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모자 숨진 채 발견...'아사' 추정

탈북 모자 숨진 채 발견...'아사' 추정

2019.08.14. 오전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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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승민 앵커
■ 출연 : 김광삼 변호사 / 배상훈 전 서울경찰청 심리분석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주요 사건 사고 이슈를 짚어보는 뉴스픽 순서입니다. 김광삼 변호사 그리고 배상훈 전 서울경찰청 심리분석관과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첫 번째 주제어 확인해 보겠습니다.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탈북자인 40대 여성과 6살짜리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왜 숨졌는지 이유가 상당히 가슴 아픈 사연이 있어요.

[배상훈]
그렇습니다. 사실은 제가 경찰에 근무할 때도 변사 사건을 많이 다뤄보지만 아사, 그러니까 굶어 죽는다고 하는 이런 변사 사건은 참 심리적으로 굉장히 참혹합니다, 현장도 그렇고.

왜냐하면 발견이 늦어지고요. 주변에 어떤 형태의 관계망이 끊어졌다는 것을 눈으로 목격할 수 있거든요.

그러면 얼마나 삶 자체가 퍽퍽했는가를 눈으로 보게 되면 상당히 많이 애잔한 마음도 들거든요. 지금 이 사건도 그렇습니다.

탈북자 여성인 40대하고 그의 6살짜리 아들이 발견됐는데 돌아가신 지 두 달이 지난 정도.

그리고 냉장고에 거의 먹을 것이 없고 유일하게 고춧가루 정도 남았다고 하면 상당히 슬픈 사연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의 얘기를 한번 직접 들어보고 그리고 또 계속 얘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경찰 관계자 : 아사로 추정하는 이유는 집 안에 먹을 것이 하나도 없었고, 냉장고고 뭐고. 그때 발견됐을 때 갔을 때 집에 먹을 게 하나도 없어서...]

[앵커]
앞서 얘기한 것처럼 냉장고에는 텅텅 비어 있고 먹을 게 전혀 없었다, 이런 현장 상황을 경찰이 전해줬는데 6살짜리 아이가 배고픔을 견디다가 죽음에까지 이르렀다.

이런 건 상상조차 하기 싫은 그런 상황인데 이미 두 달 전쯤에 숨진 것으로 일단 추정이 되거든요. 그런데 주변에서 전혀 알 수가 없었을까요?

[김광삼]
일단 아마 주변과 교류를 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이분을 보면 2009년도에 한국에 왔어요.

태국을 경유해서 탈북을 했는데 그때 왔을 때 2009년에 왔을 때는 하나원에서 교육을 받고 그런 과정을 겪었고 그다음에 재정의 지원도 받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2012년도에 중국 동포하고 결혼을 해요. 그런데 중국 동포가 통영에 있는 조선소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면 경제적인 소득이 있잖아요.

그래서 기초생활수급자 지위를 받지 못하게 되는 거죠. 그런 다음에 일단 조선사업이 굉장히 어려워졌잖아요.

그래서 그만두고 다시 중국으로 가게 됩니다. 중국을 갔다가 다시 왔는데 2012년도에 이혼을 했어요. 그래서 이 어린 아들, 만 5세죠.

같이 살았는데 아마 지금 본인이 일단 남편하고 이혼을 했고 남편이 경제적인 능력이 없다고 하면 기초생활수급자를 다시 받을 수 있는 그런 여건이 됐을 걸로 봐요.

그러면 적어도 80~90만 원 정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에 대해서 전혀 몰랐을 가능성이 좀 있다고 보고 일단 발견 당시 상수도도 단수 조치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생수가 됐건 아니면 집에서 수돗물 자체도 먹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또 아이가 굉장히 많이 아팠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프다 보니까 아이를 돌보기 위해서 밖에서 경제활동을 못했는지 그런 부분이 약간 의문이 가고요.

그다음에 집에 들어가 보니까 쌀도 한 톨도 없었다는 거고요. 그다음에 마지막으로 통장에 있었던 것이 3858원인데 이게 다 인출됐다는 거예요.

그러면 이 모자는 생계를 위해서 그리고 삶을 위해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걸 다 썼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망한 지 거의 두 달 됐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전혀 이걸 알지 못했다는 거.

또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이나 어떤 시스템적으로 지원하지 못했다는 것, 이런 사각지대. 이런 부분에서 굉장히 반성을 하게 만드는 그러한 큰 사건이라고 봅니다.

[앵커]
사실 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일단 주변과 교류가 없었던 것으로 추정이 되는데 그 이유가 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마는 주변에 조금만 도움의 손길을 요청을 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실제로 이게 탈북자들을 위한 지원 제도들이 있지 않습니까?

