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진화 작전' 전국 소방차 모일 수 있던 배경

'최고의 진화 작전' 전국 소방차 모일 수 있던 배경

2019.04.06. 오후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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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진화 작전' 전국 소방차 모일 수 있던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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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과 속초에서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할 만큼 큰 산불이 났지만 소방청의 활약 등 체계적인 진화작전의 영향으로 하루 만에 큰 불길을 잡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정문호 소방청장은 산불 진화를 위해 소방력을 최대한 지원해준 전국 시·도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4일에서 5일 밤사이 동원된 소방차량은 872대, 소방공무원 3251명, 산림청 진화대원, 의용소방대원, 군인 시·군 공무원, 경찰 등 총 1만여 명이 산불 진화에 투입됐다.

소방청은 이번 화재는 나뭇잎에 옮겨붙은 불씨가 상승기류를 타고 2km까지 날아가는 '도깨비불' 현상이 연속 화재를 일으켜 강원도 보유 소방 인력과 차량으로는 10분의 1도 막아낼 수 없는 규모였다고 분석했다.

소방청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서울, 경기, 충북 등에는 출동에 드는 시간을 고려해 대응 단계를 발령하면서 미리 지원을 요청했다.

소방청은 "화재 지역이 넓다 보니 차량 소요가 많을 수밖에 없으나 필수 소방력을 생각하면 인근 지역에서만 소방차 요청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최고의 진화 작전' 전국 소방차 모일 수 있던 배경


'최고의 진화 작전' 전국 소방차 모일 수 있던 배경

소방청은 거리를 고려해 가용 소방력의 2분의 1 또는 3분의 1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하고 각 시도 소방서는 단 한 곳도 거부하지 않고 밤을 새워 강원도로 달려왔다.

강원도로 지원 가는 각 시·도의 소방차 행렬은 서울양양고속도로 내촌 3터널 지점 CCTV 화면에 잡히면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속초로 향하는 영웅들'이라는 제목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소방 지원을 하러 가면서 휴게소에 들러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는 전국 소방관들의 모습도 네티즌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최고의 진화 작전' 전국 소방차 모일 수 있던 배경

네티즌들은 속초 거리에 전남 소방차, 그 뒤에 서울 소방차의 모습이 보인다면서 '감동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렇게 전국에서 소방차를 빠르게 동원할 수 있던 배경에는 2017년 6월 정부조직개편안에 따라 소방본부는 안전처 산하 조직에서 '소방청'으로 분리되면서부터다.

안전처 산하 조직에서 소방청으로 독립하면서 소방청장은 법에 따라 국가적 차원에서 소방활동을 수행할 필요가 인정될 때 각 시도지사에게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소방력을 동원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

정부조직개편안 덕분에 이번 산불도 정확한 판단으로 빠르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다.

'최고의 진화 작전' 전국 소방차 모일 수 있던 배경

정문호 소방청장도 "날이 밝으면서 소방헬기가 진화작업에 투입되고 전국에서 달려온 소방차가 집중적으로 투입되면서 진화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면서 "천릿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 모두가 한마음으로 도와준 전국 시·도와 출동한 소방관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각 시·도의 소방차 지원뿐만 아니라 지역 행정 인력의 발 빠른 대처도 빛났다.

고성군에 위치한 고려노벨화학 창고에 보관된 뇌관 2900발과 폭약 4984kg은 속초경찰서 생활질서계에서 화물차 3대를 동원해 모두 안전한 곳으로 옮겨서 폭발을 막을 수 있었다.

지정문화재를 보유한 사찰인 보광사는 강원도 문화재료 제173호 속초 보광사 현왕도를 산불 발생 직후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이번 산불은 천년 고찰 낙산사를 전소시킨 2005년 양양 산불과 판박이처럼 닮았지만 발 빠른 대처로 피해 예방할 수 있었다.

문화재청은 "강원도 속초시, 고성군 등 지자체를 통해 문화재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피해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안전상황실을 가동 중"이라고 전했다.

비록 이번 산불은 큰 피해를 남겼지만, 발 빠른 진화작업으로 더 큰 피해를 막아 '역대 최악의 산불'이 아니라 '최고의 진화 작전'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YTN PLUS 최가영 기자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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