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90% 제대로 지원 못 받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90% 제대로 지원 못 받아"

2019.05.07. 오후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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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먹이는 여성의 머리카락이 사정없이 잘려나갑니다.

품에는 대통령에게 전달할 손편지도 보이는데요.

오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이 청와대 앞을 찾았습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삭발식까지 하며 눈물로 호소해야 했던 걸까요?

바로 '피해자를 피해자로 인정해달라'는 겁니다.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폐 질환' 중심으로 너무 좁게 해석하고 있고, 그마저도 등급을 나눠서 실제로는 지원을 못 받는 사람이 다수라 문제라는 건데요.

현재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와 폐 질환 사이의 연관성에 따라 피해자를 4단계로 나누고 있습니다.

이 기준에 따라 분류된 피해자가 지난 3일 기준으로 5,435명인데 이 중 91%가 3, 4단계에 해당합니다.

이 3, 4단계 피해자들은 기본적으로 정부의 공식 지원을 받지 못하고 특별구제 신청이 받아들여져야지만, 일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요.

피해자들은 정부가 납득할 만한 근거 없이 피해 등급을 나눠서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인다'며 억울해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금까지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신고한 사람 가운데 이미 목숨을 잃은 사람은 벌써 1,400명을 넘겼습니다.

[조오섭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책임진다는 이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를 국가에서 허락해서 만들어서 이렇게 많은 1403번째 우리 아들이, 25일에 죽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정부에서는 병원비는커녕 장례비 아무것도 해주는 것도 없어요.]
피해자들은 이런 피해 등급 철폐 문제 외에도 가습기 살균제가 폐뿐만 아니라, 온몸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며,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전신질환을 인정하고 판정 기준을 완화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처음 불거진 이후 8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피해자들의 고통과 싸움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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