사진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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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미제 사건으로 꼽히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33년 만에 드러났다는 소식에 당시 담당 형사들이 눈물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담당 형사이자 영화 '살인의 추억' 속 배우 송강호의 실제 인물인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간밤에는 거의 뜬눈으로 지새웠다"라며 "33년(마지막 사건 기준 28년) 만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확인되어 경기남부청 미제사건수사팀에서 수사 중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세계 100대 연쇄살인사건의 범주에 들어가고 대한민국 최대의 미제사건이었다"라며 "용의자는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모씨로 자신의 처제를 성폭행, 살인, 사체유기를 했던 50대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유력 용의자에 대해 "당시 나이는 20대였으니 거의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건 2건 피해자의 속옷 등 유류품에서 검출한 DNA와 대조하여 일치했다고 하니 거의 맞다"라며 "나머지 사건 증거품이 없는 것들은 범인 고유의 수법, 이를테면 결박 매듭 등을 근거로 하여 대조하면 동일범으로 인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덧붙였다.

또 김 위원은 유력 용의자 소식에 화성 연쇄살인 사건 현장 책임자였던 전 경기청 강력계장 하승균 총경과의 통화 내용을 전하며 "오늘 청으로 들어가시기로 했다고 하시면서 감격에 겨워 울먹이고 있었다"라며 "둘이서 전화기를 잡고 한참 울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늘은 있다. 비록 공소시효가 지나서 그놈을 처벌할 수는 없어도 반드시 검거해서 국민들 앞에 세워야 한다던 우리들의 약속이 실현되는 날이 왔다"라며 "앞으로 1~2달 정도 수사해서 전체 사건의 범인인지 판단하고 최종 결과를 낸다고 한다. 눈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다. 이제 제게 마지막으로 포천여중생 살인사건만 해결된다면 형사의 소명은 마무리 될 것이다"고 소회를 밝혔다.

앞서 이날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브리핑을 통해 용의자 A(56)씨의 DNA가 화성 연쇄살인 사건 중 3차례 사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3차례 사건은 5, 7, 9차 사건으로 알려졌으며 이 가운데 9차 사건에서는 피해 여성의 속옷에서 A씨의 DNA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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