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브리핑] 고유정 재판 '커튼 머리' 논란으로 머그샷 검토

[기자브리핑] 고유정 재판 '커튼 머리' 논란으로 머그샷 검토

2019.09.04. 오후 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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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이연아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다음 소식은요?

[기자]
경찰이 신상 공개 결정이 내려진 피의자 얼굴을 공개할 때 머그샷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머그샷은 범죄자 인상착의 기록 사진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범죄자 신원을 정확히 확인하는 목적으로 경찰서 유치장 등에서 이름표 혹은 수인번호를 들고 피의자의 정면, 측면 촬영 사진을 말합니다.

경찰청 수사국이 최근 법무부에 신상 공개가 결정된 피의자에 대한 머그샷 촬영과 공개 가능한지에 대한 유권 해석을 의뢰했습니다.

[앵커]
경찰청이 갑자기 왜 이런 내용을 법무부에 의뢰한 것이죠?

[기자]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 사건 때문입니다.

관련 사건은 2차 공판까지 진행됐는데, 매번 피의자 고 씨는 긴 머리를 이용해 자신의 얼굴을 가려왔습니다.

일명 커튼 머리라고 불리는데, 지난 1차 공판 당시 한 시민에 의해 고유정의 머리채를 잡고 공격하는 사건까지 벌어졌습니다.

당시에도 현장에서는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지 마라" 등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결국 피의자 고 씨의 얼굴 공개는 지난 6월 7일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 진술녹화실 이동 시점이 유일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피의자 고유정에 대해서는 신상을 공개하기로 경찰이 결정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죠. 경찰은 이미 지난 6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위원회에서는 피의자 고 씨의 얼굴과 실명, 나이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렇게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는 경우엔 경찰이 강제로 얼굴을 공개할 수는 없는 건가요?

[기자]
네, 경찰 공보 규칙에 따라 신상공개 대상 얼굴을 공개할 때에는 얼굴을 드러내 보이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아닌 얼굴을 가리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방식으로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신상공개 대상이 되는 피의자가 얼굴 공개를 반복적으로 회피해도 제재할 수 없는 상황인 겁니다.

그래서 현재 경찰이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는 조항을 '피의자 얼굴을 사진 촬영해 공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석해도 되는지에 대해 유권해석을 의뢰한 것입니다.

[앵커]
국내 머그샷 도입이 있었나요?

[기자]
국내 범죄자에 대한 머그샷 도입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또 수사기관이 피의자에 대한 머그샷을 공식적으로 검토 요청한 적도 없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학계에서도 머그샷 논의가 이뤄진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현장 전문가들은 머그샷 도입에 대해서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바로 무죄추정의 원칙과 인격권에 반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김대근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피고인이라도 법원 확정 판결 이전에는 시민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인데요. 이 원칙이 있는 이유 하나는 아직 범죄자가 아닌 자의 인격권이나 사생활의 보호도 있고요. 더 중요한 것은 여론에 휘둘리지 않는 공정한 재판의 중요성 때문에 그런 것인데. 예컨대 확정 판결 이전에 범죄자로 예단하고 비난하는 분위가 있다면 아무래도 재판부가 재판을 공정하게 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거예요.]

머그샷의 섣부른 도입이 결국 여론에 영향받지 않는 공정한 재판 진행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경찰의 머그샷 검토 요청 자체가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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