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前 경찰 수장 2명 동시 영장...경찰 동원 선거 개입 의혹

'사상 초유' 前 경찰 수장 2명 동시 영장...경찰 동원 선거 개입 의혹

2019.05.10. 오후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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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찰이 강신명·이철성 두 전직 경찰청장에 대해 동시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정보경찰을 동원해 '친박' 후보들을 도운 혐의인데, 전직 경찰청장 2명에 대해 동시에 구속영장이 청구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준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검찰이 선거법 위반과 직권 남용 혐의로 전·현직 경찰 고위간부 4명에 대해 한꺼번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강신명·이철성 전 청장을 비롯해 김상운 전 경찰청 정보국장, 박화진 전 청와대 치안비서관 등 4명입니다.

20대 총선을 앞둔 지난 2016년 경찰 조직은 강신명 청장과 이철성 차장이 이끌고 있었는데, 검찰은 이 당시 경찰 수뇌부가 청와대 요청을 받아 불법으로 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시 청와대에 파견돼있던 박 전 치안비서관이 김 전 경찰청 정보국장을 통해 청와대 요청을 전달했고, 강 청장과 이 차장이 함께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해 지시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여당이던 새누리당은 공천권을 두고 이른바 '옥쇄파동'까지 거치며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었습니다.

당시 경찰은 친박계와 갈등을 빚던 정치인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선거 판세 분석 보고서 등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강 전 청장과 이 전 청장 등은 경찰청 정보국장으로 재직하면서 정부 비판적인 인물들을 불법 사찰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들이 진보 교육감을 비롯해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나 일부 인권위원회 위원 등을 이른바 '좌파'로 규정하고 사찰하면서 견제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직 경찰 수장 2명에 대해 동시에 구속영장이 청구된 건 경찰 74년 역사에 이번이 처음입니다.

과거 정부에서 벌어진 정보경찰의 불법행위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에 민감한 시기인 만큼 영장 결과에 따라 파장이 예상됩니다.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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