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탕 가게 앞 '한산'...달라진 말복 풍경

보신탕 가게 앞 '한산'...달라진 말복 풍경

2019.08.11. 오후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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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복에는 입술에 붙은 밥알도 무겁다"란 속담이 있습니다.

더위에 기력이 쇠한 만큼 몸을 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일 텐데요.

복날이면 떠오르는 음식이 있곤 했는데 요즘 풍경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박희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좁은 골목 사이로, 유리문과 간판에 '보신탕'이란 글씨가 빼곡합니다.

가게 앞엔 반쯤 익혀놓은 개고기들이 놓여 있습니다.

이른바 '보신탕 골목'의 모습입니다.

말복을 맞아 쉬는 날인데도 빠짐없이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손님들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서울의 한 식당 골목입니다.

아직 점심시간이지만, 보신탕 식당 앞은 다른 보양식 식당에 비해 한산한 편입니다.

'보신탕 금지'가 새겨진 팻말 수백 개가 들려져 있습니다.

개 식용 금지를 주장하는 시민 500여 명이 말복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모였습니다.

"개 식용을 종식하라!"

행사는 도축된 개를 기리는 묵념으로 시작했습니다.

제도와 법으로 개 식용을 막자고 주장했습니다.

[최미영 / 동물자유연대 카라 :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와 정부와 모두가 생명 존중 사회로 가기 위해서 식용 개 산업을 하루빨리 근절할 수 있는 법안들을 현실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식당 앞에 긴 줄이 생겼습니다.

더위 쫓는 음식을 먹기 위한 손님들입니다.

외국인 가족은 낯선 풍경이 신기하기만 하고, 휴가 나온 군인 친구에게 몸보신을 시켜주겠다는 대학생도 있었습니다.

[김기연 / 대전시 둔산동 : 더워서 몸보신 하러 닭 한 마리 식당을 찾았는데, 깔끔하게 몸보신 할 수 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해서 많이 먹으러 왔습니다.]

어렵사리 잡은 자리에 양푼 가득 담겨 나온 푸짐한 닭요리!

얼마 남지 않은 가을까지 넉넉하게 버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기철 / 경기 성남시 : 성남에서 서울 놀러 왔다가 말복이고 하니까, 삼계탕보다는 닭 한 마리 칼국수가 사리도 넣어서 먹을 수 있고 하니까 그게 좋을 것 같아서 이쪽으로 오게 됐어요.]

뜨거운 여름의 마지막을 알리는 말복.

시민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보양식을 찾으며 잠시나마 더위를 잊었습니다.

YTN 박희재[parkhj022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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