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 한국인의 국민성?...황당 주장

거짓말이 한국인의 국민성?...황당 주장

2019.09.04. 오후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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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박석원 앵커
■ 출연 : 홍성욱 / 사회부 이슈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거짓말은 한국인의 문화고 국민성이라는 주장. 최근 논란인 반일종족주의라는 책의 주장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도 널리 퍼져 있는 생각이고 언론조차 기정사실인 것처럼 언급합니다. 일본과 비교하면 사기, 위증, 무고가 수백 배 많다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는데 YTN 취재팀이 확인 결과 억지주장이었습니다.

취재기자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일단 거짓말은 한국인의 문화다, 이런 주장이 최근에 관심을 받는 이유가 뭐가 있죠?

[기자]
이렇게 최근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반일종족주의라는 책 때문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이영훈 교수, 낙성대 경제연구소장입니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과 위안부 모두 자발적인 것이었고 일제침탈 역사는 우리 교과서의 왜곡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이 책이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이런 충격적인 내용도 내용인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구역질 나는 책이라고 비판해 화제가 된 것도 이유입니다.

3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일도 있었는데요. 책의 프롤로그에 적힌 내용이 한국은 거짓말의 나라고 거짓말하는 국민이 사는 나라라고 써져 있습니다. 주변에 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은 절대 아닙니다. 프롤로그 내용이 궁금하면 이영훈 교수가 올려놓은 유튜브 영상이 있는데 그것을 확인하면 됩니다. 책에 프롤로그 그대로 소개하고 있는데 잠깐 그 영상 보시겠습니다.

[이영훈 / 반일종족주의 저자 (지난해 12월 유튜브 영상) : 한국의 거짓말 문화는 국제적으로 널리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2014년 위증죄로 기소된 사람이 1,400명이나 됩니다. 일본에 비해 172배입니다.]

[앵커]
뭔가 수치를 이야기하는 것들을 보니까 어떤 근거를 가지고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까, 지금?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이영훈 교수가 한국의 거짓말 문화가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한 영상을 봤는데 영상에서도 수치를 말합니다. 그런데 책의 프롤로그에 담긴 내용과 이 문장이 정말 똑같은데요. 이후 일본과 한국의 위증죄 그리고 무고죄, 사기죄 발생 건수를 비교합니다.

2014년에 위증죄로 기소된 사람이 1400명, 일본의 172배라고 쓰여 있는데 인구수를 고려하면 1인당 위증죄가 일본의 430배 이상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무고는 일본의 500배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하는데요. 위증은 허위를 증언한 것이고 무고는 거짓으로 고소고발한 것, 사기는 남을 속이는 일입니다.

그래픽을 보면서 자세하게 설명을 해 볼 텐데요. 수치가 맞는지 저희가 확인을 해 봤습니다. 한국과 일본 경찰청과 검찰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직접 수치를 확인해 봤는데 책의 내용과 비슷한 수치 차이를 확인했습니다. 위증, 무고, 사기 이 세 가지 범죄 발생 건수를 인구수에 비례해 비교하면 한국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앵커]
그냥 이렇게 수치만 보기에는 수백 배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한국은 거짓말의 나라다, 이런 주장들이 혹시 맞는 것은 아닌가 이런 의문을 가질 수 있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 분들이 있는데 나라별 범죄 통계를 이렇게 비교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한국은 거짓말의 나라라는 주장의 근거는 범죄 발생 건수인데요. 나라별 사법 시스템이 다르고 문화도 다릅니다.

일본은 수사기관이 고소고발을 쉽게 접수하지 않습니다. 신청받는 고소고발건이 적으니 당연히 위증, 무고, 그리고 사기 발생 건수도 낮게 잡히는 건데요. 국가별 범죄 비교는 살인사건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의미 없다는 게 국제적으로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여기에 권리의식이 강한 한국인과 체제에 순응하는 일본인이라는 문화의 차이도 있습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최환용 / 한국법제연구원 부원장 : 일본은 문제를 덮고 가고자 하는 경향이 심하다는 것이죠. 굳이 사법부에 가서 서로 귀찮은 일을 하지 않으려는 문화적 차이가 있는 거예요. 특히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 이런 게 굉장히 낮아요.]

[앵커]
문화적인 차이도 있고 법제도적인 차이도 있다라는 건데 그렇게 했을 때는 지금까지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들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할 수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라별 단순 범죄 발생 수치 비교의 맹점을 보여주는 게 따로 있는데요. 위증, 무고, 사기 말고 다른 범죄를 비교했을 때 이 책과 비슷한 논리를 펼칠 수가 있습니다. 일본의 절도 발생은 매년 우리나라의 3배 이상인데요. 이것도 그래픽을 보면서 잠깐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경찰청 홈페이지, 일본의 경찰청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통계치를 확인했는데 이렇게 보이는 것처럼 매년 발생하는 일본의 절도 건수, 우리보다 무려 3배 이상 많습니다. 이렇게 수치를 찾는 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일본의 경찰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이렇게 자세히 나와 있는데 인구수를 고려해도 우리보다 굉장히 더 많이 발생을 합니다. 이 책의 내용대로 그 똑같은 논리를 편다면 일본은 절도의 나라가 되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또 책의 내용, 반일종족주의라는 책의 내용과 비슷한 주장이 아주 오래전에 또 한 번 있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확히 100년 전에 똑같은 주장이 있었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확인한 자료가 있는데요. 1919년 3월 21일 그리고 22일 날짜에 영어로 된 기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조선총독부의 기관지, 그러니까 조선총독부가 운영하던 신문사 서울프레스라는 영자 신문사의 기사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당시 2개의 기사를 확인했는데 내용을 좀 보면 기사 내용이 충격적입니다.

평균적인 한국인이 거짓말쟁이라는 것은 악명 높은 사실이다. 그리고 한국인은 소문을 날조하고 퍼트리는 데 능숙하다는 내용의 기사인데요. 이런 기사를 쓴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발생한 연도에 있는데 3.1운동이 발생한 년도가 있는데 말씀드린 대로 1919년 해당 기사가 나왔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당시 3.1운동이 발생을 했고 일본의 조선민중 학살 사실이 외신을 통해 알려지면서 이런 사실을 거짓말로 만들기 위해 이런 기사를 내고 여론전을 펼친 겁니다.

다시 말해 자신들의 부끄럽고 잔인한 잘못을 감추기 위해 한국인은 거짓말쟁이고 그리고 거짓말하는 문화가 퍼져 있다는 말을 퍼트리기 시작했는데요. 이 말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취재를 통해 확인을 했습니다. 이제라도 이런 식민사관에서 비롯한 말도 안 되는 주장,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앵커]
거짓말이 한국의 문화다, 이런 잘못된 주장들. 어떻게 보면 개인 저자의 개인적인 성향이나 문화가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홍성욱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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