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수법이 너무 잔혹했다"...고유정 신상 공개 결정

"범죄 수법이 너무 잔혹했다"...고유정 신상 공개 결정

2019.06.07. 오후 12:4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경찰이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시신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이런 결정이 나온 배경에는 고유정의 범죄 수법이 너무나 잔혹했던 점이 작용했습니다.

어떤 사건인지 처음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고유정은 이혼한 남편과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과 함께 사건 당일인 5월 25일 오전 제주의 한 테마파크에서 만납니다.

그리고 오후 함께 펜션으로 이동합니다.

다음날인 26일 아이만 제주에 있는 외조부모 집으로 돌아갔고, 27일 고유정은 펜션을 나와 31일 거주지인 청주시로 돌아가는데요.

함께 펜션으로 갔던 전 남편 강 씨는 그 시간 이후 실종됩니다.

강 씨가 펜션에 들어간 모습만 확인되고, 나오는 모습은 없습니다.

다만 고유정이 들고나온 큰 가방 2개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경찰은 고유정이 숙소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이 범행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종량제 봉투와 대형 가방, 범행 도구 등을 미리 구매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박기남 / 제주 동부서장 : 피의자는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확보한 자료로 계획적 범죄를 입증하는 데 무리가 없습니다. (니코틴 치사량과 살해 도구도 포함됐나요?) 검색 기록은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라진 시신은 어떻게 된 걸까요?

시신이 없기에 증거들을 통해 추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고 씨는 큰 가방 두 개를 가지고 나와 제주에서 완도로 가는 배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이때 CCTV 화면에 무언가 잡혔습니다.

[조대진 / 변호사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지난 4일) : 제주에서 완도로 가는 배의 CCTV에서 가해자가 여행 가방에 담긴 무언가를 바다에 빠뜨리는 모습이 포착됐고요. 아버지가 있는 김포 집 부근에서도 비슷한 크기의 짐 가방을 유기하는 모습이 포착돼서…]

경찰은 고 씨가 전 남편 강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봉투에 나눠 담아 차례대로 이를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범행 동기는 무엇일까요?

전 남편 강 씨는 이혼 뒤 2년간 고유정의 반대로 아이를 보지 못했고, 사건 당일은 강 씨가 법원에 요청해 2년 만에 아이를 처음 만나는 날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손수호 / 변호사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지난 5일) : 이 전남편은 박사 과정 학생이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았는데 아르바이트를 해서 양육비 40만 원을 매달 고유정에게 보냈죠. 유족이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해봤어요, 전남편의 차량. 그랬더니 전남편이 아이를 만나러 가는 차 안에서 ‘우리 아들 보러 간다.' 이렇게 노래를 흥얼흥얼 부르기도 했죠.]

아이를 무척 그리워했던 전 남편이 법적 절차를 통해 아이에게 접근한 점 등이 고유정을 자극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고 씨는 범행 동기에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경찰은 범죄심리분석관 5명을 투입해서 동기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이 한 가지 더 드러납니다.

고 씨의 현재 남편이 전처와 낳은 아이, 즉 고유정에겐 의붓아들이 되는데요.

이 의붓아들이 지난 3월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평소 친엄마와 지내던 의붓아들이 잠시 청주에 있는 고 씨의 집에 들렀다 숨진 것입니다.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의붓아들의 사인을 질식사일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내놨지만, 정확한 사인은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현재 경찰은 아이의 사인 등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유정의 단독범행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작은 체구로 어떻게 건장한 남성을 살해하고 훼손한 시신을 옮긴 건지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경찰의 수사 결과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