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와이] 나경원 '광주일고 정권' 발언, 어디까지 사실일까?

[팩트와이] 나경원 '광주일고 정권' 발언, 어디까지 사실일까?

2019.09.03. 오전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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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 정부는 광주일고 정권이라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발언이 지역 감정을 조장한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여권에서는 혐오를 부추기는 일간베스트의 언어를 사용했다며 비난하기도 하는데요.

실제 광주일고 출신은 현 정권에 얼마나 포진해 있는 걸까요?

팩트와이에서 따져봤습니다.

한동오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규탄 부산울산경남 집회.

[나경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이 정권은 '광주일고 정권'이란 이야기도 있습니다, 여러분.]

▲ 광주일고 출신, 문재인 정부 고위층 포진?

문재인 정부 전·현직 주요 인사 중 광주일고 출신은 5명.

비율로는 5.3%입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한때 서울고 출신이 1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은 규모는 아닙니다.

현직으로 범위를 줄이면 광주일고 출신은 이낙연 총리 1명뿐.

오히려 경기고 출신이 감사원장, 금감원장 등 3명으로 더 많습니다.

▲ '광주일고 정권'은 일베의 언어?

인터넷과 SNS에서 '광주일고 정권'이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한 건, 2017년 7월 11일입니다.

"문재인 정권은 '광주일고 정권'이냐?"

멸공 등을 주장하는 보수 성향 트위터 사용자의 글입니다.

일간베스트에 같은 표현이 등장하는 건 그로부터 한 달 뒤입니다.

이후 일베 사이트에서는 찾을 수 없습니다.

'광주일고 정권'이 일베에서 널리 쓰이는 표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일부 극우 성향 언론은 '광주일고 정권'이라는 표현을 계속 재생산해왔습니다.

나경원 대표 측은 YTN과의 통화에서 "나 대표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알게 된 표현 같다"고 말했습니다.

▲ 서울 구청장 호남 편중은 지역 차별?

[나경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서울의 구청장이 25명인데요. 24명이 민주당인데, 그중에서 20명이 광주·전남·전북이더라고요.]

나 대표가 언급한 호남 출신 구청장 중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서울 북아현동 출생으로 서울에서 초중고 대학을 나왔습니다.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틀린 겁니다.

[서울 양천구청 관계자 : 부군(남편)은 호남이신데…. 부군하고 청장님하고 독립적인 존재인데 그렇게 몰아가시면 안 되죠." 또 이런 얘기가 나와서 저희가 언론사 쪽에다가 정정보도 요청을 몇 번 했어요.]

선거로 뽑히는 구청장은 국민의 선택이지 청와대의 선택이 아닙니다.

구청장 출신 지역을 정권 탓으로 몰고 가는 건 애초부터 잘못된 접근이라는 얘기입니다.

특히, 지역감정 조장은 편 가르기와 적대감을 통해 표를 얻는 대표적인 구태 정치로, 혐오를 부추기는 일베의 언어와도 다르지 않습니다.

YTN 한동오[hdo8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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