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 앵커리포트] 아무도 몰랐다...'노크 귀순의 역사'

[더뉴스 앵커리포트] 아무도 몰랐다...'노크 귀순의 역사'

2019.06.21. 오후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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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북한 어선이 아무 제지 없이 우리 해상을 통과해 항구까지 들어온 사건은 '해상판 노크 귀순'으로 불립니다.

2012년 사례에 빗댄 표현입니다.

'노크 귀순'으로 불릴만한 사건들, 생각보다 잦았습니다.

4년 전, 2015년 이맘때도 노크귀순이 있었습니다.

북한군 병사 1명이 밤에 비무장지대로 들어와 날이 밝을 때까지 대기했고 아침에 우리측 철책을 흔들어 군에 귀순 의사를 밝힌 사건입니다.

군사분계선에서 남측 철책까지 비무장지대가 무방비로 뚫렸다는 지적이 일자 군은 짙은 안개 때문에 시야가 크게 제한됐다고 해명했습니다.

2013년에도 북한 주민 1명이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민가까지 들어간 일이 있었습니다.

북한 해안과 최단거리가 2.5km에 불과한 강화 교동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그는 헤엄쳐 뭍에 오른 뒤 불빛을 따라 민가로 이동했습니다.

당시는 UFG 훈련 기간 중이었습니다.

경계 태세가 평소보다 강화됐어야 했던 만큼 비판 여론은 더 강했습니다.

'노크 귀순'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사건은 2012년 10월에 발생했습니다.

음식을 훔치다 적발돼 귀순을 결심한 북한 병사가 북측과 남측의 철책을 넘어 귀순했습니다.

이 북한 병사는 남측 철책을 넘은 뒤 철책을 지키는 GOP의 빈 초소와 경비대를 거쳐 생활관 창문을 노크할 때까지 아무 제지를 받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귀순한 사례처럼 작은 고기잡이 목선에 해상 경계망이 뚫린 사례도 있었습니다.

2003년 일가족인 북한 주민 3명은 작은 목선을 타고 귀순하다 주문진항 앞바다에서 어민이 쳐놓은 그물에 걸려 표류했습니다.

만약 그물에 걸리지 않았다면 이번 삼척항 귀순 사건과 판박이었을 수 있습니다.

귀순 의사를 스스로 밝힐 때까지 경계망이 뚫린지도 몰랐던 사건들.

어떤 문책이 있었을까요?

가장 심각한 사례로 평가되는 2012년 노크귀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노크 귀순을 마치 군이 CCTV로 먼저 확인한 것처럼 국회에서 답변했던 만큼 문책요구가 컸습니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 대국민 사과를 했고 쓰리스타 중장 1명을 포함해 별 9개가 떨어졌지만 장관 해임 등 정치적 문책은 없었습니다.

이번 해상판 노크 귀순도 은폐 의혹을 받습니다.

핵심은 배가 삼척 항까지 자기 동력으로 들어와 정박했는데도 군 당국이 표류하다 발견됐다고 발표한 점입니다.

정부는 착오가 있었을 뿐 고의적인 사건 은폐는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장관 해임 등의 요구가 나옵니다.

결국 문책 규모는 은폐 의혹 해소 여부가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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