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5주기 기억식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5주기 기억식

2019.04.16. 오후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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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세월호 5주기를 맞아 그날을 기억하고 앞으로의 안전을 다짐하기 위한 자리들이 잇따라 마련되고 있는데요.

참사 직후부터 4년 8개월 동안 광화문 광장을 지킨 세월호 천막.

아이들이 왜 그렇게 사라져야 했는지 진상을 밝혀 달라며 세웠던 겁니다.

현장을 지키던 유족이 지난달 17일 천막에 있던 영정을 서울시청으로 옮기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분향소가 있던 천막 자리엔 아이들을 기억하고 안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기억과 안전을 위한 전시 공간'이 마련됐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다른 각종 사회적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상징적 공간입니다.

어제 이곳에서 재수사와 처벌이 필요한 정부 책임자 명단 18명이 발표되기도 했죠.

광화문 광장 기억 공간은 물론이고 팽목항에도 분향소 대신에 팽목 기억관이 들어섰고, 안산 단원구 합동분향소 자리에도 유족들이 컨테이너를 설치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이 합동분향소가 설치됐던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렸습니다.

유가족과 시민 등 5천 명이 모여, 5년 전 참사를 기억하고 차가운 바닷속으로 사라진 희생자들을 위로했습니다.

김우준 기자, 지금쯤이면 행사가 끝났을 텐데.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5주기 기억식은 1시간가량 진행됐습니다.

지금은 현장 스태프 일부만 남아서 뒷정리를 하는 중인데요.

기억식은 엄숙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 오후 3시, 안산시 전역에 1분간 울린 추모 사이렌 소리와 함께 시작됐습니다.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 뒤, 유은혜 사회부총리와 장훈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위원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이 추도사를 낭독했습니다.

특히, 큰아들을 떠나보낸 장훈 위원장은 5년간 지옥에서 살아왔다며, 아이가 하늘에서 웃기 위해서라도 진실은 꼭 밝혀져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추도사 같이 들어보시죠.

[장 훈 / 4·16 세월호 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 304명의 국민을 죽인 그자들을 모두 잡아서 처벌하라는 준엄한 국민의 명령이자 요구입니다. 여기 오늘 이 자리에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높은 분들 많이 와계십니다. 정말 간절히 부탁합니다. 우리 아이를 304명의 국민을 죽인 살인자를 처벌해야 합니다.]

기억식에는 전국에서 온 시민 5천여 명이 함께했습니다.

참석자들과 유가족은 자리마다 배치된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힌 노란색 모자를 쓴 채 기억식을 지켜봤는데요.

생존 학생인 장애진 씨가 기억 편지를 낭독할 때는 터져 오르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오열하는 참석자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기억식은 성악가 홍일의 추모 공연과 배우 전소니 씨의 추모 시 낭송, 가수 양희은 씨의 기억 공연 등이 함께 진행됐습니다.

기억식에 앞서 오전에는 안산 단원고등학교에서 추모식이 열렸습니다.

'다시 봄, 희망을 품다'를 주제로 한 5주기 추모식에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 3백여 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을 기렸습니다.

안산시 도심 곳곳에서는 추모 행진도 열렸습니다.

안산 시민 천여 명이 주축이 된 행진은 노란 바람개비를 들고 고잔역을 출발해 4.16 기억교실과 단원고를 거쳐 이곳 화랑유원지로 돌아와 기억식에 함께했습니다.

이 밖에도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들이 안치된 인천 가족공원에서도 추모식이 열렸습니다.

오전 11시에 시작한 추모식은 일반인 희생자 45명의 넋을 기리며, 추모 공연과 추도사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행사엔 유가족을 비롯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남춘 인천시장 등 인천 시민 3백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정치권 인사도 추모식에 참석했는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추모사를 낭독할 때는 일부 유족들이 목소리를 높여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YTN 김우준[kimwj022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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