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피해자 "아베 정부 현명하지 못해...관여할 문제 아냐"

강제동원 피해자 "아베 정부 현명하지 못해...관여할 문제 아냐"

2019.08.02. 오후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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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의 2차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해 강제동원 피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는 개인이 승소한 문제에 정치가 관련될 필요가 없다며 아베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피해자 대리인 측도 일본 정부의 반성 없는 태도를 규탄하며, 이럴 때일수록 더 이성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한 대법원 승소 판결 직후 이춘식 할아버지는 마음이 아프다며 오열했습니다.

소송을 냈던 원고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며 유일한 생존자로 홀로 남았기 때문입니다.

[이춘식 / 강제동원 피해자 (지난해 10월) : 오늘 나 혼자 나와서 내 마음이 슬프고 눈물이 많이 나고 울고 싶고 마음이 아프고….]

이후에도 무거운 마음은 여전했습니다.

실제 배상까지 까마득한 데다, 일본이 경제 보복으로 앙갚음에 나서자 본인 때문에 나라가 어려워지는 것 같다며 대리인단에 걱정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추가 조치로 화이트 리스트 배제 소식이 들려온 날에도, 할아버지의 손에는 신문이 들려있었습니다.

피해자 개인으로서 소송에서 이긴 것뿐인데, 한일 관계까지 악화시킨 일본 아베 총리는 현명하지 못하다고 불편한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이춘식 / 강제동원 피해자 : 이거 때문에 한일 관계가 시끄럽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우리가 가서 고생한 걸 안 내놓으니까 일본에서 소송해서 재판 승소를 한 거지. 아베가 그것만 판단하면 되는 거지….]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단은 경제 전쟁으로 확전되고 있는 이번 일본의 조치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대법 확정판결에 따라 대리인단은 신일본제철과 후지코시에 이어 미쓰비시 중공업의 압류 자산에 대해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측에서 소송을 대리해 온 최봉태 변호사는 일본의 적반하장 식 대응을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최봉태 / 강제동원 피해자 측 변호사 : 일본의 민주주의나 법치주의가 이렇게 취약하고, 특히나 일본 전범 세력이 청산 안 되는 관계로 한 줌도 안 되는 전범 추종 세력들이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구나, 이렇게 보고….]

이럴 때일수록 이성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일본의 건강한 시민들이 용기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민간 교류를 더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YTN 강희경[kangh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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