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와이] '거짓말 문화' 한국인의 국민성일까?

[팩트와이] '거짓말 문화' 한국인의 국민성일까?

2019.09.04. 오전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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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거짓말은 한국인의 문화이고, 국민성이 그렇다."

최근 논란인 반일종족주의라는 책의 주장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도 널리 퍼져 있는 생각이고, 언론조차 기정사실인 것처럼 언급합니다.

일본과 비교하면 사기, 위증, 무고가 수백 배 많다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합니다.

실제로 그럴까요?

팩트와이에서 따져봤습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 위증·무고·사기, 일본의 수백 배?

한국과 일본, 비교 가능한 최신 통계는 2017년 양국 경찰청 자료입니다.

위증 사건, 우리나라는 1,930건으로 일본보다 무려 2백 40배 넘게 많습니다.

무고 사건 역시 백 배 차이 나고, 사기 사건도 우리가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런데 인구 1억2천만 일본에서 한 해 위증 사건이 10건도 안 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일본 수사 기관은 어지간한 증거가 있지 않고서는 사건화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안성훈/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고소·고발 건수를 접수 단계에서 선별하는 작업을 하게 되는 거죠. 사건이 될 것이다. 안 될 것이다. 어느 정도 선별작업을 거쳐서 고소·고발을 접수합니다.]

권리 의식이 강한 한국인과 체제에 순응하는 일본인이라는 문화의 차이도 있습니다.

[최환용 / 한국법제연구원 부원장 : 일본은 문제를 덮고 가고자 하는 경향이 심하다는 것이죠. 굳이 사법부에 가서 서로 귀찮은 일을 하지 않으려는 문화적 차이가 있는 거예요. 특히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 이런 게 굉장히 낮아요.]

나라별 범죄 수치를 단순 비교할 때의 맹점은 또 있습니다.

양국에서 발생한 절도 건수는 일본이 한국보다 매년 3배 이상 많습니다.

인구 차이를 고려해도, 일본이 월등히 많습니다.

같은 논리라면 일본은 절도의 나라가 되는 겁니다.

▲ 보험사기 미국의 100배?
[이영훈 / 반일종족주의 저자 : 보험사기의 총액은 그 암수는 2014년 4조 5천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100배라고 하지요.]

국내 보험사기 피해액이 4조5천억 원이라는 건, 2014년 보험연구원 연구 결과입니다.

그러나 이건 설문조사 등을 통한 추정액일 뿐입니다.

같은 해, 금융감독원에 신고된 실제 피해액은 6천억 원입니다.

우리나라 보험사기가 미국보다 많다는 주장도 터무니없습니다.

미국의 보험 사기 피해액, FBI는 40조 이상, 미국 보험사기 방지협회는 80조 이상으로 추산합니다.

▲ "거짓말은 국민성" 기원은?
일부에서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민족 개조론을 거론합니다.

그러나 안창호 선생은 거짓말을 게으름 등과 같이 없애야 할 악습 중 하나로 제시한 것이지 국민성이 그렇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거짓말을 한국인의 국민성으로 규정한 건 일제입니다.

1919년 3·1 만세 운동.

조선 민중을 학살한 사실이 외신을 통해 알려지자,

조선총독부는 기관지를 통해 "평균적인 한국인들은 거짓말쟁이"라며 모든 사실을 부인하고 국제 여론전에 나섰습니다.

자기 비하로 가득한 식민사관은 그때부터 자라기 시작해,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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