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골'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검찰개혁' 성공할까?

'강골'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검찰개혁' 성공할까?

2019.06.18. 오후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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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정부 두 번째 검찰총장 후보자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명됐습니다.

윤 후보자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하면서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오늘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서를 보내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임명 절차에 돌입합니다.

법조팀 취재기자를 연결해 윤 후보자와 앞으로의 검찰에 대한 얘기 자세히 나눠보겠습니다. 전준형 기자!

많은 사람이 예상했던 대로 윤 후보자가 지명됐습니다.

[기자]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했다는 점이 주요 인선 배경으로 꼽힙니다.

먼저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발표내용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고민정 / 청와대 대변인 (어제) :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 농단과 적폐 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만 아니라 국민의 두터운 신망을 받아왔습니다.]

서울 출신인 윤 후보자는 충암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9수 끝에 사법시험에 늦깎이로 합격했습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역임하면서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앵커]
검찰총장 후보자가 됐지만,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고등검찰청 검사였습니다.

'강골 특수통'으로 알려졌는데도, 굴곡진 이력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기자]
먼저 윤석열 검사의 특별수사 경력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참여정부 때 노무현·이회창 캠프의 대선자금 수사를 맡았고, 2006년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기도 했습니다.

C&그룹과 부산저축은행 수사도 주도했습니다.

하지만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으면서 굴곡을 겪게 됩니다.

윗선 재가 없이 국정원 직원들의 체포 영장을 청구한 것과 관련해 조영곤 당시 중앙지검장, 황교안 법무부 장관 등과 마찰을 빚어 수사 일선에서 배제됩니다.

급기야 국회 국정감사에서 '수사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하면서 '항명 파동'으로 번졌습니다.

당시 발언 들어보시죠.

[윤석열 / 당시 국정원 대선개입 특별수사팀장 (2013년 10월) : 수사하는 사람들이 느끼기에 정당하거나 합당하지 않고 도가 지나쳤다고 한다면 수사하는 사람들은 그런 것을 외압이라고 느낍니다.]

이후 대구고검과 대전고검 검사로 사실상 좌천되면서 수사 일선을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전격 합류하면서 복귀합니다.

이후에는 고검장급이던 서울중앙지검장에 깜짝 발탁돼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했습니다.

[앵커]
풍부한 수사 경험과 안팎의 신망을 받는 윤 후보자이지만, 우려가 없는 건 아닙니다.

일단 문무일 현 검찰총장보다 다섯 기수나 아래라는 점이 거론됩니다.

[기자]
말씀하신 대로 문 총장이 사법연수원 18기, 윤 후보자가 23기입니다.

다섯 기수나 건너뛴 파격적인 인사인데요.

검찰 내부에는 검찰총장보다 선배나 동기인 검사장급 검사들이 '용퇴'하는 관행이 있습니다.

때문에 윤 후보자보다 선배거나 동기인 고검장·검사장급 20여 명이 한꺼번에 퇴직하게 되면서 대대적인 인사 태풍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윤 후보자가 연수원 동기들 가운데 59살로 맏형이고, 검찰 내 신망이 두텁다는 점이 변수입니다.

동기 검사장들은 윤 후보자의 요청이 있다면 상당수는 옷을 벗지 않고 검찰에 남아 윤 후보자를 도울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앵커]
윤 후보자 지명 둘러싼 검찰 내부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바로 어제 지명됐기 때문에 이렇다 할 반응이 수면 위로 떠오르진 않고 있습니다.

여러 군데 전화 취재를 하고, 검사들을 직접 만나 얘기 나눠봤을 때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습니다.

서울에 근무하는 한 검사는 윤 후보자는 검사의 직분이 무엇인지를 일생으로 보여줬고,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강단을 보여줬다고 평가하면서 '국민 신뢰'를 되찾을 기회라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반면에 '파격 인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습니다.

다른 검찰 간부는 검찰 조직이 정권에 따라 또다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며 정치권력이 검찰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인사로 확인됐다고 반발했습니다.

강력한 카리스마에 국민적 지지를 받는 윤 후보자가 검찰의 위신을 다시 세울 수 있다는 기대와 예견된 대폭 인사에 따른 내부 혼란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는 양상입니다.

[앵커]
내부 의견도 분분한 것 같습니다.

차기 검찰총장 앞에 놓인 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을 이끌어야 합니다.

정부의 수사권조정안을 놓고 내부 불만과 비판 여론이 큰 상황인데요.

이를 어떻게 다독이고 수습해 나갈지가 관심입니다.

윤 후보자는 수사권조정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검찰개혁안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힌 적은 없습니다.

어제 기자들 질문에도 말을 아꼈습니다.

[윤석열 / 검찰총장 후보자 (어제) : (그동안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으셨잖아요?) 앞으로 차차 여러분께 말씀드릴 기회가 있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다만 수사경험이 풍부한 윤 후보자 역시 정부의 수사권조정 방향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후보자는 과거에 자신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조직에 충성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는데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검찰개혁과 관련한 윤 후보자가 어떤 입장을 밝힐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앵커]
윤 후보자는 이제 국회 인사청문회와 대통령 임명만 남겨놓고 있습니다.

어떻게 준비하게 되나요?

[기자]
어제부터 서울중앙지검장 집무실에서 청문회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준비단장은 문찬석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맡았고, 주영환 대검 대변인이 공보 업무를 담당합니다.

업무를 전담할 검사 2~3명도 이번 주 안에 결정될 예정입니다.

국회가 인사청문 요청서를 제출받으면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마친 뒤 청문 보고서를 보내야 하는데요.

기한을 지키지 않으면 대통령은 열흘 이내 범위 기간을 정해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고, 이 기간이 지나면 인사청문회와 상관없이 총장을 임명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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