[배상훈]
탈북자 지원 제도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초기 같은 경우는 하나원 교육을 마친 다음에 정착지원금이 지원되고요.

그런데 문제는 이분이 그때는 그래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결혼하고 10년 뒤에 지금 문제가 발생한 거기 때문에 그때 초기정착지원금 관련된 부분은 지금하고 관련이 떨어지는 부분이고요.

[앵커]
5년 동안 지원을 해 주니까요.

[배상훈]
그렇죠. 그렇게 되는 거고 문제는 남편하고 이혼하고 국내로 돌아왔을 때 그때 여러 가지 긴급지원제도, 말하자면 우리가 운영하고 있는 주민센터 등이나 긴급복지지원센터에 신청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건 찾아가서 못 했다라는 부분이 가장 안타까운 부분인데 그런데 그런 건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분이 탈북자라고 하면 우리가 느끼는 경찰과 북한은 인민보안상인데. 인민보안상하고 느낌이 다른 거죠.

왜냐하면 우리는 경찰이 그렇게 느끼지 않지만 감시를 느낄 수 있는 것이고 공적조직을 신뢰하지 않을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이건 말하자면 우리가 느끼는 공적 조직과 탈북자들이 느끼는 공적 조직의 느낌이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아마 그 부분은 찾아가서 무엇인가를 요청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까 말씀하셨듯이 90만 원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부분이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존재합니다.

[앵커]
심리적으로 아무래도 느낌이 다를 것이다. 그러니까 참 이게 경찰을 찾아가지 않더라도 주민센터라든지 이런 데 조금만 알아봤더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주민센터에서 먼저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요?

[김광삼]
그런 부분에 대해서 지금 사각지대라고 이야기를 하는 거죠. 그러니까 지금 이 모자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가 상당 있어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그러면 기초생활수급자로 인정이 되면 당연히 최대한 87만 원까지 지급이 될 수 있고요.

그다음에 한부모가정지원제도. 지금 한부모가정 아닙니까? 그리고 우리 국민과 동일시 되기 때문에 이런 지원 제도를 받을 수 있고 그다음에 긴급복지지원제도라는 게 있어요.

이거 자체는 굉장히 위기의 상황에 처했을 때는 한 달가량 생계비랄지 아니면 경우에 따라서는 의료비 또 주거비 이런 걸 지원하는 거거든요.

그러면 왜 이런 걸 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아마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그랬는지 휴대폰이랄지 인터넷 같은 걸 전혀 이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걸 통해서 검색할 여유도 없었을 걸로 보이고 또 이전에 북한에서 오랫동안 생활했기 때문에 북한과 우리나라는 제도적인 시스템이 다르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어려울 때 과연 국가에서 도와줄 수 있는 거라는 것 자체도 몰랐고 또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주위 사람들과 교류를 하지 않으니까.

예를 들어서 같이 탈북민끼리 교류를 했다고 한다면 이렇게 어려울 때 도와줄 수 있는 제도가 무엇인지 알았을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런 것 자체를 전혀 몰랐다는 거죠. 더군다나 안타까운 것 중에 하나가 임대아파트에 사는데 보증금이 언론에는 1000만 원 아니면 오백몇 만원 이렇게 나오고 있는데 보증금 자체는 남아 있는 거거든요.

그리고 월세를 9만 원 정도 냈다고 하는데 9만 원을 몇 달 동안 월세가 밀렸다고 합니다.

그러면 보증금 제도와 관련된 부분도 알고 있었을 텐데 왜 그걸 사용할 수 있는 걸 몰랐을까, 이런 안타까운 측면이 있어요.

그런데 이런 부분을 생각할 수 있겠죠. 그러니까 지금 모자가 같이 사는데 지금 자녀가 굉장히 아프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밖의 생활을 할 수 없는 아이를 돌보다 보니까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고 또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는 과연 모자 간에 누가 먼저 사망을 했을까라는 문제예요.

그래서 만약에 어머니가 먼저 사망을 했다고 하면 아이를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이 없잖아요.

그러면 아이는 위기적인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고 사망할 수밖에 없는 그런 안타까운 그런 상황에 있는데 실질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졌는가는 조사를 해도 과연 나올까 하는 의구심이 들고요.

단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의 어떠한 제도 자체가 이런 지원을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걸 이용할 수 있도록 하지 못했다는 것,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도적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렇게 볼 수 있죠.

[배상훈]
관련해서 이것이 우리가 보통 찾아가는 서비스라고 하지 않습니까? 송파 세 모녀 사건이라든가 어떤 예술가, 시나리오 작가가 안에서 굶어 죽은 사건도 우리가 기억하시는 것처럼 왜 찾아오지 않느냐고 하지만 어느 일정 정도 경제적인 부분이 떨어졌을 때, 말하자면 영양가가 있는 음식을 먹지 않았을 경우 심리적으로 위축이 됩니다.

그러니까 내가 살아야 된다는 생각을 못하게 되는 단계까지 옵니다. 그렇게 되면 이게 왜 못 오느냐라고 하는 게 말이 안 되는 거죠.

그러면 쫓아가면서, 그러니까 말하자면 사회복지 공무원이 가서 확인을 해야 되는데 문제는 우리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사회복지 공무원은 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두세 명밖에 안 됩니다.

수백 명, 수천 명을 해야 되는데 한 바퀴 도는 것만 해도 사실 서너 시간 걸리는 겁니다. 그러니까 인력이 부족한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지금 이 건 같은 경우도 분명히 사회복지 공무원이 찾아가는 서비스를 했어야 되는데 문제는 그럴 수밖에 없는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니까 상황이 이렇게 안 좋아지다 보면 지금 이 모자 같은 경우도 아동수당 10만 원에, 양육수당 10만 원 그걸로 근근이 살아왔다고 하는데 이게 삶이 팍팍해지다 보니까 삶의 의지가 약해질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거군요.

그래서 적극적으로 이런 주민센터에서 나서주면 좋은데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마저도 힘들다는 상황인데요.

그런데 지금 탈북자의 모자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또 많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런 분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제도들이 있지 않습니까?

앞서 두 분도 말씀하셨습니다만 긴급복지지원제도. 이게 어떤 건지 다시 한 번 설명을 해 주시죠.

[김광삼]
이것은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어떤 경제적뿐만 아니라 생명, 신체적으로도 위협이 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2006년도 3월부터 시행이 됐어요.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위기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을 해서 특히 같이 생활을 했는데 경제적 소득이 있던 사람이 갑자기 행방불명됐다든가 아니면 굉장히 중병에 걸렸다든가 그래서 소득을 계속 얻을 수 없으면 굉장히 생계적으로 위기 상황에 처하잖아요.

이런 경우에 있어서 지원을 해 줘요. 또 의료 같은 경우에도 돈이 없어서 병원에 갈 수 없는데 생명이나 신체적인 위험에 처해 있다.

그런 경우에는 국가가 여기에 개입을 해서 해 주는 제도인데 지금 사실 이 사건을 보면서 탈북민의 상당수는 배고파서 탈북을 하거든요.

[앵커]
북한 경제 상황이 어려워서 탈북을 하는 거죠.

[김광삼]
그렇죠. 그런데 사실은 오히려 이분이 만약에 북한에 있었다고 하면 과연 굶어죽을 수 있었을까 그런 굉장히 현실의 논리적인 모순이 있다고 봐요.

그래서 일반적으로 북한에서 생활하다가 한국에 오면 북한은 공산주의 사회고 사회주의 시스템이고 한국은 자본주의잖아요, 또 민주주의고.

그러니까 이게 적응하기가 쉽지 않아요. 특히 경제활동하는 데 있어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보니까 결국 경제나 생계적으로 굉장히 어려움에 처할 수 있고 그다음에 최근에 탈북민들의 경향을 보면 여성이 75%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넘어올 때 혼자 탈북을 하는 게 아니고, 북한을 이탈하는 게 아니고 거의 자녀를 데리고 온다 그래요.

그러니까 한국에 와서도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또 자녀까지 돌봐야 하는 그런 어려움이 있거든요.

그래서 아까 저희 CG에도 나왔습니다만 돈이 없어서 끼니를 거른 적이 있다는 사람도 상당히 되고요.

그다음에 병원비가 없어서 병원에 가지 못한 적도 있다는 사람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더군다나 공과금 못 내는 경우는 상당히 더 많이 있고요.

그런데 어느 앙케트 조사를 한번 보니까 가장 북한 이탈 주민들이 원하는 것 중에 하나가 취업이나 창업을 하는 데 있어서 국가에서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그런 요구가 제일 많았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도 이번 기회를 통해서 한번 국가적인 차원에서 되짚어봐야 할 대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그리고 이 40대 여성이 자신은 탈북자가 아니라 중국 동포다 이것이 이렇게 얘기를 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주변의 시선 때문에, 편견 때문에 그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런 사회적인 제도와 함께 우리의 인식도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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